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동지입니다. 신학적으로 동지는 예수님의 탄생과 가까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탄생으로 밤은 짧아지고, 낮이 길어지는 것입니다. 낮은 빛이 밝혀 주는 시간입니다. 빛은 하느님의 때입니다. 예수님의 탄생으로 하느님의 때가 시작된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하지 때에는 세례자 요한의 탄생 축일이 있습니다. 낮이 가장 긴 날에 세례자 요한의 탄생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제 낮은 점점 짧아지고 밤이 길어지게 됩니다. 인간의 힘만으로는 어둠의 힘을 이겨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기에 세례자 요한은 주님의 길을 준비하는 예언자입니다. 동지와 하지를 통해서 교회는 예수님과 세례자 요한의 탄생의 의미를 설명하려고 하였습니다.
몇 년 전부터 이맘때면 뉴스에 나오는 동사무소가 있습니다. 전주에 있는 한 동사무소입니다. 누군가가 동사무소 앞에 상자를 갖다 놓고 전화를 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어김없이 그 상자에는 상당히 많은 액수의 현금이 들어있었습니다. 올해도 오천만원 가량의 현금을 상자에 넣어서 보내왔다고 합니다. 아무런 조건도 없이 그렇게 기부를 하였습니다.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서 쓰기를 바란다는 쪽지가 전부입니다.
본당의 성모동산을 꾸미면서 교우분들에게 함께 해 주실 것을 청하였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함께 해 주셨습니다. 저는 시흥 5동 본당에서 두 번 함께 하고자 하는 부탁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성당 입구의 성모상을 세울 때입니다. 한 자매님께서 성당 입구에 성모상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시면서 봉헌을 해 주셨습니다. 저는 그런 마음을 본당 교우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고 당시에도 넘치도록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또 한 번은 어르신들을 주일 미사에 모시기 위해서 승합차를 마련할 때입니다. 어르신들이 많이 사시는 14구역에서 봉헌을 해 주셨습니다. 저는 또 한 번 함께 하고 싶어서 승합차 마련에 함께 해 주시기를 부탁드렸습니다. 그때도 넘치도록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번에 성모동산도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아름답게 꾸밀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동산에 가로등을 달고, 십자가의 길도 조성하고, 꽃을 심을 것입니다.
세상이 각박해도, 경제가 어려워도 누군가를 도와주려는 분들이 있어서 세상은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 올 때 빈 몸으로 왔습니다. 또한 이 세상을 떠날 때도 빈 몸으로 갈 것입니다. 어떤 이들은 이런 진실을 알고 세상에서 얻은 것들을 세상을 위해서 나누면서 살아갑니다. 어떤 이들은 이런 간단한 진실을 알지 못하고 계속 모으려고만 합니다. 그래서 양심을 속이기도하고, 친구들의 아픔을 외면하기도 하고, 가족들과 담을 쌓기도 합니다.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님께서 ‘안전한 곳간이 어디 있을까!’라는 책을 쓰셨습니다. 가장 안전한 곳간은 하늘나라에 쌓은 것이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하늘나라의 곳간에는 우리들의 금은보석과 현금을 받지 않습니다. 우리들이 쌓아놓은 업적과 능력을 받지 않습니다. 하늘나라의 곳간에는 희생과 양보, 사랑과 나눔을 받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한나는 하늘나라의 곳간에 희생과 봉헌을 쌓았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얻은 아들 사무엘을 하느님께 봉헌하였습니다. 그 사무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하느님께로 이끌어 가는 위대한 지도자가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성모님도 같은 기도를 드렸습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며 내 마음 기뻐 뛰논다고 기도합니다. 그리고 주님을 찬송하고 기뻐할 일이 무엇인지 이야기 합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주고, 묶인 이를 풀어주고, 비천한 이들에게 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일은 성모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에 의해서 현실로 이루어졌습니다.
이제 성탄은 곧 다가옵니다. ‘우리는 하늘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이들에게 평화!’라고 노래를 합니다. 주님의 성탄이 모두에게 즐겁고, 평화롭고, 희망의 소식이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주님의 성탄은 ‘번뇌와 갈등, 욕망과 미움’의 고삐를 놓아 버리는 사람에게 기쁨이 되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