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2주일

2010. 1. 17. 오전 5:18:39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수요일에 ‘아이티’라는 나라에서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가난한 나라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힘들게 살고 있는 나라입니다. 그런 나라에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다행인 것은 많은 나라가 ‘아이티’의 피해복구와 인명구조를 위해서 함께 연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도움으로 고통 중에 있는 ‘아이티’사람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용기를 내서 시련을 극복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지난 1월 4일부터 시작한 첫영성체 교리가 끝나고, 아이들은 ‘첫영성체’를 하게 됩니다. 그동안 교리를 가르쳐 주신 초등부 주일학교 선생님들과 박신부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어제 아이들이 하느님께 보낸 편지를 읽어 보았습니다. 그 중에서 몇 명의 아이들이 쓴 편지를 잠시 소개할까 합니다.
“안녕하세요, 예수님? 저는 편정원 루이제라고 합니다. 저는 이번에 첫영성체를 합니다. 예수님의 몸을 받아먹으려 예수님을 생각하겠습니다. 예수님! 저희 집안은 모두 하느님과 예수님을 믿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어떻게 태어나셨고,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하느님과 예수님을 믿어야 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예수님! 예수님은 저희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예수님이 어떻게 태어나고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잘 나와 있는 사도신경이 제일 좋습니다. 모든 기도문을 외우며 제가 생각한 것은 예수님처럼 하느님을 믿고 성령을 믿으며 착하고 정직한 사람이 되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느님과 예수님을 믿으며 이만 줄입니다. 2010년 1월 13일 편정원 루이제 올림” 이제 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의 글이라고 생각하기 힘든 편지였습니다. 어릴 때의 신앙교육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이런 아이들이 있기에 우리 교회는 희망이 있다는 생각도 하였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첫영성체’ 교리를 배웠습니다. 그때, 억지로 기도문을 외운 기억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린 어린이처럼 기도문을 외우지 못했습니다. 정말 아이의 편지를 읽으면서 오히려 어른인 제가 반성을 하였습니다.

