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세상을 떠난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 세상을 떳떳하게 살아왔다는 것일까?
아니면 마지막 장례식을 화려하게 했다는 것일까?
나는 여태껏 세상을 잘 살아가면 마지막 장례식도 잘 치루어지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꼭 그런것만은 아닌것 같다.
며칠 전 부터 전화가 계속 울리는 이유가 있다.
한 가족으로부터 오는 전화이다.
그 분들은 아버지의 장례를 가지고 옥신각신하고 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10년전에 사별을 하고 새로 결혼을 하신 분들이셨다.
아버지는 가톨릭, 어머니는 개신교이시다.
개신교를 믿는 어머니는 남편의 죽음을 개신교식으로 장식하고 싶어하신다.
남편의 아무런 유언이 없었기 때문에...
그래서 모든 것을 목사님과 계획하셨다.
그런데 아버지 쪽의 자식들이 반대를 한다.
꼭 장례식의 한 부분을 가톨릭식으로 치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곳에 있는 분들은 모두가 어머니쪽의 가족분들이시다.
그 분들은 가톨릭이 무엇인지도 모르시는 분들이다.
그 분들이 나에게 요구하는 것은 그냥 형식적으로 장례의 한 부분을 채워달라는 것이다,
아버지쪽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장례를 치루는 부분 중 가족들의 위안이 얼마나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는 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아버지의 시신을 놓고 가족들이 분열되는 모습은 좋게 보이지 않는다.
돌아가신 아버지는 어머니를 사랑하셨고 그래서 재혼하셨다.
자신의 장례도 부인의 뜻을 따르셨을 것이다.
그리고 가족의 일치를 원하셨을 것이다.
왜 아버지의 마지막을 이렇게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일까?
어쩌면 그 탓이 자신에게도 있지 않나 한다.
만약 자신의 마지막을 어떻게 해 달라고 잘 마무리를 했다면,
가족들 사이에 이런 불화는 없었을텐데....
자신이 세상을 떠나고 나서 가족이 겪을 분열을 생각하지 못한 스스로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이다.
자신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그리고 화목하게 치룰 수 있는 영혼은 얼마나 행복할까?
이 세상을 떠나면서도 편안하게 떠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이 세상을 잘 살았다는 것,
그것은 마무리를 잘했다는 뜻인지도 모르겠다.
아무런 준비없이 세상을 떠나지 않도록 잘 준비해야겠다.
그럼 준비없이 세상 사람들은 나를 떠나 보낼 것이고,
주님은 아무런 환영 없이 나를 천대하실지 모른다.
죽음을 준비하는 내 삶만큼,
죽음 자체의 준비도 중요함을 오늘 배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