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어제 중동의 예멘에서 한국인 여성이 납치되었다고 합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부디 안전하게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 올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인도적인 차원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려고 했던 사람들을 납치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입니다. 우리 사회를 보면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들이 더러 있습니다.
환경단체를 만들어서 운영하던 ‘최열’이라는 분이 있습니다. 그분은 3억 원이라는 돈을 부당하게 사용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았습니다. 나중에 모두 혐의가 없다고 판결이 났지만 이미 그분이 운영하던 환경단체는 재정정인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고 합니다. 후원을 하던 사람들이 도움의 손길을 끊었기 때문입니다. 꽃동네의 오웅진 신부님도 비슷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재정적인 비리가 있는 것처럼 조사를 받았습니다. 나중에 모두 혐의가 없고 무죄라는 판결이 났지만 한동안 꽃동네는 후원회원들이 감소하였고, 자원 봉사자들이 찾아오지 않아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저는 신학교에서 오랫동안 교육을 받았고, 사제로 생활하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다투거나, 화를 내지 않는 편입니다. 손바닥도 부딪쳐야 소리가 나듯이 화가 날 상황에서도 참으면 곧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정에서 부모님도 큰 소리로 다투거나 화를 내는 경우가 없었기 때문에 다투거나 싸우는 것을 거의 보지 못하였습니다.
지금은 많이 없어졌지만 우리 사회는 우격다짐과 큰 목소리로 해결하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작은 접촉사고가 나면 보험으로 처리하면 되는데 먼저 큰 소리를 치고 길에서 다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나중에는 왜 싸우는지 이유도 모르고 싸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립과 갈등이 많아서 늘 폭언과 폭력이 발생하는 곳이 있습니다. 정치인들이 모여서 법을 제정하는 국회입니다.
예전에 동창 신부님들과 함께 휴가를 다니곤 했습니다. 8명 정도가 같이 다녔습니다. 지금은 그렇게 많은 인원이 함께 휴가를 가지는 않습니다. 처음에는 모두 기분 좋게 여행을 떠나지만 며칠 지나면 작은 일들 때문에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서 다투곤 했습니다. 시작은 사소한 일들이었지만 나중에 감정이 격해지면 예전에 있었던 서운한 일들까지 들추어내서 서로에게 싫은 소리를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별것 아닌 일인데 그때는 서운하고, 속상하고 그랬던 기억입니다. 술이 한잔 들어가면 용감해지는 친구들도 있었고, 그래서 다투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서로를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기분이 상할 이야기는 아예 하지 않고 지내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들려주시는 말씀대로 살 수만 있다면 평생 남과 다투거나 싸울 일은 없을 것입니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달라는 자에게 주고, 꾸려는 자를 물리치지 마라.”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사는 것이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어리석게 보일지 모른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사는 것이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사는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인정을 받지 못하는 자같이 보이지만 실은 인정을 받습니다. 죽어 가는 자같이 보이지만 이렇게 살아 있습니다. 벌을 받는 자같이 보이지만 죽임을 당하지는 않습니다. 슬퍼하는 자같이 보이지만 실은 늘 기뻐합니다. 가난한 자같이 보이지만 실은 많은 사람을 부유하게 합니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자같이 보이지만 실은 모든 것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仁者無敵’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진 사람에게는 적이 없다는 뜻입니다. 3번을 참으면 살인도 면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돌이켜 보면 순간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좋았던 관계를 깨뜨리기도 합니다. 오늘 주님의 말씀을 생각하면서 좀 더 참고 인내하는 한 주간되시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