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 3주일

2009. 4. 26. 오전 5:35:45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부활 제 3주일입니다. 우리에게는 5가지의 감각기관이 있습니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입으로 맛보고, 코로 냄새를 맡고, 손으로 느낍니다. 이 다섯 가지의 감각으로 우리는 문화와 문명을 만들어 왔습니다. 또 하나의 감각이 있는데 우리는 이것을 육감이라고 부릅니다. 오랫동안 기도를 하거나, 수련을 한 사람들은 다섯 가지의 감각과는 다른 것을 가지게 됩니다. 통합적인 사고를 하게 되고, 눈앞에 보이는 것에서 미래를 보기도 합니다. 과거의 일들을 통해서 새로운 것을 배우기도 합니다.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가 있습니다. 평범한 일들을 통해서 보통사람과는 달리 숙련된 솜씨를 보이는 분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박스를 많이 들고 다니는 사람, 종이를 빨리 접는 사람, 단추를 많이 끼우는 사람, 청소를 기가 막히게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 사람들은 오랜 시간 같은 일을 하면서 남과는 다른 능력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신앙인들은 무슨 달인이 되어야 할까를 생각합니다. 주위의 모든 것들을 통해서 하느님의 뜻을 찾을 수 있어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통해서 주님의 사랑과 자비를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과 함께 하셨던 예수님을 묵상하면서 예전에 있었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1998년도에 저는 제기동 본당에 있었습니다. 중고등부 학생들과 함께 칠갑산 청소년 수련장으로 여름 캠프를 갔었습니다. 아침 일찍 수녀님들과 함께 산 정상을 향해 등산을 했습니다. 산에 올라서 경치를 보고, 내려오는 길에 저는 왼쪽으로 가야한다고 말을 했습니다. 수녀님들께서는 오른 쪽으로 내려가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제가 산악반 출신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설악산, 지리산, 오대산 큰 산을 다 다녀보았다고 말을 했습니다.

수녀님들은 저의 이야기를 거절 할 수 없어 왼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한참을 가다보니 우리가 원하는 청소년 수련장이 아니라 ‘마곡사’라는 절이 나왔습니다. 스님께 인사를 드리고 칠갑산 수련장 가는 길을 물어보았습니다. 스님께서는 다시 올라가서 가던지,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버스를 타기위해서는 50분은 걸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수녀님들께 미안하기도 했고, 50분을 걸어야 하고,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아침을 준비하고 기다릴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급했습니다. 다시 산으로 가기는 어렵고, 수녀님들과 함께 버스를 타기 위해서 걸어갔습니다. 길을 가다가 승용차를 보았고, 버스 타는 곳까지 데려다 줄 수 있는지 부탁을 했습니다. 다행히, 자동차를 운전하는 분은 신자분이셨고, 우리는 편안하게 칠갑산 청소년 수련장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수녀님들을 생각합니다. 저의 잘못된 판단 때문에 몇 시간 고생을 할 뻔했으면서도 제게 불평을 하지 않으셨고, 기다려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바로 그런 분이십니다. 우리들의 잘못과 허물을 심판하시기 보다는 기다려 주시고, 우리가 다시금 돌아올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때, 저희를 수련장까지 태워주셨던 고마운 신자 분을 생각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느님께로 돌아 올 수 있도록 ‘예언자’들을 보내 주셨습니다. 예언자들은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알려주었고, 회개할 수 있도록 가르쳐 주었습니다. 우리는 일상의 삶에서 고마운 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내가 지금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도, 예쁜 옷을 입을 수 있는 것도,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는 것도 모두 누군가의 수고와 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분들의 수고와 땀이 없었다면 아무리 많은 돈이 있어도 먹을 수 없고, 입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방법은 3가지 였습니다.
첫째는 말씀입니다. ‘너희에게 평화를, 평안하냐.’와 같은 말입니다. 막달레나에게도,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에게도, 두려움에 떨고 있던 사도들에게도 예수님께서는 다정한 말씀을 건네셨습니다.
두 번째는 자신의 손과 발을 보여 주신 것입니다. 토마 사도에게는 직접 만져보라고도 하셨습니다. 말씀만 하시는 예수님이 유령인줄 알았기 때문에 직접 만져보라고 하신 것입니다. 제자들은 직접 만져보고서야 기쁨에 눈물을 흘렸습니다.
세 번째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먹을 것을 나누었습니다. 고기를 준비해서 나누어 주시기도 하셨고, 그물에서 잡아 올린 고기를 가져오라고 해서 함께 드시기도 했습니다. 엠마오의 제자들과는 함께 식사를 하시면서 대화를 하셨습니다.

부활시기를 지내면서 우리들의 자세도 이와 같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웃들에게 생명의 말씀, 기쁨의 말씀을 전하는 증인이 되어야 합니다. 남을 죽이는 말, 상처를 주는 말, 분열을 가져오는 말은 버려야 합니다. 사랑과 나눔, 기쁨과 평화를 주는 말을 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우리도 주님께서 못에 찔리셨던 발과 손을 보여 주셨듯이, 창에 찔리셨던 옆구리를 보여 주셨듯이, 우리들의 희생과 사랑을 우리의 행동으로 보여 주어야 합니다. 우리들의 손과 발이 십자가에 달리셨던 주님의 손과 발이 되어야 합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내미셨던 바로 그와 같은 손이 되어야 합니다.
세 번째로 우리도 우리가 가진 것을 함께 나누어야 합니다. 초대교회의 신자들은 아무런 조건 없이 자신들의 소유를 함께 나누었습니다. 신앙인들이 신앙을 갖지 않았던 사람들보다 더 많이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나눔은 사랑의 실천이며, 주님께서 주신 사명입니다.
 

댓글 2

  • 2009년 4월 26일 오전 8:49

    손과 내 발을 보아라. 바로 나다. 나를 만져 보아라. 유령은 살과 뼈가 없지만, 나는 너희도 보다시피 살과 뼈가 있다.”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그들에게 손과 발을 보여 주셨다.아멘!

  • 2009년 4월 26일 오후 10:08

    아멘!

매일복음 묵상

목록 전체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