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어제 오후에는 3곳을 방문했습니다. 오후 1시 30분에는 희명병원엘 방문했습니다. 형제님 한분께서 교통사고를 당하셨기 때문에 기도를 드리러 갔습니다. 형제님께서는 장모님을 3년간 정성스럽게 모셨고, 지금은 몸이 아픈 처남을 돌보고 있었습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가족들을 돌보아서인지, 큰 교통사고였는데도 다행히 가벼운 상처만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위급한 상황에서도 돌보셨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후 2시 30분에는 안산에 있는 사무실을 축성하기 위해서 다녀왔습니다. 14년 전에 알던 교우인데 작은 사업을 시작했고, 제가 기도를 해 주기를 원해서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분들인데, 모두들 건강하게 잘 지내는 것을 보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분들은 14년 전의 저를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사람은 지나간 일들을 기억하며 지내는 존재입니다. 하느님께서도 우리들의 삶을 보시고, 우리를 판단하실 것입니다. 저에 대해서 좋은 기억을 간직하고 있었던 분들이 고마웠습니다. 살아가면서 만나는 이웃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야 갰다는 생각을 합니다.
오후 5시에는 분당에 있는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본당 교우분이 입원해 있었기 때문입니다. 병원에서 사랑하는 아내를 지극한 정성으로 간병하는 남편을 보았습니다. 아내를 바라보는 눈빛이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구역의 교우들이 투병중인 재매님을 위해서 9일기도를 한다고 합니다. 9일기도를 하시느라 힘들겠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이렇게 대답을 하십니다. ‘아닙니다. 우리가 이렇게 기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기적이 일어나면 믿음이 생길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믿음이 있기 때문에 기적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늘 먼저 질문을 하셨습니다. ‘믿느냐? 믿는 대로 될 것이다.’ 소경의 눈을 뜨게 하실 때도, 앉은뱅이를 일으켜 세우실 때도, 중풍병자를 치유하실 때도 늘 먼저 말씀하셨습니다. ‘믿느냐!’ 그 믿음들이 기적을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교통사고를 당하였으면서도 밝은 미소를 지을 수 있었기 때문에, 오래전 일에도 좋은 기억을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에, 투병중인 아내를 지극한 사랑으로 돌보아주는 남편의 정성이 있었기 때문에 모두들 힘든 가운데서도 웃을 수 있었습니다. 아무리 많은 것을 가져도, 부족함이 없어도, 건강을 지녔어도 웃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제 한 교우분이 제게 이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주일 오후에 3곳이나 다니시면 힘들겠습니다.’ 저는 이렇게 답변을 드렸습니다.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였을까를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보다 더한 일이라도 했을 거란 생각입니다. 제가 대답을 했지만 참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며칠 전에 박신부님께서 사순특강 때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마음이 순수한 사람은 자신을 돌아볼 때, 하느님이 보입니다. 하느님께서 삶의 중심이 되는 사람은 지금 여기에서 부활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삶의 중심에 자신의 욕심과 야망이 보이면 그는 지금 살아있지만 죽음을 사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나온 마리아는 순수해져서 자신을 돌아볼 때 예수님이 보였습니다. 이제 그녀는 모든 것이 우선순위가 예수님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배반한 유다는 삶의 중심에 자신의 야망과 욕심이 보였습니다.
한 주간을 시작하는 월요일입니다. 주님의 수난을 기억하는 성주간 월요일입니다.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를 생각하며 지냈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