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대환이에게서 메일을 받았다.
친구는 아버지의 소식을 전하며, 자신의 삶에 대해 묵상을 했다.
대환이의 아버지는 우리 신부들을 너무나 사랑하시는 분이셨다.
신학생때에도 우리들이 배고플까봐 먹을 것을 한참 사오시고,
방학때에는 친한 친구들을 모아 함께 저녁을 사주시기도 했다.
지금 독일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있는 대환이는
아버지가 간암 말기라는 소식을 듣고 눈앞이 깜깜함을 표현했다.
한번도 아버지를 이렇게 보내리라고 생각하지 못했기에,
앞으로 적어도 몇십년은 더 평범하게 가족으로 지내리라고 생각했기에,
아버지의 소식이 더 충격임을 전해 주었다.
삶이란 것은 죽음이 있기에 의미가 있다는 것을 머리로 알고는 있지만
막상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삶을 무로 바꾸어 버리는 죽음 앞에서
그 친구는 인간의 지혜와 지식이 얼마나 작은 것인지 철학자나 신학자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 고백을 했다.
우리들 늘 죽음을 곁에 두고 있지만 죽음을 느끼지 못한다.
삶을 살다 가끔 죽음을 섬뜻하게 느낄 때
우리는 삶에 감사를 하게 하게 된다.
지금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같은 공간에 서 있다면
우리는 주님께 감사 노래를 불러야 할 것이다.
대환이의 아버지를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버님 함자는 최 알로이시오 병일 이시구요.)
친구가 보낸 글의 일부를 옮겨 봅니다.
아직은 아버지와 할 일이 많은데.
아직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보내드리고 싶지 않은데..
어제 밤 잠들기 전에 앞으로 부모님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시간이 얼마일까.
10년, 15년, .. 이런 부질없는 샘을 했었더군요.
그래도 미사를 드리고 잠시 앉아 기도하고나니
수고 하고 무거운 짐을 진 사람은 모두 게로 오라,
내 짐은 가볍고 내 멍에는 편하다 라고 말씀하시는 주님께 맡기는 마음이
간신히 들기 시작 했읍니다.
속에서 쥐어뜯는 느낌은 어찌 할 수 없지만 ...
추석 전날 아버지와 통화하면서 들은 음성이 마지막이 되지 않기를 하는
단순한 기도를 주님이 들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