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 교수의 글을 읽다가...

김재화

2004. 10. 28. 오후 11:24:01

아침에 미치 엘밤이 쓴 모리 교수의 삶을 보면서 한참을 멍하게 있었다.

 

그의 말들이 내 마음을 꽉 채우고 있어서였을것이다.

 

그는 이제 자신의 육체를 더이상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영어 발음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가 되어있었다.

 

그런 그에게 나이트라인이라는 프로그램의 엠시 코펠이 찾아왔다.

 

그리고 그와 인터뷰를 하면서 물었다.

 

지금 당신은 죽음을 향해 가고 있는데,

 

마침내 말을 하지 못하게 된다면 어떻게 당신의 마음을 표현하겠냐고.

 

그러자 모리는 자신과 25년동안 함께한 대학교수와의 관계를 이야기 해 주었다.

 

마우리 스테인은 지금 청각을 잃어가고 있다고.

 

어느날 그들이 정말 말을 못하게 되고, 듣지를 못하게 된다면,

 

그들은 서로 만나 지그시 손을 잡고 서로의 마음을 표현하게 될 것이고,

 

그 침묵안에서 그들은 더 많은 것을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모리는 말한다.

 

대화는 하나의 표현 방식일 뿐이라고...

 

그리고 그 인터뷰가 끝나기 바로 전에 모리는 편지 하나를 읽어주고 싶다고 한다.

 

그 편지는 한 선생님에게 모리가 쓴  것이었다.

 

특수교육을 받아야 하는 아이들을 담당하고 있는 선생님이었다.

 

부모님들을 어릴 때 잃은 상처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을 돌보아야하는 선생님에게 위로를 주는 글이었다.

 

그는 처음에 그 선생님에게 편지를 받았을 때 선생님에게 얼마나 감사했는지를 먼저 표현했다.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신의 부모님도 자신이 어릴 때 떠나가셨다고...

 

그리고 한참을 그는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는 안경을 고쳐쓰고 고개를 숙이며 편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나의 어머니도 어릴때 떠나가셨습니다."

 

모리의 코를 타고 떨어지는 눈물방울들을 모든 시청자들은 볼 수 있었다.

 

코펠은 말을 계속 이었다.

 

"내가 선생님의 학생들처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선생님을 만나기를 바랍니다.

 

그들처럼 내 마음의 슬픔을 나누고 싶습니다. 그건..."

 

모리의 목소리가 젖어 들었다.

 

"그건, 너무나 외로왔기 때문입니다."

 

코펠이 그런 모리를 보면서 물었다.

 

"아니 어머님이 돌아가신지가 7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마음의 상처를 갖고 계십니까?"

 

모리는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대답했다.

 

"그럼요..."

 

 

 

이 글을 읽고 당분간 멍하니 앉아 있다가 이렇게 그 글들을 옮겨본다.

 

 난 잘 모르겠다.

 

모리가 자신의 외로움 때문에 슬퍼했던 것인지,

 

아니면 부모님에 대한 마음 때문에 울었던 것인지...

 

어쩌면 이 둘 다 때문이 아니었을까?

 

사람의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는다.

 

한번 상처 입은 마음은 치료약도 없다.

 

그렇기에 의사도 있을 수 없다.

 

70년간 마음에 간직한 사랑의 상처...

 

지금 내 마음에 이런 속상처를 키워가고 있지는 않을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이웃을 많이 만들어야겠다.

 

그리고 주님의 말씀이 새롭게 들린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내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바로 나를 사랑하는 것과 같음을...

 

댓글 8

  • 2004년 10월 29일 오후 8:18

    마음의 상처는 꼭꼭 싸매어 두면 안으로 더욱 곪게 되는 것 같다. 쓰라림도 있겠지만 꺼내어 놓으면 덧남이 없는 것을...

  • 2004년 10월 31일 오후 2:10

    저는 반대로 먼저 제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제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하고, 사랑하지도 않는 나는, 당연히 그 어떤 이웃도 사랑할 수 없기 때문이죠.

  • 2025년 11월 23일 오후 1:35

    저는 사랑과 아픔을 함께 나눌 한가족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요.말하기도 전에 알기에 슘길것도 없습니다.

  • 2025년 11월 23일 오후 10:17

    전 지금도 엄마를 기억하면 마음이 저려옵니다. 엄마가 저를 떠나가신지가 45년되었어도 기억만 하면 눈물이 납니다.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이웃이 있기에 그 아픔들도 견디어 내고

  • 2025년 11월 23일 오후 10:19

    나사랑 이웃사랑 하느님 사랑도 그 이웃이 있기에 실천할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 2025년 11월 24일 오후 3:40

    돌아가신 부모님의 마음을 알고 이해할때는 이미 제가 엄마, 아버지 나이보다 더 먹었네요 그래도 함께 하는 한가족이 있기에 잘견디며 행복하게 살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 2025년 11월 25일 오후 6:59

    내마음 속에 상처를 누군가와 나눌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되는 것을 한가족과 함께하면서 상처를 통하여 새로운 통로가 되는 신비를 알게 됐어요.

  • 2025년 12월 1일 오전 7:08

    죽음을 알고 그 죽음 앞에 서 있는 그 사람은 얼마나 많이 준비를 했을까요.부르시면 웃으며 갈 수 있는 하느님 집. 조용히 자식 걱정 후손 걱정도 하느님께 맡기고 기다림으로 살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