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세상을 바라보면 부정과 부패가 많은 것 같습니다. 벤츠를 얻어 탄 검사, 밥그릇만 챙기려는 국회의원, 공정한 선거를 방해하였던 국회의원 비서, 종교에 대해 불신을 야기한 종교인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진흙 속에서 연꽃이 피듯이 자신의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소방 공무원은 늘 화재의 현장에 있기 때문에 무척 위험한 직업입니다. 올해도 화재를 진압하고 사람을 구하는 과정에서 6명의 소방관이 순직했습니다. 지난주에도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2명의 소방관이 순직했습니다.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사랑하는 아내를 남겨두고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국립 현충원에 안장을 한다고 해도, 특진을 시켜주고, 보상을 해 준다고 해도 하나 밖에 없는 목숨은 다시 살릴 수 없습니다. 이렇게 우리 주변에는 자신의 직무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분들이, 하나밖에 없는 목숨까지 바치는 분들이 있습니다.
감전된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 사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있었습니다. 가까이 가면 본인도 감전될 위험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 다가갔고 그만 고압선은 경찰에게도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사람을 구하고 본인은 그 충격으로 순직하였습니다. 세상이 힘들고 어렵다고 해도 이렇게 타인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는 순직한 소방 공무원과 경찰을 보면서 저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과연 나는 그렇게 진흙 속에서 피는 꽃처럼 살고 있을까? 본당에는 홀로 사는 어른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은 추운 겨울인데도 냉골에서 지내곤 합니다. 몇 년째 아픈 몸으로 자리에 누워계신 분들이 있습니다. 봉성체라는 의무적인 방문 말고 나는 과연 그분들과 함께 하려고 했는가? 그분들은 말은 하지 않았어도 어쩌면 나에게 함께 하기를 바라는 신호를 보낸 것은 아닐까?
오늘 성서 말씀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말해 주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마음이 부서진 이들을 싸매어 주며,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갇힌 이들에게 석방을 선포하게 하셨다.” 오늘 이사야 예언자는 신앙인들이 살아가야 할 방향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지금 나에게 편한 길을 가는 것이 아닙니다. 나에게 이익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외로운 이들을 위로하고, 아픈 사람들을 치료해 주는 것이 신앙인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나는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 대로 ‘너희는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 하고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다.” 오늘 세례자 요한은 주님의 길을 준비한다고 말을 하였습니다. 비록 그 길이 험난하고, 비록 그 길에 장애물이 있어도 넘어가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그리고 세례자 요한은 겸손하게 말을 하였습니다.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악을 멀리하고 선을 행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
한 신학생이 제게 작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 친구는 청소년들이 지내는 사회복지 시설에서 봉사를 하였습니다. 그런 어느 날, 늘 남이 입던 옷을 입는 아이들 생각이 나서 보세 옷가게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그날 옷 가게에는 평소에 입고 싶었던 옷들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위해서 옷을 살까, 아니면 평소에 입고 싶었던 그 옷을 살까! 통장에는 200,000원 밖에 없었습니다. 큰맘을 먹고 아이들을 위해서 옷을 사서 사회복지 시설로 갔습니다. 아이들은 무척 좋아하였습니다. 그런데 시설에 계시는 수녀님께서 신학생에게 선물을 하나 준비하였습니다. 그것은 그토록 입고 싶었던 가벼운 패당 잠바였습니다. 기분이 좋아진 학생은 보세 옷가게를 다시 찾았습니다. 수첩을 놓고 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옷가게 사장님이 신학생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도 도움을 주고 싶다면서 아이들을 위한 옷과 양발을 한 보따리 주셨습니다.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던 학생은 그날 저녁에 본당 신부님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본당 신부님께서 성탄을 축하한다고 하시면서 봉투를 주셨습니다. 그런데 그 봉투에는 그날 자신이 사용한 금액인 200,000원이 들어 있었습니다. 저는 그 신학생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나눔은 결코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나눔은 보다 안전한 곳에 나의 것을 모아 놓은 것입니다.
돌아가신 김수환 추기경님께서도 좋아하셨고, 한동안 많은 사람들이 즐겨 불렀던 노래가 있습니다. 오늘은 그 노래를 함께 부르면서 강론을 마칠까 합니다.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할일이 또 하나 있지
바람 부는 벌판에 서 있어도 나는 외롭지 않아
그러나 솔잎하나 떨어지면 눈물 따라 흐르고
우리 타는 가슴 가슴마다 햇살은 다시 떠오르네.
아 영원히 변치 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리라
아아, 영원히 변치 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리라
아 아 라라 라라라 라라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