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주위에 신앙을 잃어가거나, 신앙에서 멀어진 사람들에게,
오늘 면담한 한 할아버지의 인생을 들려주고 싶다.
한 아이가 태어났다.
부모님은 자신들이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신앙의 축복을 아이에게 전해 주고싶었다.
그 희망을 담아 아이는 세례를 받았다.
그러나 그 아이는 나이가 들어 스스로 생각하게 되면서 성당을 나가지 않았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앙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부모님의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그 아이가 커서 대학을 가고, 결혼을 했다.
시간이 흘러 부모님이 돌아가셨다.
너무나 바쁜 세상의 흐름을 따라가느라,
그 아이는 자신이 할아버지가 되어있는 것도 몰랐다.
어느 날 문득 그 아이는 손자, 손녀들에 둘러 쌓여 있는 자신을 보며 놀랐다.
그리고 마음으로 파고드는 부모님 생각에 눈물을 흘렸다.
부모님이 자신에게 가장 바라시던 일을 이제는 해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아버지는 성당을 찾았다.
그리고 성당을 열심히 다니던 며느리의 덕으로 신부님과 면담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할아버지는 신부님께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할아버지는 신부님에게 물었다.
"이제라도 제가 미사를 드린다면, 하늘에 계신 부모님께서 행복해 하실까요?"
신부님은 할아버지에게 대답을 해 드리는 대신,
조용히 할아버지의 머리에 손을 얹고 안수를 드렸다.
내가 덜 성숙했을 때 가끔 스스로에게 물었다.
"왜 사제가 되었는가?"
그리고 이런 대답을 했다.
"어머니때문......"이라고.
그러나 그 선택은 어머니가 하신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이었음을 난 잊지 않는다.
어린 나이에 사제가 되어야 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었던 한 아이.
만약 내가 어린 나이에 내 미래를 결정해야 했던 그 순간,
두려움 때문에 사제직의 선택을 포기했다면 어떠했을까?
부모님들은 때로 하느님의 역할을 자녀들에게 한다.
그러나 자녀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많은 경우 부모님의 뜻을 의심하고 거부한다.
왜 어린 나이에는 부모님의 뜻이 멀게만 느껴졌던지....?
부모님의 마음에, 형제의 마음에, 이웃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고 살아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