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 2주간 화요일

2009. 3. 10. 오후 10:04:30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어제는 여의도 성모병원엘 다녀왔습니다. 본당 교우분께서 입원해 계시기 때문입니다. 한 달 정도 되셨는데, 제게는 말씀을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병원에 와서 기도하는 것이 미안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신부님이 바쁘신데 병원까지 오시게 하는 것이 미안해서 연락을 하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가정 방문 기도를 할 때도 그런 분들이 계셨습니다. 신부님께서 바쁘시니까 우리 집은 다음에 오셔도 된다고 하십니다. 구역장 반장님들께 늘 말씀을 드립니다. 공동체에 아프신 분들이 계시면, 입원하시는 분들이 계시면 꼭 알려달라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아픈 분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것, 본당으로 새로 전입오신 분들을 방문하는 것은 사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지난주에 저의 어머니가 조금 아프셔서 병원엘 가셨습니다. 어머니도 늘 같은 마음이십니다. 아프면 참고, 끝까지 참다가 병원으로 가십니다. 그러면 이미 몸이 상당히 쇠약해지셨기 때문에 병원에서도 치료하는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어머니도 이렇게 말씀을 하십니다. 병원에 가면 치료비도 많이 들고, 그러면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기 때문에 그냥 집에서 참고 견디신다고 하십니다.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제 연세가 있기 때문에 몸이 아프시면 병원에 먼저 가시라고 말씀을 드립니다. 아마 다음에 아프실 때도 제 말은 듣지 않으시고 끝까지 참다가 병원으로 가실 겁니다.

이번에 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하시면서, 가족들의 사랑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본당의 일도 있고, 자주 찾아가서 병문안을 드리지 못하는 편입니다. 이천에 있는 형수는 하던 일을 그만 두고 어머니를 간호하고, 이제 부모님을 모시고 살겠다고 하였습니다. 쉽지 않은 결정인데도, 기꺼이 부모님을 위해서 직장을 그만 두었습니다. 동생 수녀님도 부산에서 소임을 하고 있습니다. 어머니를 위해서 잠시 휴가를 내서 온다고 합니다. 저는 그동안 제가 혼자서 부모님을 걱정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일을 보면서 가족들 모두가 함께 걱정하고, 함께 기도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오늘 이사야 예언자는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이야기 합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진심으로 우리의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청하면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어디서나 우리의 기도를 들어 주신다고 이야기 합니다. ‘너희 죄가 진흥 같이 붉어도 눈과 같이 희게 해 주겠다. 너희 죄가 다홍같이 붉어도 양털같이 하얗게 해 주겠다.’ 우리는 하느님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하느님께서 바쁘실 테니까, 우리 잘못에 대한 용서를 다음으로 미루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하느님은 언제나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우리가 마음만 열면 언제나 우리들에게 다가오시며, 우리를 크신 사랑으로 감싸 주실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어떤 자세로 하느님께 다가가야 하는지를 말해 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겸손함입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교구에서는 김수환 추기경님의 뜻을 기리기 위해서 스티커를 제작하였다고 합니다. 중앙에는 추기경님께서 그리신 자화상 ‘바보야’가 있고, 둘레에는 추기경님께서 마지막으로 남기신 말씀인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라는 글을 적었다고 합니다.

늘 가난한 이들과 외로운 이들, 병든 이들을 먼저 생각하셨던 추기경님을 기억하는 스티커 제작이 많은 이들에게 전해 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댓글 2

  • 2009년 3월 11일 오전 7:09

    신부님! 어머님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 2009년 3월 11일 오전 10:52

    너희죄가 다홍같이 붉어도.양털같이 하얗게 해주겠다.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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