“예수님 이번 성체교리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어요. 옛날에는 천주교를 못 믿게 해서 많은 순교자들이 있었다는 것을 배우기도 하고, 노아라는 사람은 예수님을 믿어서 소나기로부터 피해를 입지 않고 살게 된 사람이야기도 재미있게 들었어요. 예수님 몸을 제 안에 모실 수 있는 날이 얼마 안 남았었는데 기대 되요. 앞으로 성당도 열심히 나오고 첫영성체 교리도 열심히 해서 첫영성체 시험합격하게 도와주세요. 제가 이제 첫영성체도 하면서 세례도 받는데요. 세례를 받으면 예수님의 삶처럼 여러 사람을 도와주고 아껴주면서 더더욱 예수님이 보시기에 예쁜 삶을 살아갈게요. 성체교리를 하면서 깨닫게 된 것도 있는데요. 친구들이랑 서로 친하게 지내면 예수님이 좋아하실 모습이란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앞으로 서로 미워하는 친구가 없으면 좋겠어요. 우리 모두 예수님의 자녀니까 서로 따돌리는 일 없을 거예요. 예수님을 빨리 제 몸에 모시고 싶어요! 그럼 그동안 안녕히 계세요. 2010년 1월 13일 영원히 예수님을 사랑하는 자녀 최승연 올림” 참 잘 썼지요. 노아의 홍수 때 소나기가 온 것이 아니라, 엄청난 비가 40일간 온 것만 빼고는 너무나 자신의 마음을 잘 표현한 글이었습니다. 무슨 일을 하면서 이렇게 자신의 마음을 잘 정리할 수만 있다면, 세상의 어려움과 고난도 다 이겨낼 거라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첫영성체를 하는 아이들을 축복해 주시고, 많은 사랑을 주실 것입니다. 우리도 이젠 먼 추억이 되었지만 예수님을 처음 받아 모실 때의 그 마음을 간직하고, 부족하지만 주님의 사랑을 다시 한 번 청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동창 신부가 어느 날 성당에 갔더니 한 자매님이 울고 있더랍니다. 그래서 이유를 물으니 결혼한 지 10년이 되는데 아이가 없어서 그렇다고 하소연을 하더랍니다. 그래서 동창 신부가 묵주를 주면서 하느님께 정성으로 기도를 하면 좋은 일이 있으리라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말 그 자매님이 기도를 한 후에 아들을 낳았고, 그 소문이 나니까 그 동네에 아이를 못 낳던 분들이 동창 신부를 찾아오는데 성당 다니는 분만이 아니고, 예배당, 법당 다니는 분도 찾아왔다고 합니다. 무슨 산부인과 의사도 아니고 한동안 묵주주고 기도해 주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하긴 저도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제가 다른 본당에서 강의를 할 때였습니다. “한분은 하혈을 많이 하는 자매님이었고, 한분은 패혈증을 앓았던 형제님이었는데 기도를 함께하니 병이 나았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강의를 마친 다음날 간암으로 고생하는 자매님을 모시고 와서 기도를 청했습니다. 그리고 위암으로 병원에 있는 자매님을 위해 병원으로 가자고 해서 다녀왔습니다. 물론 간절하게 기도를 했지만 그 결과는 알 수 없었습니다.”
저나 저의 동창신부가 무슨 기적을 행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함께 기도를 하는 가운데 하느님의 능력이 드러난 것뿐이었습니다. 세상은 드러난 결과를 보고 판단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치를 보고 판단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신앙인은 드러난 결과와 수치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기적은 단순히 아픈 사람이 치유되고, 빵을 많게 하고, 눈먼 사람의 눈을 뜨게 하고, 물위를 걷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것은 초자연적인 현상이고, 우리의 의식과 우리의 인식을 넘어서는 초자연적인 일들이 분명히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신앙의 의미에서 기적은 그런 것이 아닙니다. 오늘 복음에서 본 것처럼 기적은 표징을 통해서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때로 우리의 기도에 응답이 없을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어 주지 않을 때도 있는데 어떤 경우인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는 우리가 끈기 있게 기도를 하지 않을 때라고 하겠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기도를 들어주십니다. 왜냐하면 들어주실 때까지 기도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어느 정도 기도를 하다가 멈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기도를 하면 들어 주신다고 하겠습니다.
두 번째는 우리의 기도가 오히려 우리의 영적 성장에 방해가 되는 경우입니다. 어린아이가 칼을 달라고 한다고, 어머니가 칼을 줄 수는 없듯이, 우리의 기도 지향이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오히려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기도를 들어 주시지 않는다고 하겠습니다.
세 번째는 우리가 하느님께서 기도를 들어 주시지 않아도 믿음이 흔들리지 않을 때 입니다. “술주정뱅이와 열심히 사는 농부, 성인이라고 이야기하는 사제가 문둥병이 걸렸다고 합니다. 술주정뱅이는 사흘 만에 기도의 응답을 받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열심히 사는 농부는 10일 만에 기도의 응답을 받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성인이라고 불리던 사제는 기도를 했지만 응답을 받지 못했습니다. 농부가 하느님께 이야기 합니다. 술주정뱅이의 기도는 사흘 만에 들어주시고, 저의 기도는 10일이나 지난 다음에 들어주셨습니다. 우리가 성인이라고 말했던 신부님의 기도는 왜 안 들어 주십니까? 하느님께서 이렇게 응답하셨다고 합니다. 술주정뱅이는 사흘 지나도 들어주지 않으면 냉담할 것 같아서 들어 주었다. 너는 10일은 견딜 것 같아서 10일 만에 들어주었다. 그래도 사제는 1년은 갈 것 같아서 지금 두고 보고 있는 중이다.” 재미있는 이야기이지만 우리가 기도의 응답을 받는 것에 너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주사위는 사람이 던지지만 결정은 하느님께서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그래서 오늘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우리가 가진 모든 재능과 능력은 바로 성령께로부터 거저 받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혜, 지식, 믿음, 병 고치는 능력, 기적을 행하는 능력, 분별의 능력, 이상한 언어를 말하는 능력, 이런 모든 능력은 바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서 쓰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성모님은 바로 그런 능력을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서 쓰셨고, 그런 사랑의 실천이 기적을 이루어 내는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가진 능력을 세상을 위해, 교회를 위해 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부족한 것은 물을 포도주로 만들어 주셨던 예수님께서 채워 주실 것입니다.

댓글 2

  • 2010년 1월 17일 오후 3:21

    주님이 제게 상을 차려 주시니, 제 술잔 넘치도록 가득하옵니다.아멘!

  • 2010년 1월 17일 오후 5:16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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