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23 주일

김재화

2005. 9. 7. 오전 7:15:23

연중 제 23 주일 마태오 18,15-20

 

우리 본당에 동영이와 우용이라는 학생이 있다. 그 아이들이 잘 하는 말이 있다.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라는 말. 난 아이들의 말을 들으면, 그저 '아직 어리니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 번 주중에 느낀 것은 돈을 많이 버는 것이 필요하구나 하는 것이었다. 누구한테 구걸하지 않고, 내 마음대로 필요한 곳에 돈을 퍼줄 수 있을 정도로 돈을 많이 벌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느낌을 받아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 그렇게 커다란 돈이 필요해 본적이 없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돈을 필요로 하는 일들을 해 본적이 없어서일 것이다. 낮은 곳에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일을 하는 수많은 사람들. 그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무척 많이 느꼈다. 그리고 나 자신이 참으로 할 일이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내 자신이 돈 앞에서 무척 작아짐을 느낀다. 이런 적이 없었는데...동영이 녀석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돈이 최고다."

왜 이런 생각이 마음으로 흘러 들어오게 어른들은 이 세상을 방향 지웠는지 모르겠다. 분명히 돈이 스스로를 최고의 자리에 앉게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시대를 먼저 살아온 사람들이 지금의 상황을 만들었을 것이다. 아이들은 쉽게 말한다. "돈이 최고다." 왜 이런 생각의 틀을 변화시키려고 하지 않는 것일까? 이 생각의 틀을 변화시킬 수는 없는 것일까?

돈이 사람의 마음을 얼려버렸다. 사람들은 돈을 필요한 곳에 쓰려고 모으지만, 정작 필요한 일이 생겨도, 그 돈을 선뜻 타인의 아픔을 위해 내어놓지 못한다. 자신에게도 언제 그런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말이다. 그것은 인간으로서 당연한 일이다. 나에게도 언제 그런 일이 생길지 누가 장담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그런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가 옳은 것을 향해 걸어나가면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불의를 고쳐나갈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오늘 우리는 제 1 독서에서 아주 냉혹한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다.
"내가 한 죄인에게 ‘너는 사형이다.’라고 유죄 판결을 내렸는데, 네가 그 죄인에게 버릇을 고치라고 타일러 주지 않았을 경우에는 그 죄인은 자기 죗값으로 죽겠지만 그 사람이 죽은 책임을 나는 너에게 지우리라."
에제키엘 예언자가 들려주는 이 말씀은 예언자의 몫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준다. 그들의 삶은 이스라엘의 역사와 하나가 되어 있음을 말이다. 예언자들이 이스라엘이 행하는 바를 제대로 지적하고, 고쳐 주지 않으면 결국 그 책임을 그들 스스로가 받게 될 것이라는 하느님의 엄중한 선포.

이제 이 선포를 예수님은 예언자들에게만 한정시키지 않으신다. 그 선포를 오늘의 복음을 통해 모든 사람들, 교회 안에 몸담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시키고 계신다. 내 이웃이 잘 못을 하면 바로 공동체의 한 사람이라도 그 사람의 잘 못을 지적해 주고, 그 사람이 고치지 않으면, 더 많은 사람이 그 사람을 바로 잡아 주도록 하라는 말씀. 이 것은 단지 한 개인을 위한 공동체의 행동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 한 공동체가 한 개인으로 인해 와해 될 수도 있음을 이 말씀은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바른 길을 향해 걸어나가는 힘, 그 힘을 공동체가 가지고 있을 때 하느님은 그 공동체에 커다란 힘을 주신다. 바로 하늘의 뜻이 그 곳에서도 이루어지도록 하시는 것이다.

우리는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앎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다른 것이다. 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수많은 생각을 하지만, 몸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들은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 생각으로 인해 세상을 점점 부정적인 곳으로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이다. 움직이고, 모범을 보이는 사람이 필요하다. 돈이 아니라, 인간이 중요함을 보여주는 어른들이 필요한 세상이다.

댓글 6

  • 2026년 5월 8일 오후 1:29

    물질이 아니라 사람이 얼마나 존귀한 존재인지 알고 실천할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함께하는 세상임을 알기에 서로사랑하며 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2026년 5월 8일 오후 2:49

    독서중에 저도 잘못됨을 타일러주지 않으면 잘못이라는 말씀 서로 깨어 지킴이가 되어야함을 돈보다 소중한 사람임을 작은 물질 앞에 곧잘 잊어버림을 부끄럽습니다.다시 먼자 사람임을

  • 2026년 5월 8일 오후 7:26

    돈보다 소중한 사람임을 알면서도 물질 앞에서 다툼을 벌이기도 하는 저 자신을 반성합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하신 말씀 마음에 새기며 부끄럽지 않게

  • 2026년 5월 8일 오후 7:27

    살기를 다짐해 봅니다. 신부님 오늘도 깨우침 주셔서 감사합니다.

  • 2026년 5월 9일 오전 10:20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알면서도 실행하지 않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 앎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기를 기도드리며 오늘을 맞이합니다. 여유롭고 넉넉한 마음으로 잘 살아보겠습니다.

  • 2026년 6월 11일 오전 6:50

    감사합니다. 신부님 오늘 가오론 말씀은 심오합니다.옳고, 앎을 행동으로 옴기는 삶, 말과 행동으로 실수하지 않고 잘 살아가는 삶, 그 삶은 참으로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