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일 미사에 문득 신자들의 기도에 개인적으로 사제들의 모든 부모님들을 위해 기도를 드렸다.
그리고 필라델피아에 돌아와 보니,
하신부님의 어머님이 와계셨다.
난 신부님의 어머니와 많은 대화도 할 수 없었다.
하 신부님은 어머니가 와 계신것이 나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짐작을 하셨던 것이다.
오늘 아침부터 생선을 튀기는 냄새가 나고,
압력밥솟의 증기를 빼는 소리가 나면서
평소의 우리들의 아침과는 다른 아침을 맞이했다.
주일을 피곤하게 보낸 우리들은 보통 월요일 아침의 달콤한 잠을 즐기는데,
어머님의 부지런함이 우리의 일상을 깨뜨렸다.
그렇지만 어머님의 그 사랑이 싫지는 않았다.
될 수 있으면 게으름을 피우며 침대의 따스함을 더 만끽하고 싶었지만,
하신부님의 호출로 차가운 공기와 대면을 해야만 했다.
하신부님은 갑자기 동기신부님의 호출이라며 뉴욕에 가자고 하셨다.
난, 어머니도 같이 가냐고 물었다.
신부님은 내 질문에 대답이 없이 빨리 씻으라고 했다.
맛있게 아침을 준비하신 어머니의 정성을 뒤로 하고,
우리 둘은 사제관을 나왔다.
어머니는 계속해서 나에게 아침은 먹고 가라고 권하셨다.
하신부님의 고집을 잘 아시는 어머님은 나라도 아침을 먹으면 하신부님이 동참하시리라고 생각을 하셨으리라.
그러나 난 상에 차려진 맛있는 반찬을 아쉽게 바라보며,
그저 물 한모금을 마시고,
어제 먹다가 남은 케익 한조각을 들고 사제관을 나서야 했다.
차를 타고 가다가 형은 나에게 말했다.
어머니와 이렇게 같은 공간 안에 있어 본 것이 사제품을 받은 뒤 처음이라고...
난 형에게 자랑스러운 듯이 말했다.
"그래도 난 한국 떠나기 전에 부모님과 지냈는데..."
왠지 내 말이 공허하게 우리 둘 사이에 있는 공기를 가르는 것 같았다.
왜 사제는 부모님에게조차 긴장을 가지고 대해야 하는 것일까?
부모님에 대한 사랑에 자신이 흔들릴까봐 그러는 것일까?
사제로서 훌륭하게 살아가면, 불효자가 되고 마는 것일까?
하느님이 인간에게 주신 인간으로서의 첫째도리를 왜 접고 살아야 하는 것일까?
나 자신 조차도 본당에 있으면서 어머님이 찾아오시면,
왠지 신자들에게 미안함을 느꼈음을 고백할 수 밖에 없다.
왜 그런 감정을 느껴야 했던지 그때는 생각을 할 수 없었는데,
이제는 먼 거리에서 나의 모습을 바라보니 조금은 변화된 내 마음을 보게 된다.
그러나 막상 부모님을 다시 본당에서 대한다면,
어쩌면 나도 하 신부님처럼 되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들 사제들의 마음 속 깊은 곳에는 늘 부모님께 대한 사랑이 깊이,
아주 깊이 숨겨져 있음을 부모님들이 알아주시기에
그분들의 아들들이 주님 안에 머물 수 있을 것이다.
늘 자신들의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시고, 기도하시는 이 세상의 모든 사제들의 부모님들 마음에
주님의 평화와 사랑이 함께 하시길 기도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