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리 성당에는 많은 공간들이 있습니다. 3층에는 대성전과 성모상이 있고, 마당이 있으며 작은 동산이 있습니다. 선교 산악회에서 토끼를 갖다 놓아서 아이들이 토끼 구경을 하곤 합니다. 2층에는 교리실, 성가연습실, 카나홀이 있습니다. 1층에는 요셉홀, 성체조배실, 사무실, 성물방, 소성전이 있습니다. 지하에는 주차장, 기계실, 청년 회합실, 헌화회, 모니카회 방이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장소들이 있고, 매일 제가 성당에서 살지만 다 둘러보지는 못합니다. 주로 가는 곳은 대성전과 사무실입니다. 가끔씩 교리실과 성가연습실, 카나홀, 성물방, 성체조배방, 소성전도 가지만 지하에 있는 방들은 거의 가지 않는 편입니다. 교우 여러분들께서는 성당에 오시면 주로 어디엘 많이 가시나요? 물론 대성전엘 주로 가시고, 레지오를 하시는 분들은 교리실도 사용할 것이고, 단체 활동을 하시는 분들은 모임방들을 사용할 것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30분이면 다 돌아볼 성당도 거의 들르지 않는 곳들이 많습니다. 바쁜 것인지, 마음이 없는 것인지, 게으른 것인지 모를 때가 있습니다. 가족들도 그런 경우가 있는 것을 봅니다. 함께 살고 있지만 요즘 남편이, 아내가, 자녀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고민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잘 모를 때가 있습니다. 바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무관심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에 나는 남편과 아내와 자녀들과 마음을 열고 진지하게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지 생각했으면 합니다. 얼마 전에 상담실에 일이 있어서 갔었습니다. 한동안 사용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책상에는 먼지가 수북하게 쌓여있었습니다. 환기를 시키지 않아서인지 공기도 탁했습니다. 우리가 관심을 주지 않으면 우리가 자주 찾아보지 않으면 우리들의 관계에도 이렇게 어색함의 먼지가 쌓여갈 것입니다. 책상을 닦아주고, 깨끗하게 쓸었지만 잠시 뿐일 것입니다. 자주 찾아가서 봐야만 그 방은 계속 깨끗해 질 것입니다.
우리들의 만남과 우리들의 관계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제 아주 좋은 글을 읽었습니다.
“어떤 이발사가 자신의 기술을 전수하기 위해 제자를 한 명 맞이했습니다. 3개월 동안 열심히 스승님께 기술을 익힌 제자는 드디어 손님을 맞이하게 되었지요. 그는 그 동안 배운 기술을 최대한 발휘하여 첫 번째 손님의 머리카락을 열심히 깎았습니다. 그러나 거울로 자신의 머리 모양을 확인한 손님은 투덜거리듯 “머리가 너무 길지 않나요?”하고 말하는 것입니다. 초보 이발사가 손님의 말에 아무 답변도 못하고 있을 때, 스승님이 웃으며 말합니다. “머리가 너무 짧으면 경박해 보인답니다. 손님에게는 긴 머리가 아주 잘 어울리는 걸요.” 이 말을 들은 손님은 금방 기분이 좋아져서 돌아갔습니다.
잠시 뒤에 두 번째 손님이 들어왔습니다. 이발이 끝나고 거울을 본 손님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너무 짧게 자른 것 아닌가요?” 라고 말합니다. 이번에도 초보 이발사는 아무 말도 못하는데, 스승님께서 말해요. “짧은 머리는 긴 머리보다 훨씬 경쾌하고 정직해 보인답니다.” 이번에도 손님은 매우 흡족한 기분으로 돌아갔습니다.
세 번째 손님이 왔습니다. 이발이 끝나고 거울을 본 손님은 머리 모양은 무척 마음에 들어 했지만, 막상 돈을 낼 때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며 불평을 늘어놓습니다. 이에 스승님께서는 “머리 모양은 사람의 인상을 좌우 한답니다. 그래서 성공한 사람들은 머리 다듬는 일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요.”라고 말했고, 세 번째 손님 역시 매우 밝은 표정으로 돌아갔습니다.
네 번째 손님이 왔고 그는 이발 후에 매우 만족스러운 얼굴로 “참 솜씨가 좋으시네요. 겨우 20분 만에 말끔해졌어요.”라고 말합니다. 이번에도 초보 이발사는 무슨 대답을 해야 할지 몰랐는데, 스승님께서는 “시간은 금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손님의 바쁜 시간을 단축했다니 저희 역시 무척 기쁘군요.”하면서 손님의 말에 맞장구를 칩니다.
어떻게 보면 한없이 부정적으로만 볼 수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스승님께서는 긍정적인 말을 통해서 손님이나 자신의 제자를 기분 좋게 만들고 있었지요. 사실 우리 주변을 보면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 주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사람들에게 힘을 뺏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내 자신은 과연 어떤 사람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었을까요?”
오늘 성서 말씀은 우리가 우리의 이웃과 하느님께 어떤 다리를 놓아야 하는지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부정과 비난의 다리는 분노와 미움을 키우게 됩니다. 칭찬과 긍정의 다리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어둠 속에서도 빛을 보게 만들어 줍니다. 오늘 내가 만나는 이웃들에게 비난과 부정의 다리가 있다면 그것을 치워버리고 칭찬과 격려, 긍정과 사랑의 다리를 놓았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