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영원한 생명’이란 우리 신앙인들뿐만 아니라, 할 수 만 있다면 모든 사람들이 바라는 ‘꿈’입니다. 그러나 프로야구 선수였던 ‘임수혁’ 선수처럼 식물인간으로 살아 있는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얼마 전에 호흡기를 떼어내었던 ‘김 씨 할머니’처럼 아무런 의식 없이 호흡만을 하는 것을 바라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영원한 생명이란 무엇이고, 신앙인에게 그 의미는 무엇인지 생각해 봅니다.
요한복음 6장에서 예수님께서는 ‘생명의 빵, 영원한 생명’이란 주제로 제자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예수님과 하느님께서 하나였던 것처럼, 우리들 또한 예수님과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예수님과 하나가 된다는 것은 예수님께서 살아가는 모습을 따라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였습니다. 그러자 많은 제자들은 그런 삶이 힘들고 어렵기 때문에 예수님의 곁을 떠났습니다. ‘영원한 생명’을 원하기는 하지만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한 노력과 준비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남아 있던 12제자에게도 질문을 하십니다. ‘여러분도 떠나겠습니까?’ 남아있던 12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영원한 생명’의 길을 따라가겠다고 이야기하며 예수님 곁에 남았습니다.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그동안 휴가는 동창들과 함께하는 휴가였습니다. 이번 휴가는 혼자서 지내는 휴가였습니다. 동창들과 함께하는 휴가도 의미가 있지만, 혼자서 지내는 휴가도 제게는 좋았습니다. 매일 미사를 드릴 수 있었고, 원하는 책도 읽을 수 있었고, 번역하는 책의 교정도 볼 수 있었습니다. 동창들과 함께하는 휴가에서는 이런 것들을 모두 하기가 힘들었을 것입니다. 혼자만의 휴가가 심심할 것 같았는데, 나름대로의 결실이 있었습니다.
휴가 중 매일 산보를 하면서 수확을 기다리는 포도밭을 보았습니다. 운악산의 포도는 ‘비가림’포도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비를 가려주면 포도가 더욱 달고 맛있게 된다고 합니다. 비를 가려주기 때문에 포도나무는 양분을 얻기 위해 땅속 깊이 뿌리를 내려야 하고, 그런 과정에서 포도는 더욱 달고 맛있게 된다고 합니다. 가을에 많이 먹는 과일 중에 빨갛게 익어가는 ‘홍시’가 있습니다. 감나무는 달고 맛있는 감을 주렁주렁 열지만, 정작 감나무의 줄기는 형편없이 말라가는 것을 봅니다. 많은 열매를 내는 포도나무나, 감나무는 그래서 목재로서의 가치는 별로 없을 것입니다. 모든 힘을 다해서 맛있는 열매를 맺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은 포도나무와 감나무가 열매를 얻는 것과는 다른 것입니다. 하지만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 우리는 포도나무나 감나무 이상의 노력과 준비를 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입당송은 이렇게 말을 합니다. ‘당신 뜨락에서 지내는 하루가, 다른 천날보다 더 좋사옵니다.’ 또 화답송은 이렇게 말을 합니다. ‘네 혀는 악을 조심하고, 네 입술은 거짓을 삼가라. 악을 피하고 선을 행하며, 평화를 찾고 또 찾아라.’ 영원한 생명은 현실의 가치와 현실의 삶 속에서 찾아서는 안 된다고 말을 합니다. 하느님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 바로 영원한 생명을 얻는 길이라고 말을 합니다.
오늘 제1독서는 이렇게 말을 합니다. ‘어리석음을 버리고, 예지의 길을 걸어라.’ 짧은 말이지만 참된 생명, 영원한 생명을 얻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오늘 제2독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영원한 생명에 이르는 길을 보여 줍니다. ‘시간을 잘 쓰십시오.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고,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 깨달으십시오. 성령으로 충만하여 시편과 찬미가와 영가로 서로 화답하고, 마음으로 주님께 노래하며 그분을 찬양하십시오.’
악을 버리고 선을 행하는 것, 예수님의 말씀을 충실히 따르는 것이 영원한 생명을 얻는 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