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고귀함...

김재화

2005. 3. 3. 오전 5:16:16

누군가를 위해 시간을 내어 주는 것은 언제나 쉽지 않은 일이다.

 

내 할 일들을 다 접고, 내 마음까지도 내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제는 그렇게 하루를 보냈다.

 

조 영관 에릭 신부가 선배 신부님들에게 인사를 가겠다고 해서,

 

하루 종일 운전을 해야 했다.

 

저녁에는 신부님들이 술을 한 잔 기울이는 곳에서,

 

술도 한잔 하지 못하고 옆에서 졸기까지 했다.

 

그렇게 몸과 마음이 다 피곤했지만, 행복했다.

 

내 자신에게 주어진 작은 피곤함들은

 

아직은 내가 어딘가에 쓰일만한 존재라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어제 신부님들과 식사를 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형제님의 목소리에는 눈물이 섞여 있었다.

 

아버님이 위독하셔서 한국에 마리아 자매님과 들어가신다는 소식이었다.

 

기도를 해 드리겠다는 위로의 말 밖에는 할 말이 없었다.

 

마리아 자매님의 얼굴이 형제님의 목소리와 겹쳐졌다.

 

아버지 이야기만 나오면 눈물을 흘리던 마리아 자매님....

 

언젠가는 보내야할 분인데...마음을 놓아 보내기가 어려우신가 보다.

 

 

그 전화를 받으면서 난 조영관 신부를 쳐다 보았다.

 

만약 저 친구가 이 세상에 존재 하지 않았다면

 

이런 시간이 내게 주어지지 않았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누구든지 곁에 있을 때 잘 해 주어야 하겠다.

 

떠난 뒤에는 늦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왜 서로에게 충실하지 못한 것일까?

 

마음을 다한다는 것...

 

지금 나에게 필요한 은총이다.

 

댓글 7

  • 2005년 3월 4일 오전 12:34

    성경에도 오리를 가자고하면 십리를 같이 가주라는 말씀을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우리는 같이 있는게 행복한것 같습니다.힘 들때에 더욱더....

  • 2026년 1월 23일 오전 7:43

    피곤하지만 행복한 하루를 보내시고 형제님의 전화에 위로를 해주시고 누구든지 곁에 있을 때 잘 해 주어야 한다고 일러 주시는 신부님 고맙습니다. 저도 수도없이 지금 이순간 함께 하는

  • 2026년 1월 23일 오전 11:04

    주어지는 일상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지금 옆에 있는이에게 잘 해주시는 모습 참 아름답습니다. 많이 들었던 얘기 온힘을 다해 깨어 있어야 할 수 있음에 다시 마음을 고쳐먹고 하겠습

  • 2026년 1월 23일 오전 11:47

    이웃에게 배려하고 함께한다는것은 사랑이있어야할수있다고 생각합니다.있을때 최선을 다해 살아보겠습니다. 이웃에게저에게도

  • 2026년 1월 23일 오후 8:21

    피곤한 하루를 보내시면서도 기쁘게 함께 하시고 안타까운 소식에도 함께 걱정해주시고 위로해주시는 신부님의 따뜻한 마음을 보며 제 자신을 돌아봅니다. 후회하지 않는 오늘이 되길.. .

  • 2026년 2월 7일 오후 6:08

    넉넉하고 훈훈한 신부님 마음 쓰심이 예수님을 닮으셨어요, 우리에게 다 해 주시고도 더 해주소 싶어 하시는 그 마음, 흐뭇함. 인정인 넘치시는 신부님 넉넉한 마음,

  • 2026년 2월 7일 오후 6:10

    언젠가는 가야 하고 보내야 하는 순간들 저 사진속의 물길따라 목적지 까지 평안히 가기를''''