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21주일

2009. 8. 23. 오전 5:04:50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21일에 교구 사제들의 인사이동이 있었습니다. 많은 신부님들께서 현재의 임지에서 임기를 마치고, 새로운 곳으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제가 속해있는 영등포, 금천지구에서도 3분의 신부님께서 임기를 마치고 다른 곳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사제서품을 받은 지 만 18년이 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1991년 8월 23일 ‘눈물로 씨 뿌리는 사람 기쁨으로 곡식을 얻으리라.’는 서품 성구를 마음에 담고 돌아가신 김수환 추기경님으로부터 사제서품을 받았습니다. 다섯 곳의 본당에서 있었고, 교구 사목국에서도 있었고, 해외 연수도 잠시 하였습니다. 지금은 시흥5동에서 교우 여러분들과 정을 나누며 살고 있습니다.

본당 신부들의 유형을 보면 크게 다섯 가지 정도 됩니다.
첫째, 자유 방임형입니다. 사제는 거의 모든 것을 사목협의회에 맡기며, 기도와 전례, 성사에 전념하였습니다. 물론 사목협의회에 참석도 하지 않았고, 사목회장이 결정 된 사항에 대해서 신부님께 보고를 하였습니다. 말 그대로 사목회가 중심이 되어서 본당 공동체의 일을 결정하였습니다. 사목회장님은 거의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고, 사무장이나, 기타 직원이 무엇을 잘못해도 사목회장이 직접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본당 신부님은 본당의 일들에 거의 관여를 하지 않으셨습니다.

둘째, 의견 수렴형입니다. 사제가 사목협의회에 꼭 참여하며, 사목회의 의견을 경청하고, 수렴하였습니다. 사목회장은 사목회가 열리기 전에 미리 본당 신부님과 의견 조율을 하였고, 사목회에서는 결정된 사항에 대한 찬반 논의가 있었습니다. 본당 신부님도, 사목회장도, 사목회도 모두 만족해하는 관계였습니다. 어떤 행사를 하더라도 시행착오가 적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늘 원만한 모습으로 본당이 운영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셋째, 사제 주도형입니다. 사목회가 있으나, 진행도, 결정도 사제가 중심이 되어서 추진하며 사목회는 이를 도와주는 역할입니다. 어떤 사안에 대해서는 특별 소위원회를 구성하였으며 이런 특별 소위원회는 전문가들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제의 앞에서는 모두들 말을 하지는 않지만 어떤 일이 끝난 다음에는 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게 됩니다. 사제 또한 자신이 모든 것을 주도하다 보니, 기도하는 시간이나, 신자들을 일일이 챙기는 것들이나 소홀하게 되었고, 늘 피곤함을 이야기하였습니다.

넷째, 절대 사제형입니다. 사제가 아주 유능하며, 사목회의 그 누구도 사제의 권위에 대응하지 못하였습니다. 또한 사제는 청렴하고, 모든 것에 있어서 완벽함을 추구하였습니다. 사목회에는 사제의 말이 곧 진리였습니다. 사제와 사목회와는 늘 일정한 거리가 있었습니다. 이는 한편으로는 좋았지만, 신자들은 좀 더 인간적인 좀 더 친밀한 사제를 원하곤 하였습니다. 사제가 어쩌다 한번 웃어주면 이것이 커다란 뉴스가 될 정도였습니다. 사제는 늘 공부를 하며, 정말 어떤 대화에도 막힘이 없는 그런 정도였습니다.

다섯째, 사목회 의존형입니다. 사제는 모든 일을 사목회와 상의하며 사목회의 의견을 전폭적으로 따릅니다. 다만 사목회에서 서로 의견이 다를 경우 약간의 트러블이 있었습니다. 대체로 신부님이 좀 나약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런 경우에 신자들이 힘이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나눠지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런 경우 사제가 바뀌면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본당신자들의 유형도 다섯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완전 봉사형입니다. 본당의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굳은 일에 늘 함께 합니다. 물론 기도생활도 충실히 합니다.
둘째, 체면 유지형입니다. 사회에서의 직책 때문에 사목회 임원이 되었지만 워낙 바쁘기 때문에 이름만 있는 경우가 많고 때로 기분나면 한턱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셋째, 반골형입니다. 본당 신부의 방침에도, 사목협의회의 방침에도 자신의 뜻이 합당하다고 여기면 거침없이 반대의견을 내어 놓습니다. 대게 이런 분은 뒤끝이 없고 다혈질입니다. 그러나 맡겨진 일에는 충실하며, 불의와는 타협하지 않는 성격입니다.
넷째, 아부형입니다. 본당 신부나, 사목협의회 회장의 말에는 거의 무조건적으로 따릅니다. 물론 나중에 책임을 거의지지 않으며 뒤에서 은근히 말이 많습니다.
다섯째, 일편단심형입니다. 본당신부가 바뀌어도, 사목회장이 바뀌어도 전혀 동요되지 않습니다. 눈앞에 본당신부의 허물이 보여도 절대 이를 타인에게 발설하지 않습니다. 대게는 신앙심이 깊으며 오랜 신앙생활로 어느 정도 도를 깨우쳤으며 작은 일에 일희일비하지 않습니다. 오직 하느님의 뜻 복음의 가르침이 중심인 사람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아내와 남편’의 이야기를 하면서 아내는 남편을 사랑해야 하고, 남편은 아내를 잘 돌보아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남편과 아내는 둘이지만 혼인을 통해서 한 몸이 되는 것이라고 말을 합니다. 그리스도와 교회를 이야기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교회를 사랑하셔서 죽기까지 교회를 돌보았다고 합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지체로서 그리스도의 삶을 충실하게 따라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다른 많은 제자들은 예수님을 떠났습니다. 예수님과 한 몸을 이루고, 예수님의 말씀을 삶 속에서 실천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나의 신앙이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루는 신앙인지 돌아보고, 주님을 충실하게 따를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이번 인사이동을 통해서 새로운 곳으로 가시는 신부님들께서 예수님께서 교회를 사랑하시듯이, 맡겨진 직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오늘 오후 2시에 김대중 토마스 모어 전직 대통령의 영결식이 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란 고인의 삶의 철학처럼 민족의 화합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하여 헌신하신 고인께서 천상에서 영원한 삶을 누리시기를 기도합니다.
“주님, 당신 말씀은 영이며 생명이시옵니다. 당신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나이다.”


 

 

댓글 1

  • 2009년 8월 23일 오후 12:58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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