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처함

김재화

2004. 12. 26. 오전 12:19:54

성탄 전야미사를 주례했다.

 

그런데 그 시간까지 얼마나 난처했는지 모른다.

 

사람이 자신의 자리를 제대로 찾지 못하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하 신부님 방에서 저녁을 먹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미사 시간이 다가 오자 한 사람 한 사람씩 하 신부님을 보러 오는 것이었다.

 

그런데 오시는 분마다 나를 보자 모두 어색한 표정을 지으시는 것이었다.

 

하 신부님도 미안한 모습이었다.

 

오시는 분마다 성탄의 기쁨을 나누기 위해 오시는데, 

 

내가 있어 불편한 자리가 되는 구나...하는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필라델피아에 계시는 분들은 내가 워싱턴으로 미사를 하러 간 줄 아셨던 것이다.

 

나를 보시는 분마다 나에게는 "성탄을 축하드립니다"라는 인사 대신....

 

"죄송합니다..." 라고 인사를 하시는 것이었다.

 

참으로 난처했다.

 

나로 인해 저분들의 마음이 무거워 지는 것은 아닌지...하는 걱정도 생겼다.

 

 

사람은 진정 자신의 자리가 어디인지 잘 알고 있어야 하겠다....

 

그리고 그 자리를 잘 지키고 있는 방법도 알아야 하겠다.

 

 

댓글 5

  • 2025년 12월 25일 오후 4:43

    난처해 하시면서도 신자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시며 걱정해 주시는 신부님의 따뜻한 마음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사람들을 섬기는 종의 자세로 살아가도록 할께요

  • 2025년 12월 25일 오후 6:58

    의도하지 않은 상황의 곤란함에서 상대를 배려하시는 신부님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자신의 자리를 잘 알고 지키는 것 또한 염두에 두어야 겠네요.요

  • 2025년 12월 26일 오후 1:24

    불편한자리 의도하지 않아도 있을수 있는데 참 지혜롭게하셨네요 신자들의 마음까지 헤아리시면서 감사합니다.

  • 2025년 12월 29일 오후 4:48

    신부님의 배려의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신 신부님의 모습에 존경을 표합니다.

  • 2026년 1월 7일 오전 7:00

    그날 그 자리 하느님의 일을 하시는데도 낮가림들이 심하셨네요. 낮가림 그것이 참 어렵고 불편하거든요, 선뜻 나를 내 주지 못해고 어리버리하고 있었던 나 자신을 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