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22 주일 강론

김재화

2005. 8. 31. 오전 12:10:16

 

 

연중 제 22 주일 마태오 16,21-27

우리는 지난 주일에, 주님이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으시던 복음을 기억하며, 오늘의 복음을 듣는다. 주님의 질문에 정확한 답을 주었던 베드로. 그래서 칭찬을 들었던 그가 오늘은 주님께 꾸지람을 듣는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성령을 받아 말을 하던 베드로가 순식간에 "사탄아, 물러가라."는 호된 꾸지람을 받는다. 그는 사탄이 되어버린 것이다.

우리는 이런 일련의 복음말씀을 통해 성과 속, 선과 악은 한 곳에 존재하는 것임을 알게 된다.

 

한 주일학교 교사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자신은 수녀원에 갈려고 준비중이라는. 나는 그 메일을 받고 한참을 생각했다. 그 교사를 잘 알기에. 항상 조용하고, 말이 없었던 교사였다. 늘 다른 교사들의 말을 들어주던 교사였다. 부모님이 숫기가 없는 아이라서 교사를 시키고 싶다고 데려온 학생이었다. 처음에 고등학생으로 생각했을 정도로, 어려 보이던 학생이었다. 그런 교사가 이제는 대학을 졸업하고, 수녀원에 가려고 한단다. 7년의 세월이 흘러 대학생활도 하고, 직장 생활도 했지만, 그 무엇도 마음에 기쁨을 주지 못했다고. 하지만 지금 다니는 수녀원의 성소 모임이 자신에게 기쁨을 준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이 처음으로 성당에서 활동했던 시간들이 너무나 행복이었다고. 교사회를 행복하게 했던 것이 지금 자신의 수녀원 행을 결정하는 원인이 된 것 같다고.
난 그 교사를 잘 알고, 아끼는 마음으로 답장을 보냈다. 수녀원에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일류대학을 나오고, 부족한 것 없는 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는 것이 너에게는 더 적합한 것 같다고. 그리고 수녀원에 들어가면 네가 지금 생각하는 것만큼 자신의 일을 할 수 없다고. 그 곳에는 순명이라는 커다란 짐이 너를 기다리고 있다고. 하지만 네가 충분히 생각했을 것이고, 그 결정을 존중한다고...그리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나 연락을 하라고.

그렇게 답장을 보내고, 나는 내가 신학교를 들어갔을 때의 시간을 돌아보았다. 왜 주위의 사람들이 그렇게 걱정을 했었는지. 지금 내가 그 교사를 말리듯이, 너무나 힘겨운 길을 가려고 하는 것을 막아보려고 했던 마음이었음을 말이다.

 

주님께 죄송함을 느꼈다. 주님을 위해 자신의 삶을 살겠다고 간신히 다짐을 한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은 것은 아닌가 해서 말이다. 아직 자신의 결정을 부모님께도 말하지 못해, 나에게 상의한 그 마음을 내가 흔들어 놓은 것은 아닌가 해서 말이다.

이렇게 사람은 늘 인간의 생각을 먼저 한다. 인간은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지만, 눈앞에 보이는 것만을 생각한다. 그 사람에게 정작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주기보다는, 내 생각을 먼저 말해버린다. 만약 내가 그 교사에게 더 용기를 주고, 힘을 주었더라면 이렇게 주님께 죄송하지는 않을텐데.

 

우리는 이렇게 늘 인간의 것을 먼저 생각하기에 주님께 꾸지람을 듣는다. 주님의 일을 생각하고, 주님의 영광을 위해 일했던 수많은 성인들. 그 분들의 삶을 본받으려 하는 열의가 우리들에게 필요하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로마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여러분은 이 세상을 본받지 말고 마음을 새롭게 하여 새사람이 되십시오. 이리하여 무엇이 하느님의 뜻인지, 무엇이 선하고 무엇이 그분 마음에 들며 무엇이 완전한 것인지를 분간하도록 하십시오."라고 그들을 격려하고 있다. 우리들의 삶이 이렇게 변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보는 한 주간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주님의 길을 가려고 준비하는 모든 분들이나, 주님의 길을 가고 있는 모든 분들이 끝까지 그 길에 머물 수 있기를 기도 드린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제 목숨을 살리려고 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며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얻을 것이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는다 해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사람의 목숨을 무엇과 바꾸겠느냐? 사람의 아들이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자기 천사들을 거느리고 올 터인데 그때에 그는 각자에게 그 행한 대로 갚아 줄 것이다.”

댓글 7

  • 2026년 5월 4일 오후 3:39

    세상 일보다 하느님의 일을 먼저 선택할수 있도록 매순간 순간을 깨어새롭게 살아보겠습니다.감사합니다.

  • 2026년 5월 4일 오후 6:57

    먼저 하느님의 일을 생각하는 사람 인간적인 선택을 먼저 해서 꾸지람을 들으면서도 쉽게 고치지 못하는 자신을 새롭게 바뀌길 기도하며 다시 먼저 하느님의 뜻을 찾고자 합니다..

  • 2026년 5월 5일 오전 7:58

    인간적인 것을 먼저 생각하여 말하고 행동하지 않도록 지켜주시길 기도드립니다. 주님의 일을 생각하고 주님의 영광을 위해 일했던 성인들의 삶을 기억하며 버릴것 버리고 주님을 따르는

  • 2026년 5월 5일 오전 8:02

    귀한 오늘을 살아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2026년 5월 5일 오전 11:34

    인간적인 생각과 눈으로 보면서 말하고 행동하지 않도록 조심한다고 하면서도 몸안에 있는 것들이 나오곤합니다. 주님의 일을 볼수 있는 눈과 마음으로 살아가기를 기도드립니다.

  • 2026년 6월 7일 오후 12:19

    감사합니다. 솔직함을 나누어 주셔서, 지금 신부님께서 잘 살고 계시듯 그 분도 어디에선가 잘 살아가고 게시겠죠, 하느님의 뜻을 이루시면서 사상을 본 받지 말고 마음을 새롭게 하여

  • 2026년 6월 7일 오후 12:20

    새 사람이 되십시오. 예 오늘도 새롭게 살아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