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버리고 온전히 주님을 따른다는 것.... 이 말씀을 들으면, 내 삶을 채찍질 하게 되고, 내 삶을 돌아보게 된다. 하지만 왠지 내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 내 삶이 계속 부족해 보이기만 한다. 또한 내가 다 하고 최선의 삶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아주 사소한 것에까지 신경을 쓰게 된다. 그리고 나처럼 살지 않는 속편한 다른 사람들을 비판하고, 그들의 게으름을 하나의 질병을 쳐다보듯이 한다. 그러면서 더욱 스스로를 채찍질 한다.
나는 내 사제의 삶을 시작하면서 이렇게 완벽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을 했다. 그리고 주님께서 바라시는 데로 세상의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만을 따르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을 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을 철저히 하려고 하면 할수록 내 안에 생기는 괴리감을 맛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이런 글을 읽었다.
장자의 “그림자 도망치기”라는. 그 글에는 한 사람이 나온다. 그는 자신의 그림자를 두려워하고 자신의 발자국 소리를 싫어한 나머지 그것을 떨쳐버리기로 결심한다.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방법은 그것들로부터 도망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가 발을 내디뎌 달리면 달리수록 새로운 발자국 소리가 늘어만 가고 그의 그림자 역시 조금도 어려움 없이 그를 따라왔다. 그는 이 모든 재난이 아직 자기의 달리는 속도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잠시도 멈추지 않고 더욱 빠르게 달렸다. 그리하여 마침내 힘이 다해 쓰러져 죽고 말았다. 그는 이것을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만일 그가 단순히 그늘 속으로 걸어 들어갔어도 그의 그림자는 사라졌을 것이다. 그가 자리에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그의 발자국 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세상의 모든 것을 버리라는 말씀은 그저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의 포기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온전히 당신 안에 녹아 들어오길 바라시는 것이다. 내가 내 의지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는 완벽주의가 아니라, 부족하더라도 내 자신이 주님의 삶을 내 주위에 실천하는 것이다.
내가 오늘을 그렇게 살고 있지 못하다면, 또 내 자신이 나 스스로의 의지를 주님보다 앞세우고 있다면, 아직도 주님께 가야할 길이 멀었구나 하는 반성과 함께, 내 주위에 나로 인해 상처를 받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돌아보아야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