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모가 된 주임신부...

김재화

2004. 11. 23. 오후 11:25:03

한국에서 델라웨어라는 곳으로 새 신부님이 오셨다.

 

그 곳의 신자들은 신부님이 새로 오시기를 위해 몇달을 기도했다.

 

그 동안 난 그 곳에서 미사를 드려 주었다.

 

어제 새로 오신 신부님을 만나기 위해 델라웨어에 갔다.

 

신부님은 상견례를 하기 위해 오는 신부님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고 계셨다.

 

모두 4명의 신부님들이 모였다.

 

그 중의 한 신부님이 식사를 준비하는 신부님에게 농담을 던졌다.

 

"서울에서는 잘 나가셨던 신부님이 해 주는 밥은 맛이 있나?"

 

미국에 있는 한국 신부님들은 대부분이 스스로가 밥을 해 먹는다.

 

이제 그 생활에 익숙해져 있는 신부님들은 새로온 신출나기 신부님을 놀려 먹는 재미에 신이 났다.

 

이 신부님이 한 마디, 저 신부님이 한 마디...

 

새로오신 신부님은 정신이 없는 상황이라 놀려도 놀림인지를 모른다.

 

모두가 처음 왔을 때 자신의 모습임을 생각하며 얼굴에 미소를 띄운다.

 

미국의 삶을 시작하려면 자신이 살아왔던 터전과 담을 쌓아야 한다.

 

과거에 매여 있으면 현재를 살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그 담을 쌓는 것이 참으로 오래 걸린다.

 

과거의 추억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아름다운 추억들은 문득문득 진한 향수병을 앓게 한다....

 

가슴앓이가 이렇게 커다란 것이구나 하는 것을 겪지 않고는 알수 없다.

 

아직은 나 자신도 그렇게 문든문득 찾아오는 향수를 가슴에만 담으려고 노력한다.

 

터져 나올 듯한 그 아픔이 바깥으로 나오면 겉잡을 수 없을 것 같기에...

 

지금은 정신 없이 바뀐 삶에 어리둥절한 신부님...

 

그렇지만 또 조금 시간이 지나 자신을 보게 되는 순간,

 

신부님은 이런 가슴아린 병에 시달릴 것이다....

 

그 날 또 만나서

 

우리는 그 신부님을 놀릴 것이다....자신의 모습과 닮은 그 신부를....

댓글 7

  • 2025년 12월 7일 오전 11:16

    살던 곳을 떠나 이주를 해도 갖은 어려움이 많은데 하물며 내나라를 떠나 타국에서의 삶은 더 힘들고 어려우실텐데 식사까지 손수 해결하셔야 하시는 사제님들의 삶은 얼마나 힘드실까요.

  • 2025년 12월 7일 오전 11:18

    다 이겨내시고 우리 곁에 오신 우리 신부님 고맙습니다.

  • 2025년 12월 7일 오후 12:00

    타국에서의 사제생활을 잘 이겨내시고 외로움도 겪어내신 신부님께 위로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 곁에서 든든하게 살아가시는 신부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2025년 12월 7일 오후 1:18

    힘든시기 잘 견디어 내시고 꿋꿋하게 살아내신 우리 신부님 신부님들의 삶이 쉽지만은 않기에 기도와 감사를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2025년 12월 8일 오후 7:57

    살림의 어려움까지 직접 겪어 내신 신부님 후배를 바라보는 시선이 참 따뜻함으로 오네요 그 모든 힘듬을 겪어내시어 더 따뜻한 공감능력으로 다가와 감사드립니다..

  • 2025년 12월 17일 오전 6:48

    내 땅에서 이사하는것도 무척이나 힘이들고 고달픈데 타국에서 사람들과의 새 생활을 하시는 신부님들 존경합니다. 향수병 그리움 못견디게 쓸쓸함, 이모든것을 이겨내시고 중년이 되셔서

  • 2025년 12월 17일 오전 6:49

    중우하시고 정의로우신 사제가 되어 가심에 감사올립니다.아름다운 추억 많이 쌓으시고 훗날 노인되시면 즐기소서. 순간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