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 5주간 금요일

2009. 4. 3. 오전 5:10:11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리나라에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최초의 산이 어디인지 아십니까? 지리산입니다. 어제 신문을 보니까 지리산 피아골 대피소에서 35년간 산장지기로 살았던 ‘함 태식’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분은 산을 좋아하셨고, 산에서 평생을 사셨습니다. 나무가 없던 산에 나무를 심자고 하였고, 산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을 구조했으며,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려 주셨습니다. 지리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공헌을 하였습니다.

35년간을 산에서 살았기 때문에 가족들과도 헤어져 있어야 했고, 세상의 좋은 것들과도 떨어져 있어야 했습니다. 80이 넘은 나이에 산에서 내려오는 할아버지의 통장에는 십만 원이 있다고 합니다. 따님은 수녀님이 되셔서 로마에서 지낸다고 하는 할아버지는 죽는 것은 두렵지 않다고 합니다. 오랜 시간 산 속에서 지내며 많은 고독과 외로움을 느꼈고, 그런 고독과 외로움을 온 몸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을 합니다. 그분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 많은 것들을 포기하셨습니다. 산을 깨끗하게 하고, 산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산을 무시하다 조난당한 사람들을 구조하면서도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할 일을 다 마치고, 조용히 산을 내려오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너무도 멋있었습니다. 권력의 자리에 있으면서 많은 것을 누리고, 넘치도록 받아서 나중에는 뱉어내고, 끝이 아름답지 못한 세속의 사람들과 달랐기 때문입니다.

사제로 산다는 것은 산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세상에서 주님을 증거하는 것입니다. 세상을 깨끗하게 하고, 하느님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고통 중에 있는 사람, 절망 중에 있는 사람, 슬픔과 분노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드려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말아야 합니다. 세례를 받아 신앙인이 된 것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때로 좋아하는 것들을 포기해야 하고, 원하지 않는 일들도 해야 하며, 조롱과 멸시를 당할 각오도 해야 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예레미야 예언자는 그와 같은 일을 하다가 조롱과 멸시를 당했습니다. 예레미야 예언자는 이렇게 탄식을 합니다. “가까운 친구들마저 모두, 제가 쓰러지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가 속아 넘어가고 우리가 그보다 우세하여, 그에게 복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느님을 따르는 일이 세상의 눈으로 볼 때, 불편하기도 하고, 어렵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거름이 되기보다는, 어둠 속에서 양분을 찾아 올리는 뿌리가 되기보다는 화려한 꽃이 되기를 더 바라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도 유대인들에게 배척을 당했습니다. 그분의 가르침을 따르기가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첫째가 되기 위해서는 꼴찌가 되라는 말, 회당에 앉을 때는 가장 낮은 자리에 앉으라는 말,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말, 나를 따르려거든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는 말, 사람의 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다는 말, 밀알 한 알은 땅에 떨어져 죽어야 비로소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말’ 그분이 하신 말씀들은 현실의 삶에서는 실천하기가 무척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유대인들은 그렇기 때문에 그분께 돌을 던지려 했던 것입니다.

명동에 살 때입니다. 저녁에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명동의 거리는 쓰레기와 오물이 가득합니다. 명동의 거리가 깨끗할 수 있었던 것은 새벽어둠에 나와 거리를 치우는 환경미화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절로 길이 깨끗해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35년간 지리산 산장에서 등산객들의 안전을 위해서 산을 지켰던 함 태식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우리들 또한 세상이라는 산장을 아름답게 지켜나가는 참된 신앙인의 길을 걸어야 하겠습니다.

댓글 4

  • 2009년 4월 3일 오전 10:22

    내가 아버지의 일들을 하고있지 않다면.나를 믿지 않아도 좋다.아멘!

  • 2009년 4월 3일 오전 11:56

    아멘.

  • 2009년 4월 3일 오후 4:59

    아멘!

  • 2009년 4월 3일 오후 11:53

    항상 묵묵히 아무런 댓가를 바라지 않고 희생하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우리들은 편하지만 그분들의 노고를 잊어서는 안 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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