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자 교리의 할아버지

김재화

2004. 11. 26. 오전 2:58:11

예비자 교리를 하는 할아버지 한분이 계신다.

 

그 할아버지는 늘 무엇이 불만이신지 팔장을 끼시고 음음음 하며 계신다.

 

함께 온 며느리도 무엇이가 냉담한 표정을 지으며 교리를 듣는다.

 

난 속으로 생각했다.

 

"저 분들은 신앙을 갖기 위해 교리를 오신 것이 아니라,

 

신앙을 가질 것인지 말 것인지 판단을 하기 위해 오신 분이군."

 

다른 분들은 정말로 열심히 하신다.

 

신앙이라는 것에 익숙하지 못해 조금이라도 노력하는 모습을 가지려고 말이다.

 

저번주에 숙제를 내 드렸다.

 

그 동안 배운 교리 지식을 바탕으로 "교회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에 대해 생각해 오는 것이었다.

 

어제 시작 기도를 하고 예비자분들 한분한분에게 물었다.

 

많은 분들이 착실하게 지난 주에 내가 해준 교리를 대답하셨다.

 

그 며느리 예비자분도 착실하게 준비를 해 오셨다.

 

내가 생각한 것과는 달리 교회에 대해 긍정적이고, 매달리는 마음을 보여 주었다.

 

삶의 노고를 교회 안에서 해소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었던 것이다.

 

모든 분들에게 숙제를 듣고, 난 할아버지를 향해 질문을 드렸다.

 

그 때 마음이 조금은 불편했다.

 

할아버지에게 실수가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에서...

 

하지만 할아버지는 그 어떤 분보다 명확하게 교회에 대해 답을 주셨다.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정확히는 쓸 수 없음...머리의 한계 때문에)

 

"교회는 이 세상을 창조한 하느님이 계시는 곳이.

 

그래서 힘들게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하느님께 의지하기 위해 오는 곳이.

 

그렇게 모인 사람들이 제사도 드리, 서로 힘든 것을 나누기도 하면,

 

마지막 날 하느님이 약속하신 , 그 어디냐 그 곳이....(내가 말씀드린다. 하느님 나라)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공동체.

 

나도 그 곳에 가려고 여기에 온 것이."

 

할아버지는 이렇게 마지막 단어에 힘을 주시면서당신이 생각하시는 교회에 대해 답을 주셨다.

 

난 그 할아버지에게 죄송한 마음을 가졌다.

 

연세때문에 다른 젊은 이들처럼 머리로 교리를 다 받아들일수는 없으셔서,

 

스스로가 얼마나 힘드셨을까를 생각하면서...

 

신앙을 갖고자 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다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마음이 열릴때까지 말할 수 없겠지만...

 

모든 사제에게 주어진 숙제는 교리를 가르치는 것 보다도

 

아직 열리지 않은 그 분들의 마음의 문을 열어주는 것이리라....

 

앞으로 잘 하자....화이팅/

 

 

댓글 10

  • 2004년 11월 26일 오후 12:31

    신부님이라면 닫혀진 그 마음의 문... 활짝 열어드릴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신부님, 힘내세요!!!

  • 2004년 11월 26일 오후 2:08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셔서 잘 다독거려 주시는 신부님 마음은 추운 겨울 날 따뜻한 구들장 같으세요.포근한 아버지 되세요.

  • 2004년 11월 26일 오후 4:33

    신부님은 사람들 마음의 병도 고쳐주시는것 같군요.역시 음~~~

  • 2025년 12월 9일 오전 9:47

    열과 성을 다하여 열정적으로 가르치신 보람이 있으셨네요. 할아버지의 답변에서 신부님의 가르치심이 얼마나 명쾌하고 자상했는지 알 수 있어요. 신부님! 항상 거룩한 사제 따뜻한 사제

  • 2025년 12월 9일 오전 9:48

    되시길 마음모아 기도드립니다.

  • 2025년 12월 9일 오전 10:07

    명쾌하게답변하시는 할아버지모습도 아름답고 그렇게 되시기까지 가르쳐주신 신부님도 대단하세요신부님의 따뜻한마음이 행복하게합니다.고맙습니다.

  • 2025년 12월 9일 오후 7:54

    모든 사제에게 주어진 숙제는 교리를 가르치는 것보다 그분들의 마음을 열어드리는 것 공감합니다. 마음의 문이 열리면 모든일에 긍정적이지만 얼마나 힘든일을 하고 계시는지 신부님 응원

  • 2025년 12월 9일 오후 7:56

    기도 올립니다. 틀에 넣지않는 신부님 고맙습니다..

  • 2025년 12월 9일 오후 8:28

    신부님의 교리 가르침이 할아버지의 마음에 들어오셨다는 것이 보여집니다. 신부님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응원합니다. 거룩하고 따뜻한 사제되시길 .....

  • 2025년 12월 19일 오전 6:52

    교회는 이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이 계시는 곳이야! 나도 그곳에 가려고 여기 온 것이야! 멋쟁이 형제님이셨네요, 지금은 아버지 품안에서 여원한 행복을 누리시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