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초반.
일찍 아내를 잃고 혼자서 살아가는 홀아비.
어머님의 임종을 지키기 위해 수도회를 나온 남자.
그런 분을 오늘 만났다.
그 분에 대한 첫 인상은 너무나 강렬하다.
찢어진 청바지.
30대 중반인 나도 아직 시도하지 못하는 젊음을 그 분은 나에게 과시하셨다.
그 분을 만나 그 분이 살아오신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그 분과 헤어져 운전을 하며 생각했다.
어떤 형식에도 얽매이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할 수 있구나...
그런데 왜 난 그분과 있으면서 그렇게 불편함을 느낀 것일까?
사제로 살아간다는 것은
오랜 전통을 고수하고,
사람들이 정해놓은 틀 안에서 모범적인 삶을 살아간다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런 틀을 깰 수 있는 사제는 대단한 삶의 깨달음을 얻은 사람일 것이다.
사제로서 살아갈 것인가?
한 인간으로서 살아갈 것인가?
이 둘이 융화될 수 있는 꼭지점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자유로움을 두려워하는 한 이 숙제는 풀 수 없지 않을까?
이런 의문과 회의속에서 또한 이런 깨달음을 얻는다.
나를 둘러 싸고 있는 모든 것을 감사하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주님께서 나에게 주신 은총이 아닐까 ... 하는.
자유를 즐길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주어진 삶을 만끽하면서 살면 되고,
구속을 받는 삶 안에서 안정을 느끼는 사람은 그 안에서 감사함을 느끼면 되는 것이다.
자유로움 속에서 구속을 불편하게 생각하지 말며,
구속적인 삶에서 자유를 꿈꾸지 않는 자.
그런 사람이 진정한 자유를,
진정한 행복을 소유한 사람일 것이다.
지금 내가 있는 자리,
그 자리가 주님이 주신 가장 큰 은총의 시간임을 잊지 않아야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