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면담.

김재화

2004. 11. 11. 오후 1:42:27

지금 주위에 신앙을 잃어가거나, 신앙에서 멀어진 사람들에게,

 

오늘 면담한 한 할아버지의 인생을 들려주고 싶다.

 

 

 

 

한 아이가 태어났다.


부모님은 자신들이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신앙의 축복을 아이에게 전해 주고싶었다.

그 희망을 담아 아이는 세례를 받았다.

그러나 그 아이는 나이가 들어 스스로 생각하게 되면서 성당을 나가지 않았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앙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부모님의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그 아이가 커서 대학을 가고, 결혼을 했다.

시간이 흘러 부모님이 돌아가셨다.

너무나 바쁜 세상의 흐름을 따라가느라,

그 아이는 자신이 할아버지가 되어있는 것도 몰랐다.

어느 날 문득 그 아이는 손자, 손녀들에 둘러 쌓여 있는 자신을 보며 놀랐다.

그리고 마음으로 파고드는 부모님 생각에 눈물을 흘렸다.

부모님이 자신에게 가장 바라시던 일을 이제는 해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아버지는 성당을 찾았다.

그리고 성당을 열심히 다니던 며느리의 덕으로 신부님과 면담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할아버지는 신부님께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할아버지는 신부님에게 물었다.

"이제라도 제가 미사를 드린다면, 하늘에 계신 부모님께서 행복해 하실까요?"

신부님은 할아버지에게 대답을 해 드리는 대신,

조용히 할아버지의 머리에 손을 얹고 안수를 드렸다.

 

 

 

내가 덜 성숙했을 때 가끔 스스로에게 물었다.

"왜 사제가 되었는가?"

그리고 이런 대답을 했다.

"어머니때문......"이라고.

 

그러나 그 선택은 어머니가 하신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이었음을 난 잊지 않는다.

 

어린 나이에 사제가 되어야 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었던 한 아이.

만약 내가 어린 나이에 내 미래를 결정해야 했던 그 순간,

두려움 때문에 사제직의 선택을 포기했다면 어떠했을까?

 

부모님들은 때로 하느님의 역할을 자녀들에게 한다.

그러나 자녀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많은 경우 부모님의 뜻을 의심하고 거부한다.

 

왜 어린 나이에는 부모님의 뜻이 멀게만 느껴졌던지....?

 

 

 

 

부모님의 마음에, 형제의 마음에, 이웃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고 살아야겠다.

댓글 9

  • 2025년 12월 1일 오후 7:48

    너무나 많은 씻지 못할 불효를 저지르고 자녀들에는 많은 상처를 준 저를 보며 저의 자녀들은 참 효자 효녀라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는 신부님이 계셔서 든든하고 행복한데 신부님은

  • 2025년 12월 1일 오후 7:55

    저희가 미처 헤아리지 못한 어려움과 고뇌를 겪으시며 오늘까지 오셨네요. 신부님 존경합니다. 고맙습니다.

  • 2025년 12월 1일 오후 8:17

    부모님의 뜻을 알기에 너무 늦은 그래서 그분의 상처는 미처 헤아리지도 못했고 기도를 가르쳐준다는 것이 상처를 주게된 것을 늑게야 깨달은 나 나보다는 더 성숙한 아이들 원하지 않 게

  • 2025년 12월 1일 오후 8:21

    상처를 주게된 것응 안 지금 선뜻 화합하지 못한 채 그 시간을 항상 기도하며 온전한 화해가 이루어지길 기다린다. 고맙습니다.신부님

  • 2025년 12월 1일 오후 9:00

    부모로 부터물려받은신앙 그때는 몰랐습니다. 지금에와보니 얼마나 큰 축복인지요그 축복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싶은데 얼마나 이해하고 받아들여 줄까요 산부님은 훌륭하세요.그렇게 살고계니

  • 2025년 12월 1일 오후 9:01

    살고계시니 고맙습니다.

  • 2025년 12월 3일 오후 5:17

    우리 아이들이 소중한 신앙을 잘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우리 자녀들이 신앙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알수있기를 바랍니다.

  • 2025년 12월 3일 오후 5:19

    저의 기도도 저의 자녀들이 축복된 신앙생활을 잘 하며 몸과 마음이 건간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 가득합니다.

  • 2025년 12월 10일 오전 6:48

    하느님의 아들의 일을 맡으신 신부님, 오늘도 그 일을 훌륭히 하시고 계심에 감사드립니다..수많은 사람들과 불쌍하고 가련한 영혼들을 위로하심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