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7주일

2009. 2. 22. 오후 9:45:26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주 월요일 오후 6시 12분에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하느님 품으로 가셨습니다. 한국 교회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큰 어른께서 이제 먼 여행길을 떠나셨습니다. 교회뿐만 아니라 방송과 언론에서 그분께서 생전에 보여 주셨던 사랑과 겸손함을 보도하였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추기경님을 위해서 기도하였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 세상에서 추기경님을 다시 볼 수는 없지만, 그분께서 보여주셨던 사랑을 본받아야 할 것입니다. 그분께서 기꺼이 지고 가셨던 십자가를 우리들 또한 지고 갈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언젠가 추기경님께서 피정 중에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납니다. ‘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이 어디입니까? 다들 아프리카, 아메리카, 알라스카를 떠올릴 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는 여행입니다.’ 저는 그때 그 말씀을 듣고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우리가 아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 정말 힘든 것이라는 말씀이셨습니다. 마지막 가는 길에 안구를 기증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본인은 하느님께로 가시면서 어둠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생명의 빛을 주시고 떠나셨습니다. 마지막까지 머리에서 가슴으로 여행을 충실하게 하셨습니다.

또 이런 이야기도 하셨습니다. 사람들이 추기경님께 질문을 했습니다. 추기경님은 몇 가지 말을 하십니까? 라틴 말, 독일 말, 일본 말, 영어, 한국말 이렇게 대답하실 줄 알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추기경님께서는 이렇게 대답을 하셨답니다. 제가 할 줄 아는 말은 ‘참말과 거짓말’입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무엇을 마실까! 걱정하지 마라.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들을 이미 알고 계신다. 하늘의 새를 보아라, 들의 꽃들을 보아라. 그들은 수고하지 않아도 길쌈을 하지 않아도 하느님께서 먹이시고 예쁘게 꾸며주신다.’ 이제 추기경님께서는 육체라는 겉옷을 벗었습니다. 참된 자유와 기쁨이 있는 하느님 나라로 가셨습니다. 더 이상 아픔도 없고, 슬픔도 없는 곳으로 가셨습니다.

우리는 성서 말씀을 통해서 많은 이들을 치유하시는 예수님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분은 소경의 눈을 뜨게 하셨고, 중풍병자를 고쳐 주셨고, 나병환자도 깨끗하게 해 주셨고, 죽은 소녀를 다시 살리셨습니다. 물론 주님의 뛰어난 능력과 그분이 하신 기적을 믿습니다.

그러나 단지 그와 같은 능력과 기적 때문에만 주님을 믿고 따른다면 우리는 꽃만 보고 그 꽃이 아름다울 수 있는 줄기와 뿌리는 보지 못할 수 있습니다. 섬김을 받으실 분이시지만 섬기려고 하셨던 그분의 겸손을 생각합니다. 부족하고 나약한 제자들을 끝내 내치시지 않고 보듬어 주셨던 그분의 인내를 생각합니다. 십자가에 달려서 죽기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그분의 깊은 사랑을 생각합니다.

오늘 우리는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리 웁니다. 그리스도인인 우리가 그분이 보여주셨던 놀라운 치유와 뛰어난 능력과 기적을 따라 하기는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분이 보여주셨던 겸손과 인내와 사랑은 어쩌면 우리가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그다지 어렵지 않게 따라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사실 많은 학식과 재능과 능력을 요구하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겸손과 인내와 사랑은 많은 재산을 가진 사람들이 이루지 못한 기적을 가능하게 합니다. 많은 능력과 학식을 가진 사람들이 이루지 못한 기적을 가능하게 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오늘 이렇게 말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기름을 부어 주신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또한 우리에게 인장을 찍으시고 우리 마음 안에 성령을 보증으로 주셨습니다.

해마다, 성탄절에는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셨던 추기경님을 생각합니다. 가난한 이들을 따뜻하게 받아 주셨던 추기경님을 생각합니다. 불의 앞에서는 당당하셨지만, 시대의 약자들에게는 늘 너그러우셨던 추기경님을 생각합니다. 겸손과 인내와 사랑으로 달릴 길을 다 달리신 추기경님께서는 진정한 그리스도인이셨습니다.

겸손하십니까!
인내할 줄 아십니까!
사랑의 기쁨을 아십니까!
그런 분들은 이미 그리스도인입니다.


 

 

 

댓글 1

  • 2009년 2월 23일 오전 9:14

    말씀보다 행동으로 보여주신 김수환스테파노추기경님!..하느님 품안에서 영원한안식을 누리소서..아멘!

매일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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