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에 피정을 끝냈다.
하루의 짧은 피정이지만,
늘 누군가와 함께 주님에 대한 말씀을 나눈다는 것은
슬픔이요,
그와 동시에 기쁨인 것이다.
많은 분들이 자신이 겪은 힘든 삶을 나에게 들려 주었다.
그 분들의 삶은 그 자체가 힘겨움이다.
하지만 모두가 환하게 웃으며 하루를 마감하셨다.
다들 기쁘게 돌아갔는데,
왠지 나는 허전함을 느낀다.....
그리고 왜 더 많은 것을 드리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가 든다.
더 많은 것을 준비했어야 하는데...
더 많은 것을 드렸으면 좋았을텐데...
아쉽고 허전하기만 하다.
사제로서 살아가는 것은 받는 것 보다 주는 것에 있다는 것을 조금씩 배우고 있다.
가진 것은 쥐뿔도 없지만,
나눌 수 있는 것은 참으로 많다는 것을 배우고 있다.
본당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얼마전에 동생이 나에게 조카의 사진을 보내 주었다.
난 조카의 사진을 보면서 미안하다는 마음을 가졌다.
해 준것이 하나도 없는데, 녀석이 방긋 방긋 나를 보고 웃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 아픈 마음을 신자들과 나누었다.
한 주가 지났다.
한 신자분이 무엇인가를 나에게 건네주는 것이었다.
그 자매님의 며느님이 조카를 위해 무엇인가를 사주셨다는 것이다.
몇 번인가 뵌적이 있는 며느님은 개신교 신자임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이 행복하셨으면 하셨다고 하신다.
나는 그저 내 마음의 한 조각을 나누었을 뿐인데,
그 자매님은 더 큰 조각을 나에게 나누어 주었다.
세상은 나누고 사는 속에서 행복이 있다.
자신이 가진 것이 빈약함이라면 가난을 나누면 된다.
자신이 가진 것이 노여움이라면 누군가와 화해를 나누면 된다.
자신이 가진 것이 즐거움이라면 웃음을 나누면 된다.
자신이 가진 것을 솔직하게 나누지 않으면 곁에 있는 사람과 가까와 질 수 없다.
요즘은 그렇게 나눔을 하느라 조금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나누면 나눌수록 나누어야 할 것이 왜 이렇게 많아지는지 모르겠다.
조금은 힘들지만,
행복하다.
그래도 청소부 아저씨만큼은 힘이 들지 않을 듯 하다....
많은 어려움을 가지고 살아가시는 분들을 위해 기도 시간을 조금 나누어 드려야 하겠다....
주님께 감사를 드리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