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아프고,
몸이 으실으실하고,
머리가 띵하고,
코가 막힌다.
감기가 왔다.
매년 나에게 다가오는 감기...
만나고 싶지 않은 상대다.
아마 이번 피정의 댓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피정 마지막 날,
많은 사람은 성모님이 발현하신다는 성전 안에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성전은 그 많은 사람을 다 수용할 수 없었다.
많은 신자분들이 나를 위해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또한 성모님을 직접 뵌다는 분이 나를 초대하기까지 해 주었다.
나에게 커다란 은총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지만 나에게 주어지는 특권을 그냥 받아들일 수만은 없었다.
그래서 정중히 거절하였다.
그리고 난 성전을 나왔다.
바깥의 추위에서 떨고 있는 많은 신자분들을 보면서
그들과 동참하는 것이 왠지 더 하느님 보시기에 합당할 것 같아서...
두 시간 가량을 추위에서 떨었다.
그리고 기도했다.
주님,
저 안에서 당신의 은총을 간절히 바라는 이들의 마음을 저버리지 마십시오...
몸이 점점 차가와짐을 느꼈다.
그리고 나에게 주어졌던 많은 신자들의 배려를 받아들일걸 하는 후회도 일었다.
희생이란 것은 그 만큼의 은총을 가져다 준다고 했던가...
나에게 주어진 은총은 바로 감기다.
늘 건강함이 주어져 있기에 아픈 사람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는 나.
이런 나에게 주님은 아픈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시간을 내려 주신다.
누군가를 이해 할 수 있는 사랑의 깊이가 깊어진다.
그래도 몸이 빨리 낳기를 바란다.
신자들을 위해 가장 바쁜 이 시간,
신자들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아야 하겠다는 생각에.
주님의 은총에 우리 모두 감사 드리는 시간이 되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