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 왕 대축일

2008. 11. 22. 오후 11:59:31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그리스도 왕 대축일입니다. 예전에 불렀던 노래 중에 ‘금관의 예수’가 있었습니다.
“얼어붙은 저 하늘 얼어붙은 저 벌판, 태양도 빛을 잃어 아 캄캄한 저 가난의 거리, 어디에서 왔나 얼굴 여윈 사람들, 무얼 찾아 헤매나, 저 눈 저 메마른 손길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우리와 함께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우리와 함께 하소서!”

김민기 씨가 작곡하고 노래한 ‘금관의 예수’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곳에 계신 예수님, 발전과 성장의 풍요로운 세상에 계신 예수님을 이야기 하지 않았습니다. 가난하고, 외롭고, 병들어 있는 이들과 함께 하는 예수님을 노래했습니다. 힘들고 암울했던 시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 노래를 불렀고, 이 노래는 많은 신학과 교리보다 훨씬 강하게 예수님께서 왜 이 세상에 오셨는지를 알려 주었습니다.

요즘 가정 방문을 다니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생활할 수 있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경제적인 어려움, 육체적인 아픔, 가족과 헤어져서 사는 슬픔, 희망을 찾기에는 너무나 암담한 현실에 그늘진 이웃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그런 분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위로와 기쁨을 주기 위해서 오셨습니다. 함께 아파하고, 함께 울어 주기 위해서 오셨습니다.

성서는 병들고 가난하고, 슬퍼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예수님을 이야기 합니다. 죄를 지어서 얼굴을 들지 못하는 사람들, 갈 곳 없어서 헤매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예수님을 이야기 합니다. 오늘 우리가 축일로 지내는 ‘그리스도 왕’은 한 번도 화려한 궁전에서 살지 않았습니다. 군대도 없었고, 경호원도 없었고, 멋진 옷을 입지도 않았습니다. 세상의 기준에서 볼 때, 예수님은 ‘왕’이라고 말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예수님은 섬기는 왕이었고, 나누는 왕이었고, 남의 십자가를 지고 가는 왕이었고, 죽기까지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왕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삶은 세상이 원하는 왕을 생각하고, 예수님께 어울리지 않는 화려한 왕관을 씌우고, 예수님을 가난한 이와, 병든 이들과 멀어지게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니 우리들이 힘들고 지친 이웃들과 함께 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그런 것인지도 모릅니다.

키케로는 사람들의 여섯 가지 잘못을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첫째, 남을 깎아 내리면 자신이 올라간다고 착각하는 사람, 둘째, 어떤 일을 자신이 이울 수 없으니까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하는 사람, 셋째, 바꾸거나 고칠 수 없는 일로 걱정하는 사람, 넷째, 대중의 잘못된 편견을 생각 없이 따르는 사람, 다섯째, 생각의 발전과 진보를 무시하며 독서와 공부를 하지 않는 사람, 여섯째, 다른 사람에게 자기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라고 강요하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어쩌면 우리들의 생각과 우리들의 편견에 맞추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도 생각합니다.

오늘의 성서말씀은 ‘그리스도 왕’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잃어버린 양은 찾아내고 흩어진 양은 도로 데려오며, 부러진 양은 싸매 주고 아픈 것은 원기를 북돋아 주겠다.” 에제키엘 예언자는 자상하고 따뜻한 왕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가난하고, 굶주리고, 헐벗은 이들이 바로 왕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권세와 모든 권력과 권능을 파멸시키시고 나서 나라를 하느님 아버지께 넘겨 드리실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파멸되어야 하는 원수는 죽음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섬기는 왕이었던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셨던 예수님께서, 벗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셨던 예수님께서 죽음을 이긴 참된 왕이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국민 여동생 ‘문 근영’은 배우입니다. 연기를 잘하고, 깜찍한 외모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습니다. 요즘은 ‘바람의 화원’에서 남장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어린 여동생 같은 문 근영은 다른 일로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많은 기부를 하였기 때문입니다. 가장 많은 돈을 기부한 사람이 이름을 밝히지 않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문 근영이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한 40대의 아버지가 소아암으로 투병을 하는 어린 딸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고 합니다. 딸의 병도 걱정이지만, 엄청난 치료비 때문에 걱정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 어느 날 이름을 밝히지 않은 천사가 치료비 전액을 주고 갔다고 합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문 근영이었다고 합니다.

탤런트 권 오중 씨는 시간이 나면, 사회봉사 활동을 한다고 합니다. 화재로 엉망이 된 집을 찾아가서 벽지를 발라주고, 문을 새로 달아주고, 깨끗하게 수리해주는 권 오중 씨를 보니, 더욱 멋있어 보였습니다. 누군가를 도와주는 기쁨은 팬들의 박수를 받는 기쁨보다 더 크다며 활짝 웃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규제도 풀고, 종합 부동산세도 감면해서 경제를 살리는 것도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세상의 대통령은 그런 일을 해야 하고, 그런 일을 하라고 국민들이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도 왕의 관심은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공존의 그늘’을 생각했습니다. 그늘과 어둠을 밝게 비추는 빛이 되시기를 바랐습니다. 스스로 타서 재가 될지라도 하느님의 사랑과 하느님의 정의가 가득하기를 바랐습니다.

그리스도 왕 대축일입니다.
내가 따르는 그리스도 왕의 생애를 생각하면서 우리들 또한 그분께서 걸어가신 길을 따라가야 하겠습니다.

댓글 3

  • 2008년 11월 23일 오전 1:31

    세상에 살고 있지만 세상처럼 되지 말아야 한다는 글이 생각납니다. 신앙인은 더불어 살아야 하니까요~~

  • 2008년 11월 23일 오후 12:10

    아멘.

  • 2008년 11월 23일 오후 3:49

    가장작은 이에게 베푼 선행이 나에게 한것이다..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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