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요즘 운전을 할 때,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것이 ‘내비게이션’입니다. 주소를 입력하거나, 상호를 입력하면 화면을 통해서 어디로 가야할지를 정확하게 안내해주는 편리한 기계입니다. 예전에는 지도를 보면서 목적지를 찾았고, 기억력을 의지해서 운전을 했는데, 요즘은 내비게이션을 의지하면서 목적지를 찾아가게 됩니다. 반대로 내비게이션이 없으면 목적지를 찾아가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기도 합니다.
운전에 필요한 것이 내비게이션이라면, 인생길에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여러분은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들의 입장에서는 참 억울한 일입니다. 자신들의 스승인 예수님은 억울하게 죽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잡아서, 조롱을 했고, 십자가에 못 박았던 사람들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 하느님께서도 참 마음이 아팠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아들 예수님을 세상에 보내셨는데 세상은 하느님의 아들을 알아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나라를 선포했고, 많은 사람들에게 치유의 기적을 보여 주었고, 좋은 가르침을 주었는데 그 결과는 처참한 십자가의 죽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하느님께서는 ‘침묵’하셨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도 분노와 미움을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평화를 이야기 하셨고, 성령을 보내신다고 이야기 하셨습니다. 배반했던 제자 베드로를 용서하셨고, 교회를 맡겨 주셨으며 맡겨주시는 양들을 잘 돌보는 것이 예수님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어제 검찰은 ‘박 연차 게이트’와 관련된 수사 결과 발표를 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검찰은 법에 따라서 수사를 하였다는 것입니다. 국세청에서 고발을 하였고,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 측으로 불법 자금이 흘러갔고, 그것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전직 대통령이 죽었다는 것입니다. 표적 수사도 없었고,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도 충분히 했다고 합니다. 검찰의 이번 수사 발표를 놓고 어떤 사람들은 수긍을 할 것이고, 어떤 사람들은 수긍을 하지 못할 것입니다. 누가 저에게 이번 사건에 대해서 개인적인 견해를 물어 본다면 답변하기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다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는 더욱더 불신과 분열의 폭이 커질 것이라고 예측은 합니다. 사회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시국선언’을 하고 있으며, 김대중 전직 대통령도 강한 목소리로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 비판과 충고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용산 철거민의 죽음, 화물 연대 노조원의 죽음, 전직 대통령의 죽음, 쌍용 자동차 노동자의 해고 을 바라보면서 우리 사회는 풀어야 할 과제가 참 많다는 생각을 합니다.
위기의 기로에 있는 ‘개성공단’의 문제,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국제 사회의 대북제재 그리고 그에 대한 북한의 과민한 반응으로 한반도의 상황도 긴장이 고조될 전망입니다. 작년에 미국에서 시작한 세계적인 금용위기는 아직도 채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內憂外患’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상황들입니다.
작년에 막 출범한 정부는 ‘촛불 시민’들에게 사과를 하였고, 국민들과 소통을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아직도 정부와 국민들의 소통을 잘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 속에서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을 제대로 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거짓 맹세를 해서는 안 된다. 너희는 말할 때에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오늘 주님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우리 사회의 엉킨 실타래가 하나 둘 풀려나가기를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