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안녕하셨습니까?
저는 휴가를 잘 다녀왔습니다.
본당 분들은 제 여행 이야기를 들으셔서 잘 아시겠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것들을 마음에 담아서 돌아왔습니다.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휴가를 다녀오니 많은 소식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역시나...
그 중에 한가지가 박진구 형제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부제님과 함께 장례식장에 다녀왔습니다.
얼마전에 병자성사를 드린 박진구 형제님.
저는 그 분을 잘 알지 못합니다.
저희 성당에 나오지 않으시는 분이시기에
아마 많은 분들이 그 분을 모르실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 장례식장에서 들은 많은 이야기들은
그 분의 삶이 얼마나 훌륭했는지 충분히 들려 주었습니다.
특히 세분의 신부님과 4분의 부제님 그리고 수녀님들까지...
많은 분들의 기도와 참석을 통해 그 분의 삶을 알 수 있었습니다.
죽음은 그 사람의 삶을 드러낸다는 이야기...
그런데 예식 중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홍 부제님이 예식을 집전하셨는데,
모든 신부님들과 부제님들의 축복을 위해
서로가 조금씩 나누어 예식서를 낭독했습니다.
그런데 제 1 독서가 끝나고 화답송을 하기 전에
첼로 연주가 있었습니다.
하나의 첼로 연주가 끝나고 부제님이 복음을 낭독하러 나가는데,
박진구 형제님의 자매님께서
깜짝 놀라시는 표정으로 부제님을 손으로 막는 것이었습니다.
아직 한 곡의 첼로곡이 더 남아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 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난 지금까지 장례식에서 울리는 음악들을
묵상을 위한 곡들이라고 생각을 했을까?
장례식에서 연주 되는 저 음악들은
여기 참석한 사람들을 위한 노래가 아니구나.
저 음악들은 저 자매님이 자신의 남편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연주들이구나....
남편이 가는 길에 들려주고 싶은 노래...
어쩌면 자신의 마음이겠구나."
슬프기만한 첼로소리가 이런 생각들로 인해 더욱 슬프게 들렸습니다.
이 세상을 떠나가는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은 마음의 노래.
사제로서 한번도 이런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는 것이 속상하긴 했지만
오늘에라도 눈을 뜰 수 있었음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래간만에 올린 글이 기쁨이 아니어서 죄송합니다.
모두들 마음에 풍요로움을 간직하시고 지내시길 바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