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8주일

2009. 8. 2. 오전 4:47:09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은 연중 제 18주일이고, 8월의 첫째 주일입니다.
많은 분들께서 함께 해 주셨고, 기도 중에 기억하셨기 때문에 ‘여름 가족 캠프’가 잘 마쳐질 수 있었습니다. 좋은 날씨를 주시고, 무사히 잘 다녀올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에서 ‘만나와 메추라기’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럼에도 힘든 광야생활을 견디지 못했습니다. 하느님을 단순히 그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시는 분으로 이해했기 때문입니다. 신약의 이스라엘 백성들도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개로 5000명이 배불리 먹는 기적을 체험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도 예수님께서 단순히 그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 주시는 분으로 이해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왕으로 모시려 했지만 예수님께서는 그 자리를 피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허기진 배를 채워 주기 위해서 사람이 되신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마다 데레사께서는 ‘생명의 빵’이란 글에서 예수님께서 단순히 우리에게 빵을 주시는 분이 아니라는 것을 잘 말해 주고 있습니다. “ 부유하신 예수님께서 여러분과 나를 위해 가난해 지셨습니다. 나는 예수가 우리 가운데 한 사람이 되지 않았다면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할 수 있도록,하느님은 죄를 제외한 모든 면에서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 되셨습니다.

우리와 같은 사람이 되시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않으셨기에, 그분은 몸소 생명의 빵이 되셨습니다.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나의 살을 먹지 아니하고, 나의 피를 마시지 아니하면, 너희는 살 수 없을 것이고, 영원한 생명을 얻지 못할 것이다.’(요한6,53-54) 생각해 보십시오! 빵은 어린아이조차 먹을 수 있습니다.이것이 바로 하느님의 겸손이며, 우리 가운데 한 사람이 되심으로써 선택하신 가난입니다. 그분은 사랑에 굶주린 우리를 위해 몸소 생명의 빵이 되셨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았다면, 우리는 사랑하라고 지음 받은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엄청난 일을 하라고 지음 받았습니다. 우리가 진실로 성체의 의미를 알고, 예수의 살과 피를 우리 삶의 중심으로 삼고, 성체라는 빵으로 우리의 삶을 살찌운다면, 이웃에 사는 굶주린 사람, 빈민굴에 널브러져 있는 사람, 알코올 중독자, 우리의 남편이나 아내, 혹은 우리의 불안한 자녀들 속에서 그리스도를 보는 것이 쉬워질 것입니다.

우리는 그들 속에서 비참한 모습의 가난한 사람을 알아보고, 그가 바로 곧 우리 한가운데 계신 예수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비참한 모습의 그리스도를 어디에서 알아볼 수 있을까요? 바로 여러분의 가정에서! 여러분의 가정 한가운데서! 그리스도를 찾기 위해 굳이 집을 떠날 필요가 없습니다.

연로하신 여러분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어떻습니까? 여러분은 그들 안에서 그리스도를 보십니까? 그들이 나이를 먹을수록 짐처럼 여겨지지는 않습니까? 여러분이 그들의 고통을 짊어질 수 있습니까?그들을 보고 미소를 지을 수 있습니까?그들을 특별한 존재로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마더 데레사는 ‘생명의 빵’이신 예수님을 잘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생명의 빵이신 예수님과 함께하는 우리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우리 속담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잿밥에만 관심이 있다.” 이 말이 뜻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젊은 남자가 영화를 보러 가서 영화는 보지 않고 옆에 앉은 아가씨만 본다면, 학생들이 공부를 한다고 모여서 공부는 하지 않고, 친구들과 노는 일만 신경을 쓴다면, 성당에 와서 기도하고, 사랑을 나누기 보다는, 먹고 마시는 일에만 신경을 쓴다면, 교통경찰이 교통법규를 어긴 운전자에게 딱지를 끊기보다는 돈을 요구한다면, 수영장에 가서는 수영을 하기보다는 젊은 아가씨의 수영복만 본다면, 국회의원이 법률을 만들고, 국민들의 소리를 듣기보다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서 자기의 이권을 챙기는데 신경을 쓴다면, 아무튼 우리 주변에는 염불보다는 잿밥에 신경을 쓰는 사람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저 자신도 생활을 하면서 잿밥에 더 신경을 쓴 적이 있었습니다.
사제의 직무는 봉사직이고, 봉사의 직무는 겸손과 성실함인데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으면 괜히 기분나빠하고, 자리에 앉을 때도 상석에 은근이 앉기를 바랐습니다.

