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부모님께 전화를 받았다.
물론 내가 전화를 드리지 않기 때문에 걱정이 되셔서 전화를 하신 것이긴 하시겠지만,
내 마음은 두 분께 너무나 죄송했다.
제대로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여 드린 것 같아서...
사람의 마음은 무척이나 여림을 느낀다.
그리고 사도 바오로의 말씀이 가슴을 때린다.
"죄가 많은 곳에 은총 또한 풍부합니다."
사람은 죄 중에 있을 때 더 민감한 양심을 갖는다.
그런 양심은 더 주님께 간절함을 마음에 품는다.
내 자신이 탓하고, 미워했던 사람들...
그리고 그 미움이 결국 나 자신을 미워하게 만들었던 시간들...
한 순간 기쁨에 빠져있던 나의 마음에 사탄은 쉽게 비참함을 심었다.
이틀 동안 뉴저지를 갔다 왔다.
전에 있던 본당 신자들이 보고 싶다고 전화가 왔었다.
그래서 겸사 겸사 전에 알고 지내던 분들을 만나고 왔다.
그 중에 한 분은 전에 의사였다가 사제의 길을 가는 분이다.
그 분은 늘 겸손하게 나를 대하신다.
그래서 난 그 분을 좋아한다.
그 분이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내가 이 곳을 떠나고, 한 동안 너무나 디프레스 되어 있었다고.
가톨릭이라는 허울만 남아 있는 것 같은 교회와
사제의 직분을 제대로 행하지 못하고 있는 자신이 너무나 싫었다고.
너무나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신부님 앞에서
내 자신이 더 작게 느껴졌다.
사제의 직분은 인간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고귀한 것 같다, 아무리 인간이 위대할 지라도.
그 누가 사제의 고귀함을 제대로 다 행할 수 있겠는가?
그 아쉬움 속에서, 또는 안타까움 속에서 이렇게 자신을 괴롭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사제에게는 늘 그래서 수 많은 사람들의 기도가 필요한가 보다.
스스로 채울 수 없는 것을 그 분들이 채워 줄 수 있기 때문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