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6월 25일입니다. 지금은 많이 잊혀지고 있지만, 59년 되는 남, 북 전쟁일입니다. 저의 아버님 세대는 일제 강점기를 지냈고, 전쟁을 겪었고, 어려운 시절들을 온 몸으로 겪었습니다. 오늘 조국을 위해서 목숨을 바친 분들을 위해서 기도합니다. 한강의 기적,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루도록 땀을 흘리신 분들을 위해서 기도합니다.
우리 사회는 밝은 곳도 있지만 어두운 곳이 또한 있습니다. 그 어두운 곳에서 위로와 희망을 주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신문과 방송에는 나오지 않기 때문에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 고난 받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지난 1월에 있었던 ‘용산 철거민 참사’입니다. 그날 현장에서 사망한 사람들은 아직도 장례를 치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일에, 용산 현장에서 단식기도를 하던 신부님들이 경찰에 의해서 폭행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중에는 저의 동창신부님도 두 분이 있었습니다. 한분은 도시빈민을 위한 사목을 10년째 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분은 저하고 캐나다에서 함께 살았던 친구입니다. 경찰에 의해서 옷이 찢기어지고, 길에 넘어진 동창들을 보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저는 정의구현 사제단에 속해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동료 사제들이 단식 중에 폭행을 당했다는 말을 들으니, 한번 찾아가서 위로를 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하느님께서는 아브람의 아들을 낳았던 하가르와 아들 이스마엘을 내치시지 않았습니다. 비록 종의 몸에서 나온 아들이었지만 하느님께서는 그 아들도 축복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소중한 자녀입니다. 하느님을 닮은 사람들입니다. 우리 중에 소외되거나, 버려지는 사람들이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고통 중에 한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어서도 안 될 것입니다.
오늘 아침에 뉴스를 보니, 용산 경찰 서장이 명동 교구청으로 가서, 사회사목 담당 주교이신 김 운회 주교님께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사과하였다고 합니다. 공권력은 시민들에게는 커다란 힘입니다. 법적으로 힘과 폭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되어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러기에 공권력은 아주 신중하게 행사되어야 합니다. 신부님들은 용산참사로 희생된 분들의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해서 찾아갔고, 단식기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개발이 급하고, 깨끗하게 정리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것이 사람의 인권과 유가족들의 아픔보다 먼저 일 수는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는 이는 모두 자기 집을 반석위에 지은 슬기로운 사람과 같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지 않는 자는 모두 자기 집을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자와 같다.”
예수님께서는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너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고 하셨습니다. 소금이 짠 맛을 잃어버리면 버려진다고 하셨습니다. 빛은 됫박에 가두어서는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키리니, 내 아버지도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가서 그와 함께 살리라.’오늘 복음 환호송의 내용입니다. 오늘 하루, 주님의 말씀을 삶 속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고통 중에 있는 이웃을 기억하며 지낼 수 있었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