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운전을 하다 흔하게 보는 것 중의 하나가,
아마 사슴이 아닐까 합니다.
미국에 와서 처음으로 사슴을 보았을 때에는 놀랍고 신기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것이 일상이 된 듯 느껴집니다.
더욱이 처음으로 차에 치어 죽어 있는 사슴을 보았을 때에는 불쌍한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눈쌀을 찌푸리게 됩니다.
어제는 그렇게 눈쌀을 찌푸리던 나에게 다시 측은한 생각을 갖게 만들어준 사슴 한 마리를 보게 되었습니다.
파더 단과 함께 몬시뇰을 방문하고 돌아오던 길이었습니다.
사슴 한 마리가 멀리서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도로 옆을 서성이는 사슴을 보며 단 신부님은 사슴을 걱정하는 말을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가까이 가도 사슴은 우리를 보거나, 도망을 갈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그 사슴 앞에는 한 마리의 사슴이 죽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슴은 죽어 있는 사슴의 얼굴을 핥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사슴 곁을 지나왔습니다.
전 그 사슴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동물도 저렇게 자신과 함께 했던 동료를 버리지 못하는구나...
도로 옆에서 자신도 언제 차에 치어 다치거나 죽을지 모름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동료를 지키던 사슴....
마음이 찡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때에는 왜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 몰랐는데,
되돌아 보니 그 사슴이 가지고 있던 죽은 사슴에 대한 충실함 때문이 아니었나 합니다.
충실하다는 것은 이렇게 사람의 가슴을 울리나 봅니다.
우리도 모든 사람에게, 모든 일에 충실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우리 곁에 오셨습니다.
이제 연중 시기를 마감해 가는 시간에,
우리들이 얼마나 주님과 내 이웃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