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 1주일

2009. 3. 1. 오전 8:20:38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리는 지난 재의 수요일부터 사순시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40일 동안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지시고, 죽으셨지만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하면서 우리들의 삶을 돌아보는 것입니다. 40이란 숫자는 성서에서 보면 먼가를 준비하는 시간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 전에 40년간 광야에서 지냈습니다. 모세는 십계명을 받기 전에 40일간 기도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기 전에 40일간 단식하셨습니다.

전통적으로 사순시기 동안 신앙인들은 기도, 단식, 자선, 절제, 희생을 통해서 주님의 수난에 동참하여왔습니다. 이번 사순시기 동안에 먼가를 준비하고 그것을 실천한다면 우리들의 신앙생활이 더욱 풍요로워지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사순시기를 지내면서 인내와 끈기를 실천하고자 합니다. 며칠 전에 아주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한 교우분이 본당에서 만든 책자를 들고 가정 방문을 하면서 전교를 하였습니다. 어느 아파트에 가서 초인종을 눌렀는데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돌아서는데 그래도 한번만 더 눌러보자는 생각이 들어 다시 눌렀습니다. 이번에도 응답이 없기에 돌아서다가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한 번 더 눌렀습니다. 그랬더니 안에서 소리가 나면서 한 남자가 문을 열더니 무슨 일이냐고 하기에 성당에서 왔다고 하니 필요 없다고 하면서 문을 닫더랍니다. 돌아서다가 그래도 책자는 주자는 마음에 다시 한 번 초인종을 누르자 그 남자가 문을 열면서 화난 표정을 짓더랍니다. 무슨 일이냐고 하기에 책자를 보여주면서 한번 읽어 보라고 했습니다.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겁기는 했지만 그래도 먼가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에 그 남자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이야기를 하더랍니다. 사실 자기는 그날 사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자살을 하려고 했는데 그래서 목을 매려고 했는데 초인종이 울렸답니다. 그냥 무시하고 다시 목을 매려하는데 그 뒤로 두 번이나 초인종이 더 울려서 누군지 얼굴이나 보고 싶어서 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막상 보니 예수님을 믿으라는 이야기여서 다시 문을 닫고 죽으려했는데 다시 한 번 벨이 울렸고 그 분이 준 책자를 보니 죽으려는 마음이 없어졌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인생의 마지막 길이 될 뻔 했는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초인종을 눌러주어서 감사하다는 전화를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도 광야의 40년이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지만 모진 사막의 바람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하느님의 뜻을 찾았고, 하느님의 인도하심을 믿었기에 약속의 땅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길에서 3번이나 넘어지셨고, 갖은 모욕을 당하셨지만 그분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고난의 길을 걸어가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 보듯이 사탄의 유혹이 참으로 달콤했지만 예수님은 그 유혹 앞에 주저앉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부활의 영광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 들판을 바라보면 그저 황량하고 메마르게 보입니다. 하지만 이제 곧 저 들판에 농부의 땀과 노력이 깃들일 것입니다. 따뜻한 봄의 기운이 얼어붙은 대지를 녹일 것입니다. 그리고 여름의 뜨거운 열정이 함께 할 것입니다. 그러면 저 들판은 가을에 풍성한 결실을 우리에게 선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농부의 정성과 땀과 노력이 함께 하지 않는다면 저 들판은 잡초만이 우거진 버려진 땅이 될 것입니다.

사순시기는 우리들 ‘마음’의 밭을 돌아보는 시기입니다. 시기와 욕망, 이기심과 분노의 필요 없는 돌들을 걷어내는 시기입니다. 남을 탓하고 비방하며, 교만함으로 다른 이를 업신여기는 어리석음을 걷어내는 시기입니다. 사순시기는 황폐해진 ‘마음’의 밭에 기도와 자선, 단식과 극기의 거름을 뿌리는 시기입니다. 앞만 보고 가느라 더불어 사는 이들의 아픔과 고통을 함께 하지 못했던 독한 마음을 버리고 함께 사는 기쁨을 나누며 사는 기쁨을 발견하는 시기입니다.

교우 여러분! 2009년도 사순시기를 지내면서 나름대로 속죄와 보속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무것도 정하지 못하셨다면 이번 사순시기 동안은 희생과 사랑 나눔을 포기하지 않고 실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고통과 아픔, 분노와 슬픔을 끝까지 참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예수님 수난의 길에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갔던 시몬처럼,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 드렸던 베로니카처럼 우리들의 속죄와 보속으로 주님의 수난에 함께 동참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댓글 1

  • 2009년 3월 1일 오후 5:39

    하느님께서는 전교하는 교우를 통하여.사람의 목숨을 구하시는 전능하신분이십니다.아멘!

매일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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