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를 다녀와서....

김재화

2005. 7. 26. 오전 11:14:03

모두들 안녕하셨습니까?

저는 휴가를 잘 다녀왔습니다.

본당 분들은 제 여행 이야기를 들으셔서 잘 아시겠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것들을 마음에 담아서 돌아왔습니다.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휴가를 다녀오니 많은 소식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역시나...

그 중에 한가지가 박진구 형제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부제님과 함께 장례식장에 다녀왔습니다.

얼마전에 병자성사를 드린 박진구 형제님.

저는 그 분을 잘 알지 못합니다.

저희 성당에 나오지 않으시는 분이시기에

아마 많은 분들이 그 분을 모르실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 장례식장에서 들은 많은 이야기들은

그 분의 삶이 얼마나 훌륭했는지 충분히 들려 주었습니다.

특히 세분의 신부님과 4분의 부제님 그리고 수녀님들까지...

많은 분들의 기도와 참석을 통해 그 분의 삶을 알 수 있었습니다.

죽음은 그 사람의 삶을 드러낸다는 이야기...


그런데 예식 중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홍 부제님이 예식을 집전하셨는데,

모든 신부님들과 부제님들의 축복을 위해

서로가 조금씩 나누어 예식서를 낭독했습니다.

그런데 제 1 독서가 끝나고 화답송을 하기 전에

첼로 연주가 있었습니다.

하나의 첼로 연주가 끝나고 부제님이 복음을 낭독하러 나가는데,

박진구 형제님의 자매님께서

깜짝 놀라시는 표정으로 부제님을 손으로 막는 것이었습니다.

아직 한 곡의 첼로곡이 더 남아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 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난 지금까지 장례식에서 울리는 음악들을

묵상을 위한 곡들이라고 생각을 했을까?

장례식에서 연주 되는 저 음악들은

여기 참석한 사람들을 위한 노래가 아니구나.

저 음악들은 저 자매님이 자신의 남편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연주들이구나....

남편이 가는 길에 들려주고 싶은 노래...

어쩌면 자신의 마음이겠구나."

슬프기만한 첼로소리가 이런 생각들로 인해 더욱 슬프게 들렸습니다.

이 세상을 떠나가는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은 마음의 노래.

사제로서 한번도 이런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는 것이 속상하긴 했지만

오늘에라도 눈을 뜰 수 있었음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래간만에 올린 글이 기쁨이 아니어서 죄송합니다.

모두들 마음에 풍요로움을 간직하시고 지내시길 바라며...

댓글 7

  • 2026년 4월 12일 오전 11:15

    이 세상을 떠나는 동반자에게 내 마음을 첼로 소리로 대신해서 들려준다것이 참으로 신선하게다가옵니다. 늘 오늘이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남편에게 따듯한 마음과 성실한 자세로 살고 싶

  • 2026년 4월 12일 오전 11:16

    습니다. 신부님의 말씀은 오늘도 저에게 깨우침을 주십니다. 고맙습니다.

  • 2026년 4월 12일 오후 1:43

    세상을 떠난 남편을 미사와 음악으로 서렁울 표현하는 자매님의 지혜가 나의 고정관념을 깨뜨립니다,곁에 있을때 따뜻한 사랑을 많이해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신부님

  • 2026년 4월 12일 오후 4:47

    또 한가지 배웁니다.장례식에서 죽음이 삶을 대변하는 자리 연주와 성가를 개별 특송도 하는 것을 보며 아름답다 느낀적 있습니다. 작별인사를 잘 핳수 있기를 잘 살아야겠지요? 고맙습

  • 2026년 4월 15일 오전 9:59

    신자들의 마음을 헤아리시려는 사제님의 마음에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며 살아내겠습니다.

  • 2026년 5월 19일 오전 6:19

    "이 세상을 떠나가는 사람에게 들려 주고 싶은 마음의 노래" 그래도 이분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셨네요. 우리들은 가슴앓이를 하고 보내드리는데, 상대에게 사랑의 표현을 보내는 삶을

  • 2026년 5월 19일 오전 6:19

    살아가도록 깨어 있어야 겠어요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