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성체성혈 대축일입니다.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성체성사를 특별히 기념하고 그 사랑의 신비를 묵상하는 날입니다. 예수님께서 빵과 포도주 속에 당신의 몸을 담아 주신 성체성사의 본질은 바로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우리는 생각하는 존재라고 말을 합니다. 저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를 합니다. 생각을 먼저하고 행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부모님 생각을 하면서 전화를 하기도 합니다. 친구 생각을 하면서 만날 약속을 잡기도 합니다. 술 생각을 하면 함께 술 마실 사람들을 찾게 됩니다. 여행 갈 생각을 하면서 비행기 표 예약도 합니다. 우리는 생각하고 그 생각에 따라 행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우리의 습관과 우리의 행동이 우리의 몸을 지배한다고 말을 합니다. 저는 이 말에도 동의를 합니다. ‘세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그만큼 습관과 버릇은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뜻입니다. 스티븐 코비는 ‘인생을 효과적으로 사는 일곱 가지 습관’이라는 책을 통해서 습관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그는 결과를 생각하면서 일을 시작하라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생각을 한다고 하지만 결과를 생각하지 못하고 순간의 충동에 따라 행동할 때가 많습니다. 어떤 일을 할 때 무슨 결과가 있을지 생각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을 합니다.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고 하였습니다. 가족을 돌보는 일, 하느님과 함께 하는 일 그런 것들이 소중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소중하지 않은 일들 때문에 하루를 허비할 때가 많습니다. 습관은 하루아침에 생겨나지 않습니다. 매일 반복할 때 그것이 습관이 되고, 이제 습관은 우리의 삶을 이끌어 가는 또 하나의 동력이 됩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담배의 ‘진’이 몸에 베입니다. 그래서 좀처럼 담배를 끊을 수 없습니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도 알코올의 ‘진’이 몸에 베입니다. 그래서 좀처럼 술을 끊을 수 없습니다. 도박을 하는 사람도 그렇습니다. 과연 우리는 기도의 ‘진’이 베일 정도로 하느님과 일치하는 삶을 사는지 생각합니다. 나의 자녀들이 기도의 ‘진’이 베일 정도로 함께 기도하고 가르치는지 생각합니다. 세상의 부와 명예를 얻기 위해서는 자녀들에게 많은 것을 주고 가르쳐 줍니다. 그러나 우리는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 방법, 하느님의 뜻에 일치할 수 있는 방법인 기도를 가르쳐 주는 것에는 참 인색한 것을 봅니다.
지난주에 태어난 토끼 새끼를 보기 위해서 토끼장에 갔었습니다. 아직 눈을 뜨지 않았지만, 바동거리면서 어미의 젓을 빠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미의 젓을 빨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뜻을 찾지 않으면 하느님과 일치하지 않으면 우리는 영적으로 메말라가게 됩니다. 악의 세력은 영적으로 나약해진 우리에게 쉽게 다가와 우리를 유혹합니다. 우리는 언제나 하느님의 뜻에 따라서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Amen'입니다.
아멘은 4가지의 뜻이 있습니다.
첫째는 당연하다는 뜻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고,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위해서 십자가를 지셨고, 우리를 구원하셨으며, 성령께서는 우리를 위해서 은사를 주시는데 그것은 당연하다는 뜻입니다. 지당하고 옳은 일이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바치는 모든 기도에 ‘아멘’으로 응답하는 것은 그것이 당연히 이루어지리라는 믿음입니다.
둘째는 그렇게 하겠다는 뜻입니다.(Fiat) 성모님께서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라고 기도했듯이 아멘은 하느님의 뜻이 바로 우리를 통해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우리들의 결단을 뜻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우리에게 주어지는 사명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약속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아멘의 두 번째 의미입니다.
세 번째는 흔들리지 않겠다는 결심입니다. (Veritas) 진리를 뜻하는 Veritas는 ‘말뚝'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말뚝이 흔들리면 제대로 울타리를 만들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흔들리지 않게 하느님의 뜻을 따라야 합니다. 우리가 아멘이라고 말을 한다는 것은 결코 흔들림 없이 주님만을 바라고 살겠다는 뜻입니다.
네 번째는 제가 하겠다는 뜻입니다. (Ad Sum) 하느님께서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예언자를 파견하실 때 이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 내가 예언자를 보내야 하는데 누가 가겠는가?’ 그때 이사야 예언자는 이렇게 말을 하였습니다. ‘주님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 주십시오.’ 이것이 바로 아멘의 네 번째 뜻입니다. 힘든 일, 어려운 일, 괴로운 일이 내 앞에 있을 때 다른 사람을 지적하기 보다는 내가 하겠다고 말씀 드리는 것, 이것이 아멘의 4번째 의미입니다.
우리가 아멘이라고 말을 할 때, 하느님께서 하시는 모든 일은 당연하고 지당하다는 결심입니다. 이제 그 당연하고 지당한 일들이 저를 통해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또한 나의 결심이 흔들리지 않고 굳건하다는 약속입니다. 언제나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할 수 있도록 늘 깨어 있겠다는 다짐입니다.
우리가 주님의 성체를 받아 모신 다는 것은 우리도 다른 사람을 위해서 생명의 빵이 되겠다는 다짐입니다.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사제의 말에 ‘아멘’이라고 응답하는 것은 이제 내 안에 주님께서 사신다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이제 나는 주님의 것이오니, 주님께서 원하시는 방법으로 주님의 뜻대로 살겠다는 고백입니다. 나는 흔들림 없이 신앙의 길을 가겠다는 결심입니다. 누구보다 먼저 주님의 부르심에 ‘예’라고 응답하겠다는 다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