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짜기는 메워지고, 높은 산은 깎여져 평평해지리라!” 저는 이 성서의 말씀을 우리 성당에서 볼 수 있습니다. 지난 10월 달에 성모 동산의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주에 울타리가 다 쳐졌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아름다운 성모 동산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25일 예수 성탄 대축일에 아름다운 성모 동산 ‘축성식’을 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우리 삶의 깊은 골짜기를 메우고, 높은 산을 깎을 수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서울대교구는 2012년 교구 사목지침으로 ‘새로운 시대, 새로운 복음화’를 정하였습니다. 그리고 교구의 모든 사목 방향을 새로운 복음화에 따라서 정립하려 하고 있습니다. 본당 교육, 선교, 노인, 가정, 청소년, 사회사목의 분야에서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개념을 이해시키고 그에 따른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대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요? 그것은 과학의 발전과 산업의 발전에 따른 풍요의 시대를 말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상대적인 빈익빈, 부익부가 더 커지는 시대입니다. 과학, 경제, 자본의 시대에는 나눔, 희생, 사랑이 들, 어설 자리가 없어 보입니다. 공동체가 함께 모여 친교를 나누기 보다는 개인과 개인이 서로에게 벽을 쌓아 놓고 사는 세상입니다. 그러기에 풍요 속에도 고독과 아픔이 더 커가는 세상입니다. 이런 시대에 복음의 가치를 돌아보고, 주님께서 전해주신 기쁜 소식의 의미를 살아가는 것입니다. 새로운 복음화는 세상이 줄 수 없는 사랑, 평화, 기쁨을 살고 이웃에게 전해주는 것입니다.
오늘은 교구에서 정한 생명수호 주일입니다. 생명을 수호한다는 것은, 생명이 많은 위협을 받고 있다는 뜻입니다. 생명을 왜 수호해야 하는지 생각합니다. 생명은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왜 생명이 소중합니까! 사람의 생명은 한번만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생명은 거룩합니다. 왜 거룩한지 생각합니다. 생명은 하느님께로부터 왔기 때문입니다. 한번밖에 없는 생명, 소중한 생명이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에 교회는 생명수호 주일을 정하고, 생명이 소중하게 여겨지도록 노력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소중한 생명의 문화를 살려야 합니다. 생명의 문화는 바로 하느님께로부터 오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이 사람이 되신 ‘성탄’은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인간은 하느님을 닮은 모상으로서 존엄하고, 소중한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존재이고, 하느님의 선물로 이 세상에 왔지만, 하느님의 집인 천국으로 가는 존재임을 알아야 합니다.
어릴 때는 잘 모르지만, 우리는 자라면서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가난해서 늘 배고픈 사람, 장애를 지니고 태어나 마음이 아픈 사람, 사고로 다친 사람, 부모가 일찍 돌아가신 사람이 있었습니다. 공부를 잘 하는 학생, 아무리 노력을 해도 공부가 힘든 학생, 풍족하고 넉넉하게 사는 학생, 어려서부터 신문을 돌려야 하는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얼굴이 잘 생기고, 건강한 학생, 키가 작고 운동을 잘 못하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꽃밭에 많은 꽃들이 있듯이, 우리가 사는 세상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환경에 따라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햇빛을 보지 못하는 꽃은 시들듯이, 물이 부족한 식물들이 메말라가듯이, 우리 주변에는 그늘 속에서 살아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날씨는 추워지는데 노숙자들은 늘어간다고 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인데 직장을 잃어버린 사람들도 늘어난다고 합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불법체류를 한다는 이유로 정당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물질적으로는 넉넉하지만 영적으로 메말라서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도 있습니다. 삶의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죽는 사람, 너무 힘들어서 죽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이,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이 삶의 의미를 찾고, 세상사는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꿈을 꾸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늘 성서 말씀은 꿈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례자 요한처럼 그런 꿈을 실천하는 사람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꽃동네, 작은 예수회, 요셉의원, 나환자 마을, 미혼모를 위한 쉼터와 같은 곳은 그런 꿈을 온 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 베드로 사도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말해 주고 있습니다. “주님께는 하루가 천 년 같고, 천 년이 하루 같습니다. 어떤 이들은 미루신다고 생각하지만 주님께서는 약속을 미루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여러분을 위하여 참고 기다리시는 것입니다. 거룩하고 신심 깊은 생활을 하면서, 하느님의 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그날을 앞당기도록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은 이러한 것들을 기다리고 있으니, 티 없고 흠 없는 사람으로 평화로이 그분 앞에 나설 수 있도록 애쓰십시오.”
시인 안도현은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해야 할 일이 무언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는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
사회의 그늘에 있는 사람들,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 감옥에 갇혀있는 사람들, 외국인 노동자들, 누군가가 도와주어야만 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 위로를 받고, 희망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신앙인의 자세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리들 모두가 하느님을 닮은 소중한 모상이라는 것을 생각하며, 모든 이들이 하느님의 축복을 받아 참된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