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요즘, 서서울 지역 구역장, 반장 영성피정 때문에 지구에 있는 본당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신도림동, 오늘은 흑석동, 내일은 방배동으로 갑니다. 서서울 지역에는 6000여명의 구역장, 반장이 있습니다. 그분들은 교회 안에서 가장 힘들고 어려운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단체는 본인들이 원해서 하기 때문에 재미도 있고, 보람도 있고, 자주 빠지지 않습니다. 구역과 반은 본인이 원해서 소속되는 것이 아니고, 그 지역에 살고 있기 때문에 정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구역모임, 반모임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본당 공공체가 하느님의 뜻을 따르며, 모든 신자들이 신앙 안에서 복음의 기쁨을 나누기 위해서는 구역과 반을 통한 소공동체 모임이 꼭 필요하기에 구역장, 반장이 있고, 모든 본당은 구역장, 반장들을 위한 배려와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서서울 지역 교육 담당 업무를 맡고 있기 때문에 4월과 9월에는 구역장, 반장을 위한 영성피정을 준비하였습니다. 바쁘신 중에도 하루 피정을 위해서 기꺼이 시간을 내 주시는 구역장, 반장님들을 보면 고맙기도 하고, 그분들을 통해서 희망을 보기도 합니다.
오늘 강의 중에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신혼 3개월 된 부부가 매일 다투었다고 합니다. 정말 둘이 서로 사랑해서 결혼을 했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싸우고, 부수고, 큰 소리가 이웃집에까지 들리는 말 그대로 힘든 결혼 생활이었다고 합니다. 어느 날 아이가 아빠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아빠는 엄마와 어떻게 만났어요? 아빠가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합니다. 엄마는 하늘에서 왔어! 아이가 말을 합니다. 그럼 엄마는 천사! 그러니까 아빠가 말을 합니다. 아니 천벌! 물론 우스운 이야기지만 부부가 서로 등을 지면 힘들겠다는 생각입니다.
신혼부부의 앞집에는 결혼한 지 30년이 넘은 부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부부는 언제나 웃음이 가득하고, 평화로웠습니다. 어느 날, 신혼부부는 그 앞집에 찾아가서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3개월 만에 이렇게 서로 싸우는데, 두 분은 어떻게 이렇게 화목하게 웃으면서 지낼 수 있습니까? 그 부부가 이렇게 말을 하더랍니다. 우리는 무슨 잘못된 일이 있으면 항상 ‘내 탓이요.’라고 한답니다. 그러면 싸울 일이 없지요. 방 안에 물그릇이 있어서 실수로 밟으면 말을 합니다. 여보, 미안해 내가 실수로 그릇을 밟았소. 그러면 아내는 말을 합니다. 여보, 미안해 내가 부주의해서 그릇을 방안에 놓았어요. 그렇게 말을 하면 싸울 일이 없다고 합니다.
우리가 미사 중에, 늘 고백의 기도를 하며, ‘제탓이요, 제탓이요, 저의 큰 탓입니다.’라고 고백하는 것은 우리 삶에 있어서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 ‘제탓이요.’라고 하는 사람은 가족에게도 이웃에게도 ‘제탓이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오늘 강의 중에 이런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가 지금 우리보다 신앙심이 더 약한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을 3번이나 배반한 베드로가 우리보다 신앙심이 더 약한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이 돌아가신 후에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이 우리보다 신앙심이 더 약한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우리보다 훨씬 더 깊은 신앙을 가졌습니다. 다만 잠시의 교만함이, 그들을 하느님과 멀어지게 한 것입니다. 지금 우리들도 교만한 마음을 갖게 되면 유다처럼, 베드로처럼,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처럼 주님과 멀어지게 될 것입니다.
우리를 하느님께로 이끌어 주는 것은 바로 ‘내 탓이요.’라고 말할 줄 아는 겸손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