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에서는 매주 수요일 봉성체를 간다.
매주 수요일 점심을 레지오 단원들과 함께 하고,
그 분들과 함께 봉성체를 하셔야 하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찾아가신다.
오늘은 내가 자원을 해서 하신부님 대신 봉성체를 갔다왔다.
김기덕 할머니와 프란치스코 할아버지.
할머니는 세례명이 어려워서 까먹었다.
할머니는 지금 연세가 아흔일곱살이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머니는 귀도 눈도 너무나 밝으셨다.
할머니께 레지오 단원분들이 성가도 불러주셨다.
난 할머니에게 할머니께서 돌아가시면 천국 가실것 같아요, 못가실 것 같아요 하고 물었다.
할머니는 못 가실 것 같다고 하셨다.
며느님이 곁에 계셨다.
개신교를 다니는 그 분은 할머니의 대답에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셨다.
믿으면 당연히 천국가는 것이라는 신앙을 가지신 분이니 당연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할머니에게 난 말씀드렸다.
할머니께서 그렇게 겸손된 마음으로 마지막을 마지하시면 분명히 하느님이 품에 안아주실 것이라고...
그리고 할아버지에게 갔다.
할아버지는 풍을 맞으셔서 잘 말씀도 하지 못하셨다.
무슨 말을 해도 계속 우시는 할아버지에게 기쁨을 드리려고 단원분들이 애를 쓰셨다.
나도 그 분들을 돕기 위해 노래를 하나 해 드렸다.
할아버지는 내가 부른 노래를 기억하신다고 대답하셨다.
"구름도 울고 넘는 울고 넘는 저 산 아래
그 옛날 내가 살던 고향이 있었건만..."
할아버지는 박수를 치시며 좋아하셨다.
그래도 눈물은 계속 흘리셨다.
한국에 있을 때에는 너무나 많은 봉성체 환자들 때문에
여유롭게 봉성체를 해 드린 적이 없음에 마음이 아프다.
만약 한국에 돌아가면 그리고 내가 주임 신부가 된다면,
매주 조금씩 조금씩 환자분들을 찾아가는 시간을 만들어야겠다.
신부님을 기다리며 하루를 보낸다는 할머니 할아버지들....
주님, 그 분들의 마음에 평화와 안식을 주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