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전야미사를 주례했다.
그런데 그 시간까지 얼마나 난처했는지 모른다.
사람이 자신의 자리를 제대로 찾지 못하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하 신부님 방에서 저녁을 먹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미사 시간이 다가 오자 한 사람 한 사람씩 하 신부님을 보러 오는 것이었다.
그런데 오시는 분마다 나를 보자 모두 어색한 표정을 지으시는 것이었다.
하 신부님도 미안한 모습이었다.
오시는 분마다 성탄의 기쁨을 나누기 위해 오시는데,
내가 있어 불편한 자리가 되는 구나...하는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필라델피아에 계시는 분들은 내가 워싱턴으로 미사를 하러 간 줄 아셨던 것이다.
나를 보시는 분마다 나에게는 "성탄을 축하드립니다"라는 인사 대신....
"죄송합니다..." 라고 인사를 하시는 것이었다.
참으로 난처했다.
나로 인해 저분들의 마음이 무거워 지는 것은 아닌지...하는 걱정도 생겼다.
사람은 진정 자신의 자리가 어디인지 잘 알고 있어야 하겠다....
그리고 그 자리를 잘 지키고 있는 방법도 알아야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