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형제 이야기.

김재화

2004. 11. 18. 오전 1:59:24

미국은 참으로 좋은 나라다.

 

너무나 복을 많이 받은 나라다.

 

그래서 때로는 나에게 화를 나게 한다.

 

"불공평"이라는 낱말을 떠 오르게 하면서...

 

그런데 이런 풍요롭고 좋은 나라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에게는 많은 어려움들이 있다.

 

풍요로움을 절제하지 못하고,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잃어버릴 기회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매를 들었다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접근명령을 받은 아버지는 한국으로 떠났다.

 

어머니 혼자 아이들을 키웠다.

 

어머니는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주었다.

 

아이들은 잘 자라 주었다, 십대까지는...

 

첫째는 아무런 문제 없이 커서 군대도 갔다.

 

이라크에서 군생활을 하면서도 어머니에게 거의 매일 편지를 썼다.

 

어머니의 마음에 위안을 드리기 위해서...

 

그런데 어머니의 마음은 전쟁에 가 있는 첫째가 아닌 둘째에게 다 가 있었다.

 

둘째는 십대가 되면서 항상 주위의 집중을 끌었다.

 

툭하면 감정싸움을 하고, 주먹질도 하고, 술을 먹기 시작하고, 마약도 손을 댔다.

 

어머니는 그런 아들이 겁이나, 뭐라고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런 둘째가 어렵게, 아주 어렵게 대학을 갔다.

 

어머니는 조금 마음을 놓았다.

 

이제 조금은 변하겠지라는 생각과 함께...

 

그러나 아들은 어머니의 품을 떠나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더 엉망이 되어갔다.

 

어머니는 가끔씩 병원에서 전화가 올때마다 가슴이 철렁했다.

 

아들이 정신치료를 필요로 할 정도로 몸이 망가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들이 치명적인 사고를 당했다.

 

얼마전 싸움을 하고 기숙사에서 쫓겨나 집에 와 있으면서

 

고통을 잊는다고 또 마약을 하고, 술을 마신 것이다....어머니가 없는 동안...

 

아무도 몰랐다... 그 아이가 그렇게 잠들었는지...

 

그 아이의 폐로 이물질이 들어갔다.

 

아이가 너무 늦게 일어나는 것이 이상해 들어간 어머니는 너무 놀랐다...

 

응급차가 아이를 실어 병원으로 갔다.

 

지금 3일째 아이는 일어날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어머니는 이런 자신의 자식을 남들 앞에 보이기 싫다.

 

하지만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어머니는 한 사제에게 도움을 청했다.

 

사제는 가서 아이에게 병자 성사도 주고 의사와 대화도 나누었다.

 

의사는 이제 모든 것이 자신의 손을 떠났다고 말했다.

 

하느님께 맡겨진 그 아이의 모든것...

 

이제 새롭게 태어나기만을 기다리며,

 

신부는 아이의 어머니에게 기도 드릴 일만 남았음을 말해 주었다.

 

눈물을 감추며 울음을 터뜨린 어머니...

 

전쟁에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아들보다,

 

이렇게 곁에 있는 아들이 더 걱정스러운 어머니....

 

그 마음을 어떻게 어머니 아닌 자가 이해 할 수 있겠는가?

 

평범한 가정을 가진다는 것....

 

그 것 자체가 은총이다.

 

* 이상하게 요즘은 어머니의 마음을 많이 묵상하게 되는군....

댓글 7

  • 2025년 12월 5일 오전 9:03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이 그러네요. 풍요로움을 절제하지 못하고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잃어버릴 기회가 너무 많은 나라가 되어버린 지금 글 속에 그 어머니처럼 마음졸이며 아파하며 괴로워

  • 2025년 12월 5일 오전 9:09

    우는 어머니들의 안타까움. 평범한 가정 그 자체가 은총이라는신부님의 말씀 새기며 살겠습니다. 오늘 첫눈이 폭설로 내렸습니다. 조심 조심해야 겠어요. 고맙습니다.

  • 2025년 12월 5일 오후 5:03

    물질의 풍요가 가져다주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것인지 알것 같습니다. 신앙의 힘이 얼마나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평범한 삻이 은총임을 마음에 새기며 우리 가정과 가족 후손에게 믿음의

  • 2025년 12월 5일 오후 5:04

    축복을 내려주시기를 매일 기도하는 한가족과 함께 할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 2025년 12월 6일 오후 1:59

    어머니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고 힘들까요. 우리의 평범함이 축복이고 은총임을 고백합니다.

  • 2025년 12월 7일 오후 4:28

    어머니의 자리가 새삼 무겁게 느껴지며 한편으론 기도할 수 있다는것에 감사함을 느깁니다.그분의 자비를 청하며 유혹에서 지켜주시기를

  • 2025년 12월 15일 오전 6:53

    하느님나라, 사랑의왕국, 풍요로운도성, 충만한고을, 풍성한집, 축복수도원, 만족. 이 낙원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