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형제이며, 내 어머니이냐?

김재화

2004. 11. 22. 오전 10:52:38

예수님께서 많은 군중과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어머니와 형제들이 왔다는 이야기를 들으시고 말씀하신다.

 

"누가 내 어머니이며, 내 형제들인가? 내 이야기를 듣고, 실천하는 사람이 내 형제들이다."

 

이 말씀이 참으로 깊이 와 닿는 주일이었다.

 

그리스도왕 대축일.

 

가장 높으신 분이 가장 낮은 존재로 이 세상에 오셔서,

 

가장 비참한 모습으로 인간의 구원을 위해 목숨을 내어 놓으셨다.

 

높은 자가 되기 위해서는 낮은 자리에 앉도록 이야기하신 예수님은

 

당신이 직접 몸소 우리에게 이 진리를 보여주신다.

 

모욕과 인간적인 욕심이 자리하는 가운데,

 

예수님은 그런 인간들을 위해 침묵속에 당신 아버지의 뜻을 따라 가신다.

 

평신도 사제직을 살아가건, 사도직을 받아 살아가건

 

우리에게는 이 겸손의 모습이 늘 우리 안에서 우러나와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번 주일에 아주 속상한 일이 있었다.

 

워싱턴에는 미국에서 서품을 받으신 한국 신부님이 계신다.

 

무척이나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신부님이 계시는 곳에서 피정이 있었다.

 

이국에서 겪는 영적인 허기를 체우기 위해 참으로 많이 참석하셨다.

 

점심시간이 되어 모두들 도시락을 받아 삼삼오오 넉넉치 않은 공간을 체워 앉았다.

 

이곳 저곳에서는 웃음이 퍼져 나왔다.

 

그런데 무슨 일이 있어 난 사제관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 곳에서 난 무척 당혹스러운 모습을 보게 되었다.

 

신부님의 모든 가족이 식당에서 음식을 차려 놓고 편안하게 식사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었다.

 

사제의 가족이라면 사제를 가장 아끼고 걱정해 주어야 할 사람들이 아닌가 말이다.

 

그런데 오히려 사제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 나를 화나게 했다.

 

신자들에게 피혜를 줄까봐 어머니를 신자들과 만나지도 못하게 하는 하신부님의 모습과 대조가 되었다.

 

사제의 길은 영광의 길이 아니다.

 

세상은 사제들에게 많은 기대를 갖고 존경을 보낸다.

 

그 존경은 영광으로 체워지는 것이 아니라, 겸손과 미덕으로 체워지는 것임을 사제들은 잘 알고 있다.

 

예수님의 길을 따라 걷는 사제가 예수님과 정 반대의 행동을 한다면 어떻게 예수님의 사제일 수 있겠는가?

 

그리스도 왕 대축일....

 

오늘 미사 중에 신자들에게 "님쓰신 가시관"이라는 노래를 불러 드렸다.

 

그 가사의 마지막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먼 훗날 당신 앞에 나설때 나를 안아주소서....

 

우리 모두 예수님의 품에 안길 수 있는 존재로 살아갔으면 한다.....

 

 

 

 

댓글 7

  • 2025년 12월 6일 오후 1:42

    하느님이신 예수님은 오직 하느님 아버지의 뜻만을 이루시려고 온 생애를 다 바치셔서 우리를 구원의 길로 이끌어 주심에 감사와 찬미와 경배를 드립니다.우리 신부님 거룩한 사제로 살아

  • 2025년 12월 6일 오후 1:43

    주셔서 고맙습니다.

  • 2025년 12월 6일 오후 2:09

    예수님은 이세상에서 하느님뜻만을 사신분그어떤것에도 흔딜없이 사신분 우리신부님도 예수님의 뜻을 사신예수님이시어라.

  • 2025년 12월 7일 오전 11:57

    신부님의 글을 보며 참으로 예수님을 닮은 사제로 살고 계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저희도 예수님품에 안길 수 있는 존재로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

  • 2025년 12월 7일 오후 4:35

    우리 모두 예수님의 품에 안길 수 있는 존재로 살아가길 원하면서 낮아짐과 힘듬을 싫어하는 모순된 모습을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예수님의 삶을 항상 품고사시는 신부님 고맙습니다. 존경

  • 2025년 12월 16일 오전 6:46

    먼 훗날 당신 앞에 나설 때 나를 안아 주소서. 그때 내가 젊었을 때에 나도 많이 불렀던 성가인데 지금은 먼 훗날이 아니라 오늘도 잘 살아

  • 2025년 12월 16일 오전 6:47

    예수님 품에 안길 수 있도록 준비하는 나이가 되었네요. 신부님도 거룩한 예수님이 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