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김재화

2004. 9. 23. 오전 12:35:09

며칠 전에 부모님께 전화를 받았다.

 

물론 내가 전화를 드리지 않기 때문에 걱정이 되셔서 전화를 하신 것이긴 하시겠지만,

 

내 마음은 두 분께 너무나 죄송했다.

 

제대로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여 드린 것 같아서...

 

 

 

사람의 마음은 무척이나 여림을 느낀다.

 

그리고 사도 바오로의 말씀이 가슴을 때린다.

 

"죄가 많은 곳에 은총 또한 풍부합니다."

 

사람은 죄 중에 있을 때 더 민감한 양심을 갖는다.

 

그런 양심은 더 주님께 간절함을 마음에 품는다.

 

내 자신이 탓하고, 미워했던 사람들...

 

그리고 그 미움이 결국 나 자신을 미워하게 만들었던 시간들...

 

한 순간 기쁨에 빠져있던 나의 마음에 사탄은 쉽게 비참함을 심었다.

 

 

 

이틀 동안 뉴저지를 갔다 왔다.

 

전에 있던 본당 신자들이 보고 싶다고 전화가 왔었다.

 

그래서 겸사 겸사 전에 알고 지내던 분들을 만나고 왔다.

 

그 중에 한 분은 전에 의사였다가 사제의 길을 가는 분이다.

 

그 분은 늘 겸손하게 나를 대하신다.

 

그래서 난 그 분을 좋아한다.

 

그 분이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내가 이 곳을 떠나고, 한 동안 너무나 디프레스 되어 있었다고.

 

가톨릭이라는 허울만 남아 있는 것 같은 교회와

 

사제의 직분을 제대로 행하지 못하고 있는 자신이 너무나 싫었다고.

 

너무나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신부님 앞에서

 

내 자신이 더 작게 느껴졌다.

 

 

 

사제의 직분은 인간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고귀한 것 같다, 아무리 인간이 위대할 지라도. 

 

그 누가 사제의 고귀함을 제대로 다 행할 수 있겠는가?

 

그 아쉬움 속에서, 또는 안타까움 속에서 이렇게 자신을 괴롭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사제에게는 늘 그래서 수 많은 사람들의 기도가 필요한가 보다.

 

스스로 채울 수 없는 것을 그 분들이 채워 줄 수 있기 때문에...

댓글 7

  • 2025년 10월 30일 오전 7:20

    깊은 고뇌와 갈등 외로움 고독 후회 까지도 들려 주시는 용기 있는 솔직함에 감동하게 됩니다. 위대하고 고귀한 사제직에 항상 성령님의 보호하심이 함께 하시길 기도드립니다.

  • 2025년 10월 30일 오후 2:24

    고뇌와 갈등속에서도 솔직함과 사제의 고귀함을 일깨워주신 신부님 오늘도 기도드립니다.

  • 2025년 10월 30일 오후 2:43

    깊은 고뇌와 외로움 고독 후회를 하시는 신부님의 글을 보며 사제의 직분이 인간이 감당하기에는 얼마나 고귀하고도 외로운 길인지가 느껴집니다. 예수님과 성령님의 보호하심이 함께 하시길

  • 2025년 10월 30일 오후 2:44

    오늘도 기도 드립니다.

  • 2025년 10월 30일 오후 10:01

    신부님의 내면의 고뇌와 갈등 고독 외로움 모두를 나눠주시는 참된 용기에 고개가 숙여지며 깊은 감동입니다 좀더 마음을 담아 기도 합니다 신부님 사랑합니다!

  • 2025년 11월 10일 오전 7:05

    그때에는신부님 마음이 어러하셨군요. 지금은 성숙한 신부님이시기에 든든합니다. 고뇌없는 인생은 재미가 없지요, 그래서 항상 주님께 무릎을 꿇고 기도 올리고 청원과 감사를 드리며

  • 2025년 11월 10일 오전 7:06

    지켜 주시고 보호애 주십사고 기도 올리는 것이겠죠 신부님! 항상 겸손의 무릎이 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