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바리사이파의 집에 초대를 받으신다.
그리고 그 집에서 바로 그 주인과 대판 싸움을 하신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다.
만약 내가 그 때 그 곳에 있었다면 어떻게 행동을 했을까?
아마 예수님에게 주인의 입장을 봐서라도 참으시라고 하지 않았을까?
우리는 속 사정을 알지 못하고 겉을 보고 판단을 할 수 밖에 없는 한계 속에서
많은 경우 이렇게 예수님을 우리의 한계 속에 가두어 버리고 마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사실보다는 겉치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래서 때로 현실의 자신이 아닌척 하며 행동을 할 때가 너무나 많다.
사제 서품을 받고 이 갈등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른다.
수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사제의 이상과 내 자신의 초라함 속에서 말이다.
그러나 결국 난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사제로서의 내가 아닌,
연약한 한 인간으로서의 내 자신을 인정해야 했다.
아무리 내가 노력을 해도 사제의 직분을 다 체우기에는 부족한 내 자신임을 말이다.
그렇게 내 자신을 인정하는데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갈등 속에서 난 내 자신에게 너무나 많은 상처를 내고 말았다.
예수님은 그렇게 스스로 상처를 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 오늘의 조연인 바리사이파와 같은 사람들에게
현실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고 계신다.
그 현실을 받아들이느냐, 아니냐는 이제 우리들의 몫으로 남아 있다.
난 잘 알고 있다,
현실을 받아들이는 고통이 얼마나 큰지,
또한 받아들이고 난 뒤의 행복감이 무엇인지 말이다.
* 성이 아무리 크고 아름답다고 할 지라도
그 성에 아무도 찾아오는 이가 없다면 그 성의 아름다움을 누가 알아 줄 수 있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