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김재화

2004. 12. 10. 오전 6:11:56

치매 병동을 다녀 왔다.

 

모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의자에 앉아서 무엇인가를 하고 계셨다.

 

한 할머니는 하루 종일 옷을 접는다.

 

또 다른 할머니는 그 행동을 보고 있다.

 

한 할머니는 병 뚜껑과 병을 맞추는 행동을 계속하신다.

 

다른 할머니는 그 행동을 지켜 본다.

 

한 할머니는 팽이 비슷한 것을 돌린다.

 

다른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그 팽이가 도는 것을 지켜 본다.

 

모두가 비슷한 행동을 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

 

내가 만난 할머니는 23년생이시다.

 

미국에 오신지 오래 되셨다.

 

자녀분들도 참으로 많으시다고 한다.

 

하지만 할머니는 자신의 나이를 모르신다.

 

그리고 미국에 오신지 얼마 되시지 않으시다고 말씀하신다.

 

물론 자녀도 딸만 하나 있으시다고 하신다.

 

영어를 못하시는 할머니가 다른 분들과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했다.

 

할머니는 그냥 그들이 하는 행동을 지켜 본다고 하신다.

 

그리고 레크레이션 시간에 하는 재미있는 것들로 시간을 보내신다고...

 

영성체를 해 드리고 나오는데,

 

할머니는 무엇하나 주지 못해 섭섭해 하셨다.

 

미국에 있어도 할머니는 한국 할머니시다.

 

늘 무엇인가를 주지 못해 섭섭해 하시는 전형적인 한국의 할머니...

 

치매에 걸려 모든 것을 잃어버려도 이렇게 자신의 민족성은 간직하고 마는 것이지...?

 

내가 태어난 한국.

 

한국이 그립다.

 

 

댓글 10

  • 2004년 12월 10일 오후 6:16

    힘든곳을 방문하셨군요,마음이 많이 아프시겠어요,그런환자들을 시간의 저편이라고 부르죠,신부님 강해지세요.

  • 2004년 12월 12일 오후 8:11

    활동많이 하시네요.반갑습니다.어려운 이웃을 볼줄아는사제.아파하는 시제.신부님 물가에 내놓은것 같았는데 이제는 든든합니다.어느한쪽으로치우차자마시고 모든이들을 포용하시는 사제이시기를

  • 2004년 12월 12일 오후 8:19

    신부님 향수병 아직도 덜 낳았습니까.

  • 2025년 12월 17일 오후 3:50

    신부님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셨을까요. 할머니할아버지들의 삶이 느껴집니다.저도외국인들을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봐야겠습니다.

  • 2025년 12월 17일 오후 6:35

    할머니 할아버지를 보면서 한국이 그립다 하시는 신분님의 마음은 한국 부모님을 생각하셨을 것같아요. 그리고 그분들을 보면서 마음아파하시는 신부님의 따뜻한 마음을 보면서 저의 마음

  • 2025년 12월 17일 오후 6:39

    또한 한국에 살고 있음을 고맙게 생각하며 살겠습니다.

  • 2025년 12월 17일 오후 7:00

    저도 이제 치매 병동의 노인들을 보며 제 앞날을 생각하게 되는 나이가 되었네요. 기억을 놓지 않고 살다 가기를 바라는 마음, 또 자녀들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지 싶지 않다는 마음입니

  • 2025년 12월 17일 오후 7:51

    신부님의 따뜻한 시선이 마음을 따뜻하게 하네요. 저 또한 언제 가지 제 기억을 놓치지 않고 살런지 마음 쓰입니다. 자식들 힘들지 않게 살다 가고 싶은 바램입니다.

  • 2025년 12월 30일 오전 7:01

    어제 신부님이 집에 오셨다. 이런 이냐기 저런 이야기 하다가 엄마가 78세라네 언제 주어먹었을까 나는 먹은 기억이 없는데 남들이 나보고 78세 노인이라고 부른다오. 하며 우리는 웃

  • 2025년 12월 30일 오전 7:02

    었다. 그런데 오늘 신부님 말씀을 듣고 보니 건강하게 살아왔구나 신부님의 기도 은총으로, 얼마나 많은 기도를 하고 계실까 모두들을 위하여 건강들 하게 하주시라고! 감사합니다. 항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