연중 16주간 화요일

2010. 7. 20. 오전 5:41:20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7월 중에 제가 아는 분 4분이 하느님 품으로 가셨습니다. 한분은 대세를 받고 하느님 품으로 가셨습니다. 한분은 교적은 옮기지 않으셨지만 본당 구역으로 이사 오셔서 사시는 분이셨습니다. 아드님께서 성가대를 하였고, 투병 중에 면담을 하기도 하셨던 분입니다. 한분은 지난 3년 동안 봉성체를 하셨던 할머니셨습니다. 언제나 맑은 정신으로 또렷하게 이야기를 하셨고 선종하시기 전에도 봉성체를 하셨던 분입니다. 어제는 동창 신부님의 부친께서 선종하셨습니다. 빈소가 강원도 속초에 있었습니다. 아침 일찍 서둘러 속초엘 다녀왔습니다. 사는 곳과 나이도 다르고, 죽음에 이르는 과정도 달랐지만 모두 하느님을 믿고, 하느님을 의지하다가 선종하셨습니다. 같은 달에 하느님 품으로 가신 영혼들에게 하느님의 자비하심이 함께 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모두 자신의 십자가를 지니고 살아갑니다. 그리고 내가 지고 가는 십자가는 다른 이들의 십자가보다 더욱 크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우리의 인생은 ‘호사다마, 새옹지마’의 연속입니다. 오르막인가 싶으면 내리막이 시작되고, 비가 오는가 싶으면 밝은 해가 비치기도 합니다. 삶의 파도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서 우리는 기쁘게 살 수도 있고, 평생 불평과 후회를 하면서 살 수도 있습니다.

어떤 분이 이렇게 이야기를 하더군요. ‘걸’로 말을 마치는 사람은 늘 후회하거나, 불평하게 된다고 합니다. ‘자지 말고 공부할 걸, 화내지 말고 참을 걸, 교통신호를 지킬 걸,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날 걸’ 이렇게 늘 ‘걸’을 입에 달고 살면 삶의 그림자만 보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면 하루를 사는 것이 힘들고, 고통스럽습니다. 반면에 ‘다’로 말을 마치는 사람은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살 수 있다고 합니다. ‘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괜찮습니다.’ 저도 웬만하면 ‘잘했다.’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고맙다는 말도 자주 합니다. 그러면 기분이 나쁘다가도, 속이 상하다가도 마음이 편안해지곤 합니다.

나뭇잎은 부는 바람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부는 바람에 자신을 맡기는 것이 더욱 지혜로운 것인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태어났습니다. 신앙을 통해서 우리는 하느님께로부터 왔으며, 하느님께로 갈 것을 믿게 되었습니다. 나뭇잎이 바람에 자신을 맡기듯이 하느님의 자비와 하느님의 사랑에 모든 것을 맡기면 한결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 모든 것들도 결국은 다 지나가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는 분열과 대립이 있습니다. 소통과 대화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타협과 존중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작은 이 나라에 ‘지역, 이념, 세대, 빈부’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이들을 인정하지 않고,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습니다. 상대방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고, 옳다하여도 나의 편이 아니라면 무조건 반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참된 소통과 대화를 위한 원칙과 상식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학연, 지연, 혈연’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세대, 이념, 빈부’의 잣대로 판단해서도 안 된다고 하십니다. 오직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이 원칙과 상식이라고 말을 하십니다.

지금은 죽고 못 살 것 같지만 그것도 다 지나가기 마련입니다. 하느님의 뜻이 드러난다면 우리 모두는 한 형제요 자매이기 때문입니다. 나태주님의 시를 하나 읽어 드리겠습니다.
“마당을 쓸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깨끗해졌습니다.
꽃 한 송이 피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아름다워졌습니다.
마음속에 시 하나 싹 텄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밝아졌습니다.
나는 지금 그대를 사랑합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더욱 깨끗해지고 아름다워 졌습니다.”

시인은 우리 모두는 어두운 우주에 아주 작은 별인 지구에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댓글 3

  • 2010년 7월 20일 오전 9:33

    '형제님!, 자매님!' 이보다 더 가까운 호칭이 있을까요? 어떤 연세 많으신 분이 젊은 사람이 자기를 형제님이라고 하였다고 호통을 치는 것을 보았습니다. 예수님도 우리를 형제, 자매라고 하시는데 그분은 예수님 보다 더 높으신가 봐요.형제, 자매를 사랑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예수님을 사랑한다고 할 수 있겠어요. 우리 모두 사랑의 실천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요.

  • 2010년 7월 20일 오전 10:00

    그분은 분노를 영원히 품지 않으시고, 오히려 기꺼이 자애를 베푸시는 분이시다.아멘!!

  • 2010년 7월 20일 오후 2:08

    너무 마음에 와 닿아서 퍼 갑니다~~ 너무 마음이 힘들어 평온치 않은 형제님께 멜로 보내드립니다.. 그분도 맘이 평안해 지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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