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주일 강론...

김재화

2004. 10. 27. 오전 4:43:01

내가 신학교에 들어갈때 선배로부터 들었던 이야기가 있다.

신부의 몸값에 대한 것이다.

한 선배에게 어느 여인이 와서 결혼해 달라고 했다.

그 선배는 여인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물리치기 위한 방법으로 2억을 가져오면 결혼해 주겠다고 했다.

그녀는 불가능한 선배의 제안에 포기하고 물러갔다.

그런 그녀가 5년 뒤에 다시 찾아왔다.

그녀는 신부님에게 2억을 가져왔으니 결혼해 달라고 했다.

선배는 시간이 흘러 이자가 붙었다며 4억을 요구했다.

농담으로 들리는 이 이야기가 요즘 시대를 너무나 잘 풍자해 주고 있다.

요즘 사람들의 값어치는 그 사람의 인격으로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들로 평가가 된다.

월급을 얼마나 받는가?

얼마나 큰평수의 집에서 사는가?

무슨 차를 타고 사는가?

인간의 가치가 물건처럼 흥정이 된다.

더 크고 값어치가 있는 세상의 것을 얻기 위해 사람들은 목숨을 건다.

 

이 세상에서 가톨릭은 더 이상 선교를 할 곳을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비대해 졌다.

그 비대함을 이제는 제대로 컨트롤 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과연 예수님이 바라신 선교가 이런 것이었을까?

 

오늘 선교를 위한 복음으로 우리는 의심하는 제자들의 모습을 되새기게 된다.

무릅을 꿇고 머리를 숙인 제자들의 모습은 오직 신 앞에만 머리를 숙이는 이스라엘의 상징을 드러낸다.

제자들은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인정하고 있음을 마태오 복음은 들려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마음속에 의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교회의 모습인 것이다.

겉으로는 신 앞에 머리를 숙이고 있지만, 마음에는 의심이 가득한 모습 말이다.

우리의 마음에 우선 뿌리 깊은 신앙을 심어야 함을 오늘 복음은 전해 준다.

외적인 성장이 아닌 내적인 신앙의 요구.

선교란 그래서 흘러 넘치는 신앙의 전파가 되어야 함을 우리는 깨달아야 하겠다.

 

워싱턴에 매주 미사를 하게 되면서 난 신자분들의 집에서 잠을 자야 했다.

저녁을 같이 먹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난 홀로 방으로 돌아가 기도를 하고 잠을 청했다.

그런데 이 번 주에는 이상하게 기도를 하는데, 그 가정에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내가 문만 열고 나가면 함께 기도할 같은 신앙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있는데

난 홀로 이기적인 신앙생활을 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난 그 분들에게 함께 기도할 것을 청했고, 길지 않은 시간을 함께 기도했다.

주님은 우리에게 둘이나 셋이 모여 기도하는 곳에 당신도 함께 하겠다고 말씀하셨다.

홀로 기도하는 것 보다 함께 기도하는 은총이 무엇인지 우리는 알고 있다.

 

과연 부부생활을 하면서 얼마나 되는 부부가 서로에게 기도를 하자고 이야기를 할까?

그들이 진정으로 마주 앉아 주님께 기도드리는 부부가 될 수 있다면 더 행복한 가정 생활을 할 수 있을것을...

부모들이 얼마나 아이들에게 기도를 강요할 수 있을까?

만약 부모들이 진정으로 기도의 소중함을 체험했다면, 어찌 아이들에게 그 소중한 것을 주기 위해 강요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우선은 내 자신의 신앙이 마음안에서 자라게 해야 하겠다.

 

선교란 무조건 다른 사람에게 하느님을 전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체험한 것을 나누는 것이 선교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죄인의 용서.

마음에 흐르는 기쁨.

침묵속에 느끼는 행복.

외로움 속에서 느끼는 절대 평화.

이런 작은 체험들이 있을 때 우리는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자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댓글 8

  • 2004년 12월 18일 오후 4:47

    어릴 때 크리스마스가 되면 부모님께선 벽에 걸린 커다란 나무묵주를 내려 온 가족이 손에 쥐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었죠. 머리가 크면서 하지 않게 되었지만 지금 그 시간이 그립습니다

  • 2025년 11월 21일 오후 4:59

    아이들이 어려서는 함께 기도생활도 잘 하더니 각자 가정을 가지고 살면서 신앙생활을 잘하지 못하는모습을 볼때 엄마가 모범이 되지 못했구나 반성을 많이합니다.

  • 2025년 11월 21일 오후 9:09

    오늘 신부님의 글은 저의 신앙 생활을 돌아보게 합니다. 뿌리 깊은 신앙이 제 마음에서 자라도록 깊이 성경말씀 묵상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제가 체험한 사랑의 하느님을 나누도록 하겠습

  • 2025년 11월 21일 오후 9:09

    니다. 고맙습니다.

  • 2025년 11월 22일 오후 2:12

    신부님의 글을 보며 저의 신앙생활을 돌아봅니다. 뿌리깊지 못한 제 믿음이 자라도록 더욱 깊이 묵상하며 살아가겠습니다..

  • 2025년 11월 23일 오후 8:33

    내가 체험한것을 나누는 것이 선교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죄인의 용서 기도의 중요함 만으로 기도를 함께하고 싶어 강요했던 기억은 결실이 없이 거부로 끝났던 기억으로 지금은 내 삶

  • 2025년 11월 23일 오후 8:38

    내 체험을 함께 나누고자 하기엔 부족함을 느끼기에 그분의 자비를 빌며 감사의 삶을 살고자 한다.

  • 2025년 11월 30일 오전 8:20

    죄의 용서,마음에 흐르는 기쁨 침묵속에 느끼는 행복, 외로움속에서 느끼는 절대 평화. 신부님은 참 사제이십니다. 깊음 묵상과 깨달으심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