교우 여러분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를 오늘의 성서를 통해서 한번 알아보았으면 합니다. 한 인간이 일생을 살아가는 데는 오늘 이스라엘 민족과 같이 많은 시련을 겪어야 합니다. 인간이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벗어나 약속된 땅에 이르자면, 즉 성숙한 자유로운 신앙인이 되려면 극복해야 할 많은 장애물들이 있습니다. 파라오의 정치적 권력이나 거짓된 마술사 같은 사기꾼들 그리고 물과 바다와 같은 자연의 재난, 인생의 사막과 광야를 건너는 동안 겪게 되는 뜨거운 열기와 뱀 그리고 갈증과 허기, 또는 이방인들로부터의 학대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면서 극복하기 어려운 것은 이와 같은 외적인 요인이 아니라, 오늘 모세가 겪는 것과 같이 우리의 내부에서 오는 삶에 대한 끊임없는 불평입니다. 백성들을 구원의 땅으로 인도하던 모세는 자기 백성의 저항에 부딪쳤고, 광야를 통과하는 동안 하느님께 반항하며 “차라리 이집트 땅에서 야훼의 손에 죽느니만 못하다. 너희는 거기에서 고기 가마 곁에 앉아 빵을 배불리 먹던 우리는 이 광야에 데리고 나와 모조리 굶겨 죽일 작정이냐?”하는 불평이 모세와 아론에게 쏟아집니다. 그러나 야훼 하느님은 신비스런 음식인 만나를 내려 주심으로써, 당신께서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항상 함께하심을 드러내 보이십니다.

염불보다는 잿밥에 관심이 있기는 예수님 시대에도 마찬가지 입니다.
베드로는 영광스러운 예수의 변모를 보고 초가집 짓고 한평생 살자고 했다가 혼쭐이 났습니다. 제베대오의 아들 요한과 야고보는 예수님께 오른편과 왼편에 앉게 해달라고 조르다가 창피만 당했습니다. 가리웃 사람 유다는 잿밥에 눈이 어두워 그만 스승 예수를 팔아넘기기도 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나오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가 지금 나를 찾아온 것은 내 기적의 뜻을 깨달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영원히 살게 하며 없어지지 않을 양식을 얻도록 힘쓰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그의 가르침에 따라 진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우리 신앙인의 관심이요,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양식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양식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성체를 받아 모신 우리 신앙인이 지녀야 할 참된 삶의 자세는 하느님께 대한 어떤 요구의 자세가 아니라, 하느님과 형제들이 베풀어 준 은혜에 대한 감사의 자세이며, 그 은혜에 대한 성실한 응답으로 나누어 주는 자세입니다.

지난주에 특별한 세례를 주었습니다. 평생 열심히 일만 하신 한 형제님께서 어느 날 몸이 불편하셔서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았습니다. 형제님은 치료가 어려운 ‘말기 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병원에서 퇴원하신 형제님은 이제 치료를 위한 모든 것들을 포기하고 시골의 집으로 돌아가기로 하였습니다. 그 형제님의 아들과 며느리는 아버님을 위한 특별한 선물을 생각하였습니다. 신앙을 갖지 못했던 아버님께 신앙을 드리고 싶어 하였습니다. 저는 그 가정을 방문하였고 병원에서 퇴원하신 형제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아직 하느님을 알지는 못하셨지만 온화한 성품이셨습니다. 본인이 커다란 병이 있다는 것도 알았지만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신앙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고,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하느님을 믿겠느냐고 질문을 하였습니다. 형제님께서는 하느님을 믿겠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는 가족들과 구역의 교우들이 함께한 자리에서 그 형제님께 ‘라자로’라는 이름으로 세례를 주었습니다. 이제 형제님은 시골에 내려가 10일간 아들과 며느리에게 집중 교리를 배우시기로 하였습니다. 10일이 지나면 ‘생명의 빵’이신 예수님의 성체를 받아 모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아들과 며느리는 휴가를 시골의 부모님과 함께 지내면서 아버님께 집중교리를 알려드리겠다고 하였습니다. 형제님도 ‘성호경’을 배우며 따라하였습니다. 우리의 인생은 풀잎 끝에 맺혀있는 이슬과 같다고 하였습니다.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이면 지고 마는 한 송이 꽃과도 같다고 하였습니다. 형제님께서 이제 육신은 병으로 더욱 쇠약해질지 모르지만, 영혼은 ‘생명의 빵’이신 예수님을 알아 더욱 건강해 지리라 믿습니다.


그래서 오늘 사도 바오로는 우리에게 이렇게 이야길 합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는 진리가 있을 뿐입니다. 여러분이 그의 가르침을 그대로 듣고 배웠다면 옛 생활을 청산하고 정욕에 말려들어 썩어져 가는 낡은 인간성을 벗어 버리고 마음과 생각이 새롭게 되어 하느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새 사람으로 갈아입어야 합니다. 새 사람은 올바르고 거룩한 진리의 생활을 하는 사람입니다.”

교우 여러분 !
우리 모두 잿밥보다는 염불에 관심을 가지는 신앙인이 되어야 겠습니다. 썩어 없어질 양식을 위해 시간과 정열을 투자하기보다는 영원히 썩지 않는 그분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우리의 시간과 정열을 바쳐야겠습니다.

댓글 2

  • 2009년 8월 2일 오후 9:39

    아멘!

  • 2009년 8월 3일 오전 3:52

    주님 감사 합니다. 라자로 형제님에게 축복을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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