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간밤에 비가 내렸습니다. 비가 내려서인지, 잠자리도 시원했습니다. 이렇게 모든 것은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맑은 날이 있으면, 흐린 날도 있고, 해가 뜨는 날이 있으면, 비 내리는 날도 있고, 건강할 때가 있으면 아플 때도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겸손함을 배워야 합니다.
한국교회에는 80년대부터 커다란 행사들이 있었습니다. 81년도 10월에는 조선교구 설정 150주년 행사가 여의도에서 있었습니다. 30년 전의 일이기 때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야기한 것은 80만 명이 여의도 광장에 모였는데도 쓰레기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가톨릭교회의 신자 수는 130만 명 정도 되었습니다. 한국교회는 이렇게 큰 행사를 해본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그때, 한국교회 교구설정 150주년 행사는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당시에 구름 사이로 십자가 모양의 빛이 내려왔고, 그것을 사진으로 찍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당시 십자가 모양은 하느님께서 보여주신 징표라고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3년 뒤인 1984년도에는 한국천주교회 창립 200주년 행사가 여의도에서 있었습니다. 지금 기억나는 분들이 있겠지만, 당시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한국 땅을 처음으로 방문하였습니다. 저는 그때 신학교 3학년이었습니다. 여의도 광장에서 있었던 103위 순교자들의 ‘시성식’은 지금도 진한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4년 전의 경험이 있어서인지 84년도의 큰 행사는 한국교회의 저력과 힘을 사회에 알리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가톨릭교회가 엄숙하고, 조용한 교회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오랜 역사를 가진 교회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전례, 행사, 의전, 홍보, 봉사자, 예산 등 많은 일들을 치밀하게 준비해서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5년 뒤에는 ‘세계 성체대회’가 있었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이례적으로 한국을 2번씩 방문해 주셨습니다. 성숙하고 발전한 한국교회는 세계의 많은 교회 지도자들을 초청하였고, 예수님께서 세우신 성체성사의 참된 의미를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제 한국 교회만의 행사가 아니라, 국제적인 교회행사를 당당하게 준비하고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당시에 군 제대 후 신학교에 복학을 했었고, 작은 힘이지만 성체대회의 자원봉사자로 일을 하였습니다. 성체대회를 통해서 ‘한마음 한 몸’ 운동 본부가 발족되었고, 한마음 한 몸 운동 본부는 나눔의 기쁨을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지속적으로 북한 동포들을 위해서 도움을 주었고, 헌미 헌금, 장기 기증 등을 통해서 우리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렇게 커다란 행사들이 원활하게 치러지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일을 해야 합니다. 가톨릭교회는 많은 자원봉사자들을 배출하였고, 사회 곳곳에 있는 신앙인들은 자신의 일처럼 교회의 일에 함께 하였습니다. 89년 ‘성체대회’를 통해서 한국 가톨릭 신자의 숫자는 400만 명을 향해 나가고 있었습니다. 불과 20년 만에 100만여 명의 신자가 400만 명 가까이 증가하였습니다. 이는 당시 교회의 지도자였던 김수환 추기경과 사제들, 그리고 함께했던 교우들의 땀과 노력의 결과였습니다.
저는 이곳 시흥5동 본당에 부임한지 2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큰 행사들이 몇 번 있었습니다. 작년에 있었던 '바자회 와 축성식’은 본당 신자들이 적극적으로 함께 참여했기 때문에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올해는 지난 7월에 ‘가족캠프’가 있었습니다. 가족캠프도 교우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아무런 사고 없이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어떤 분들은 내년에도 다시 가자고 할 만큼 즐거웠다고 합니다. 이 역시 함께했기 때문에, 모두가 나의 일처럼 열심히 했기 때문에 가능했었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실패를 통해서 배우고, 어리석은 사람은 실패했을 때 핑계를 찾는다고 합니다. 한국 천주교회는 225년 역사를 통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일어났고, 지금 많은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오늘 제1독서는 바로 그와 같은 정신을 이야기합니다. “형제 여러분, 우리는 이 모든 재난과 환난 속에서도 여러분의 일로 격려를 받았습니다. 그것은 여러분의 믿음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주님 안에 굳건히 서 있다고 하니, 우리는 이제 살았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밤낮으로 열심히 일했고, 테살로니카 교회의 신자들도 굳센 믿음을 삶으로 증거하였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어떤 사람이 하느님께로부터 사랑을 받는지 분명하게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누가 보든 보지 않던 주어진 일에 충실한 사람을 하느님은 사랑하신다고 말해 주십니다.’ 최민순 신부님은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주여 오늘 나의 길에서 험한 산이 옮겨지도록 기도하지 않습니다. 다만 저에게 험한 산을 오를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