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4주 강론

김재화

2004. 12. 18. 오전 7:14:23

 

이 번 주일은 예수님의 아버지 요셉에 대한 복음이다.

 

요셉은 무척이나 고지식한 사람이었다.

 

한번 옳다고 생각한 일은 절대로 수정하지 않는 사람...

 

그런 그였기에 풍습에 어긋난 일을 한 마리아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마리아가 진실을 이야기 했지만, 그는 율법에서 명한 것을 따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천사가 나타나 요셉이 해야 할 일을 가르쳐 주었을 때,

 

요셉은 하느님의 말씀을 마음에 담고, 그 뜻을 따랐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죽을 때까지 하느님의 말씀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그는 오직 하나의 길 밖에는 모르는 고지식한 사람이었다.

 

 

난 요셉을 묵상할 때면 아버지가 생각이 난다.

 

나의 아버지 또한 무척이나 고지식한 분이었기때문일 것이다.

 

나의 아버지는 그렇게 신앙이 강하신 분은 아니었다.

 

당신 스스로를 믿고, 인간적인 관계를 무척이나 중요시 하는 분이었다.

 

나의 아버지는 당신의 군복이 구겨지신다는 이유 때문에 어린 아들을 제대로 안아주시지 못한 분이다.

 

그런 아버지가 언제부터인지 당신의 고지식함을 버리고,

 

당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버리고 주님께 의지하시는 분이 되었다.

 

아마 그것은 아버지께서 당신의 인간적인 한계를  체험하시고 나서부터 변하셨다.

 

 

난 아버지께서 항상 강하신 분이라고 생각을 했다.

 

이 세상의 모든 아들들이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듯이 말이다.

 

그런 아버지가 언제부터인지 아들인 내 눈에 강함보다는 자상함이 더 많은 분으로 비치기 시작했다.

 

군을 제대하시고, 개인적으로 무엇인가를 해 보시려고 하셨던 아버지는 많은 어려움을 겪으셨던 것 같다.

 

하지만 아버지는 한 번도 그 어려움을 우리에게 표현하지 않으셨다.

 

그렇지만 난 그렇게 어리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아버지의 마음을 알아버렸으니 말이다.

 

아버지에게 무엇인가 힘이 되어 드리고 싶었다.

 

어린 내가 할 일은 공부 밖에 없다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조그마한 기쁨을 드릴 수 있었던 것 같다.

 

난 중학교를 졸업하던 날 아버지께서 전화기를 들고 이곳 저곳에 전화를 하시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1년 우등상을 받으면서 졸업하는 아들을 자랑하기 위해서 말이다.

 

난 아버지의 기뻐하시던 모습이 너무나 좋았다.

 

아버지는 내가 아버지의 못 이룬 꿈을 이루어 주시길 바라셨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아버지의 뜻을 이루는 것과는 너무나 먼길을 지금 가고 있다.

 

내가 신학교를 가는 순간 어쩌면 아버지는 그 기대를 버리셨는지도 모른다.

 

신부가 되어서 가끔 아버지를 뵐 때마다 예전의 강함을 지니신 아버지를 떠 올린다.

 

이제는 아버지의 모습에는 인자함만이 남아 있기 때문에.

 

아버지를 처음 만나는 그 누구도 아버지가 군인이셨다는 것을 믿지 못할 것이다.

 

 

난 이런 생각을 해 본다.

 

아버지께서는 당신이 힘들고 어려우실 때

 

당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아들에게 기대를 갖는 순간 아버지는 강함을 잃어버리셨구나....

 

아들들을 위해 기도하게 되시고,

 

아들들을 위해 일하시게 되시면서

 

아버지는 아버지 자신을 버리게 되셨던 것은 아닐까 하는....

 

 

요셉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한 남자로서,

 

한 이스라엘인으로 남아 있을 때에는 받아들이지 못했던 현실들...

 

하지만 하느님의 아들로 서는 순간 그는 아버지의 뜻을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을 버리는 순간 그는 이 세상의 메시아를 아들로 두는 아버지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대림의 마지막 주일.

 

내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편견이나, 아집, 고지식함을 버리고 사랑으로 태어나는 사람이 되기를 기도한다.

 

아버지 감사합니다.

 

 

 

댓글 10

  • 2004년 12월 18일 오전 10:51

    오늘도 아집과 편견을 버리고 제게 주어지는 모든것들을 기쁘게 받아들이며 살도록 해보겠읍니다, 신부님의 부모님들은 정말 행복하시겠어요. 부러워요.

  • 2004년 12월 18일 오후 4:35

    신부님의 부모님은 차~암 흐믓하시겠어요. 효자님이 계셔서,특히 신부님 아버지,

  • 2004년 12월 24일 오후 6:53

    강하심뒤에는 더 마음이 약하시담니다.표현만 안 할뿐 그래서 더 외로우실수도 잘 해드리세요.마음속에는 늘 신부님생각만 하실겁니다 감사 잊지마시구요

  • 2025년 12월 21일 오전 10:41

    2025년 12월 21일 대림4주일 요셉아버지께 깊은 감사를 드린 주일. 성모님과 예수님을 우리가 모시고 살 수 있도록 해주신 요셉 아버지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2025년 12월 21일 오후 2:23

    요셉아버지의 강직함에도 하느님의 뜻을 따라사셨기에 저희가 지금 예수님을 모시는 영광을 받고있습니다. 지켜주시고 보호해주셔서 감살합니다.성가정이시여

  • 2025년 12월 21일 오후 2:50

    요셉 성인을 묵상하시면서 신부님의 아버지를 떠올리시며 그 사랑을 깨달았던 시절을 떠올리시는 신부님을 보며 신부님의 효심이 보입니다. 신부님도 하느님의 아들로서 사시는것이아버지의 뜻

  • 2025년 12월 21일 오후 2:51

    을 사시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그런 신부님 이 고맙고 감사합니다.

  • 2025년 12월 21일 오후 7:20

    대림 4주일 요셉성인을 묵상하시며 아버지를 바라보시는 신부님의 시선 따스함과 사랑이 느껴져 가슴이 따뜻해짐을 고맙습니다.신부님!

  • 2026년 1월 3일 오전 6:28

    고맙습니다. 자녀들이 부모의 마음과 그 사랑을 아는 자녀들이 얼마나 될까요. 스스로 성장한 줄 알고 자기가 잘났다고 생각하며 사는 세상의 자녀들이 대부분인 것같은데

  • 2026년 1월 3일 오전 6:31

    훌륭하십니다. 신부님. 요셉 아버지의 묵상 속에서 깊은 말씀을 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내 뜻이 아닌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따르는" 나 .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