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축일 축하 문자를 받았습니다. 추기경님께서도 보내 주셨고, 저를 아는 분들께서 축하 문자를 보내주셨습니다. 신앙인들은 세례를 받으면 성인들과 천사의 이름을 선택해서 세례명을 정합니다. 저는 유아세례를 받았기 때문에 제가 세례명을 정하지는 않았습니다. 부모님께서 ‘천사’처럼 착하고, 아름답게 살도록 ‘가브리엘’이라는 천사 이름을 세례명으로 정해 주셨나 봅니다.
오늘은 천사들의 이름과 뜻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미카엘 대천사의 이름은 ‘누가 하느님과 같으냐?’라는 뜻을 지닙니다. 전승에 따르면, 사탄이 하느님을 거슬러 반역을 일으켰을 때, “누가 감히 하느님처럼 구느냐?”라고 호통을 친 데서 비롯한 것이라고 합니다. 미카엘 대천사는 악의 세력과 싸워 승리를 거둔 천상 군대의 지도자로 소개됩니다. 요한 묵시록 12장에 미카엘 대천사가 나옵니다. “그때에 하늘에서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미카엘과 그의 천사들이 용과 싸운 것입니다. 용과 그의 부하들도 맞서 싸웠지만 당해 내지 못하여, 하늘에는 더 이상 그들을 위한 자리가 없었습니다.(묵시 12,7-8). 우리는 미카엘 대천사를 악마의 유혹으로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을 구하고, 임종하는 사람들을 보살펴 주는 보호자로 여기고 있습니다.
가브리엘 대천사는 성경에 나오는 3대 천사의 하나입니다. 가브리엘이라는 이름은 ‘하느님의 사람’, ‘하느님의 권세’, ‘하느님께서 당신을 권세 있는 분으로 드러내셨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가브리엘 대천사는 다니엘에게 나타나 환시를 보여 주었으며(다니 9,21 이하 참조), 무엇보다 즈가리야에게 나타나 세례자 요한의 탄생을, 그리고 나자렛의 마리아에게 나타나 예수님의 탄생을 예고해 주었습니다(루카 1,26 이하 참조).
라파엘 대천사의 이름은 ‘하느님께서 고쳐 주셨다.’라는 뜻을 지닙니다. 구약 성경의 토빗기에 나옵니다. 청년 토비야를 먼 곳까지 안전하게 안내하여 아버지의 심부름을 완수하게 하고, 아내 사라를 맞이하게 도와주는 분으로 나타납니다. 대천사는 임무를 다 마치고 토비야에게 자신을 다음과 같이 소개합니다. “나는 영광스러운 주님 앞에서 대기하고 또 그분 앞으로 들어가는 일곱 천사 가운데 하나인 라파엘이다.” 우리는 라파엘 대천사를, 이 세상의 삶을 잘 마치고 영원한 천국으로 무사하게 순례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도와주는 분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누군가 아무런 전제 조건 없이 도움의 손길로 다가왔다면 어찌 천사로 기억하지 않겠습니까? 자신의 주위를 돌아보면 그런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막연히 잊고 살지만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사람들입니다. 예전에 적성성당에 있을 때였습니다. 아이들을 위해서 컴퓨터를 사려고 했는데 비용이 걱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형제님께서 성당엘 찾아왔습니다. 성당 근처에서 군 복무를 하였다고 하면서 성당엘 찾아오셨고, 딱 컴퓨터를 구입할 정도의 금액을 봉헌해 주시고 가셨습니다. 아무런 조건 없이 성당엘 찾아오셔서 감사헌금을 봉헌해 주신 그분께 참으로 감사드리며, 살아 계시는 하느님, 살아 움직이는 천사를 분명하게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뒤에도 다른 천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천사는 결코 이론 속의 존재가 아닙니다. 늘 우리 곁에 있는 다정한 이웃입니다. 우리 역시 따뜻한 모습으로 이웃에게 다가간다면 누구나 천사가 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