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고 쌀쌀한 날씨가 몸을 감싼 어느 날이었다.
날 찾아오신 형제님과 자매님 두 분과 함께 따스한 국물을 먹으러 나갔다.
베트남 쌀 국수를 먹으면 조금 몸이 따스해 질까해서 말이다.
그런데 자매님 중 한 분은 신자가 아니셨다.
쌀 국수를 시키고 우리는 짧은 수다를 떨었다.
그리고 따스한 김이 올라오는 쌀 국수가 우리 앞에 놓이는 순간,
우리는 젓가락과 숫가락을 들고 따스함을 음미하기 시작했다.
그때....
신자 아니신 분이 조심스럽게 말씀하셨다.
"식사기도 안 하신 것 같은데요..."
그 순간...
내 몸은 따스한 정도가 아니라 뜨거워졌고,
말을 얼버무리며,
"하지 않았나...?"
하고 물었다.
어색한 순간이었다.
식사기도를 하지 않으면 어색함을 느낄 정도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따스함을 만끽하기 위해 주님보다는 인간적인 것에 눈이 멀었었다.
참으로 부끄러운 순간이었다.
혹시 살면서 이런 실수를 했던 순간들이 있으신지...?
신앙의 모범을 보인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그렇지만 신앙인으로서 타인에게 실망을 주기는 참으로 쉽다.
그래서 신앙이 이렇게 어려운가 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