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선배 사제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기억난다.
그 선배 사제가 알던 노 사제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선배는 자주 그 노 사제처럼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사를 드리던 중 사제석에서 자신의 죽음을 맞이한 노 사제.
오늘 아침은 그렇게 내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아침에 일어나는데 몸이 좋지 않았다.
힘도 없고, 눈도 부은 것 같고, 속도 좋지 않고...
침대가 내 몸을 잡고 있는 것 처럼 몸이 무거웠다.
얼마를 침대와 씨름을 하고 일어나 앉았다.
얼마를 그렇게 또 앉아 있다가 욕실로 몸을 옮겼다.
한발 한발이 너무나 힘들었다.
어제 자다가 조금 춥다고 느껴져 깨긴했는데...
미사를 가야 하는 일이 태산처럼 느껴졌다.
이렇게 좋지 않은 몸으로 미사를 제대로 드릴 수 있을까?
성당에 평소보다 일찍 갔다.
아침기도를 하고,
주님께 미사를 드릴 힘만 달라고 청했다.
미사를 드리는데 내 말소리조차 내 귀에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신자들과 인사를 하고,
내 방으로 돌아왔다.
신자들과 드린 미사의 힘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다시 체험한다.
인간이 가진 생명 에너지.
그 생명이 언제 끝날지 모르고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젊음은 영원할 것 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우리에게 영원한 것이 있을까?
내가 매일 아침 별탈 없이 이불을 털고 일어날 수 있는 것은 커다란 은총이다.
내가 매일 식사를 하면서 메뉴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커다란 은총이다.
내가 매일 식구들을 만나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투정부리는 것은 커다란 은총이다.
내가 매일 출퇴근을 하면서 편안한 나의 집을 떠 올리는 것은 커다란 은총이다.
이렇게 매일 주어지는 은총들이 사라질 때 우리는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매일의 커다란 은총을 우리는 너무 쉽게 잊고 살아가고 있다.
나에게 주어진 건강이 내 것인양 살아가고 있다.
언제 이 생명이 거두어 질지 아무도 모른다.
주어진 것에 감사드리며 살아가고,
거룩한 죽음을 맞이하도록 준비해야 하겠다....매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